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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6년(2016)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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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광장 : 척신과 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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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신과 도통
 
민원실 교감 김재현
 
 
 
  대순진리회의 종지에 해원상생이 있다. 도전님께서 “해원상생·보은상생은 ‘남에게 척을 짓지 말고 남을 잘 되게 하라’는 진리이니, 화합·단결·상부상조를 강조하고 그것을 실천토록 교화하라.”01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수도인은 남에게 척을 짓지 않거나 원한을 사지 않는 기본적이고 소극적인 자세를 벗어나 남을 잘 되게 하여야 한다. 척을 짓는다는 것은 원을 푸는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원을 맺게 되므로 대순진리를 역행한다. 척은 서로 간에 마음이 막히고 통하지 않게 되고 이것은 소통의 부재로 이어져 화합·단결·상부상조를 이룰 수 없으니 어떤 일이든지 성취하기 어렵게 된다.
  우리 도(道)의 일은 항상 화합·상생을 근본으로 하여 이루어지므로 이미 지어진 척은 반드시 풀고 앞으로 척을 짓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척을 푸는 일은 단지 현재의 척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지난 선천 인류 역사에 쌓인 원한, 나아가서는 전 우주의 원을 풀어 새로운 세계를 이루어 가는 하나의 과정인 것이다. 하늘, 땅, 사람을 뜯어고쳐 물샐틈없는 도수로서 이루어지는 상제님의 공사가 완성되는 과정에서 도인들은 전 역사, 전 인류, 전 우주의 척을 풀어가는 사명을 띤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상제님께서 “이제 각 선령신들이 해원시대를 맞이하여 그 선자 선손을 척신의 손에서 빼내어 덜미를 쳐 내세우나니 힘써 닦을지어다.”02라고 하셨다. 선령신께서 60년 동안 공에 공을 들여 자손을 타내고, 해원시대를 맞이하여 선자 선손을 척신의 손에서 빼내서 도문으로 보내 주셨는데, 또다시 척신의 손으로 들어간다면 선령신들의 가슴은 무너질 것이다. “상제님께서 하루는 김형렬에게 ‘삼계 대권을 주재하여 조화로써 천지를 개벽하고 후천 선경(後天仙境)을 열어 고해에 빠진 중생을 널리 건지려 하노라.’고 말씀하시고 또 가라사대 ‘이제 말세를 당하여 앞으로 무극대운(無極大運)이 열리나니 모든 일에 조심하여 남에게 척을 짓지 말고 죄를 멀리하여 순결한 마음으로 천지 공정(天地公庭)에 참여하라’고 이르시고 그에게 신안을 열어 주어 신명의 회산과 청령(聽令)을 참관케 하셨다.”03 라는 말씀 속에는 척을 짓지 않고 죄를 멀리하여 순결한 마음으로 천지공정에 참여한 사람만이 신안이 열린다는 말씀으로도 볼 수 있다.
  신안(神眼)과 척에 대해서 도전님께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무자기(無自欺)를 근본으로 삼아라. 이것이 제일 어려운 것이다. 공부를 하면 개안(開眼)부터 된다. 개안이 신안이다. 개안이 되면 내 잘못부터 안다. 참 무서운 것이다. 내 마음을 내가 속인다. 내(도전님) 말을 믿어라. 근본 원리를 무자기에 두고 나가라. 신안은 멀고 가까움이 없다. 신안은 우주를 볼 수 있다.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지은 죄도 영화 필름처럼 다 나타난다. 척(慼)은 나의 잘못에서 나온다. 우리는 운수를 바라고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바란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척을 짓지 말아야 한다. 운수를 받고 도통을 받을 수 있게끔 갖추어야 한다. 원 천성(天性)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야 도통을 받는다. 이것이 그릇이다. 유리알같이 깨끗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운수는 저절로 받는다. 인마(人魔), 신마(神魔), 심마(心魔) 이것이 척이 된다. 상대방의 마음에 거슬리는 것이 척이다. 이것을 푸는 것이 공부다. 공부와 입도해서 수도해 나가는 과정이 다 똑 같다. 공부·수도도 척신(慼神)하고의 싸움이다. 21일 동안 척신이 내 마음에 또 내 몸에 붙어 싸움을 한다. 싸움이 끝나면 밝아진다. 이렇게 되어야 도통이 된다. 척신하고의 싸움은 남과 맺은 척과 싸우는 것이다. 우리가 수도해 나가는 과정과 비슷하다. 도를 닦아 나가는 데 일이 잘 되고 안 되는 것은 척신의 장난이다. 이러하니 일을 할 때는 가려서 하고, 좋은 것만을 취해서 운수 대통을 받도록 하라. 척신한데 이기는 것은 참는 것이다.”04
  도전님께서 도통이 되기 전에 21일 동안 척신과의 싸움이 있고, 척신하고의 싸움은 남과 맺은 척과 싸움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럼 21일은 무엇을 말씀하시는 걸까? 그것은 아마도 상제님께서 “‘…나는 마음을 닦은 바에 따라 누구에게나 마음을 밝혀 주리니 상재는 七일이요, 중재는 十四일이요, 하재는 二十一일이면 각기 성도하리니 상등은 만사를 임의로 행하게 되고 중등은 용사에 제한이 있고 하등은 알기만 하고 용사를 뜻대로 못하므로 모든 일을 행하지 못하느니라’ 하셨도다.”05 라고 하신 말씀에서 각기 성도하는 기간 중에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하재에 해당하는 21일이 아닐까 하는 추론이 가능하다. 수도 과정에 전혀 척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자신이 알게 모르게 지은 척이 있을 것이다. 다만 척이 적은 사람은 7일 만에 척신과의 싸움을 끝내고 성도하여 상재(上才)가 되고, 중재(中才)는 14일이 걸리고, 하재(下才)는 21일 동안 척신이 내 마음이나 몸에 붙어 싸움을 하고 난 후에 개안이 되고 도통이 되는 것을 말씀하신 것이라 추론해 볼 수 있다.
  해원상생은 원을 풀고 남을 잘 되게 하여 함께 잘 살고자 함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도 척을 짓지 말아야 하거늘 같은 도우(道友) 간에 척을 지으면 수도의 본질을 잃어버린 사람이 된다. 척이 발생하는 원인 중에 하나는 내 경위만 옳고 남의 주장을 무시하는 데서 반발을 일으켜 서로 미워하다가 마침내 원한을 품어 척을 맺게 된다.06 ‘외나무다리’ 하면 염소 두 마리가 외나무다리 위에서 마주치자 한 마리가 몸을 굽히고 상대편 염소를 위로 지나가게 함으로써 둘 다 아무 일 없이 자기 길을 갈 수 있었다는 이솝 우화가 생각난다. 내가 남을 높인다고 내가 낮아지지 않으며, 내가 남을 낮춘다고 내가 높아지지 않는다. 인정은 변하기 쉽고 처세의 길은 험하다. 그러므로 험하고 굴곡진 인생길에서 한 발 물러나 상대에게 길을 양보하는 지혜는 아름답고 화평한 세상을 만드는 길이 될 것이다.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끼리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며 더불어 사는 지혜를 터득하게 해 주는 일이다. 언쟁으로 사람을 굴복시킬 수는 없다. 개와 싸우다가 물려 상처를 입는 것보다는 개에게 길을 양보하는 편이 나으며, 독수리처럼 날고 싶다면 닭과 다투지 말아야 한다. 『채근담(菜根譚)』에 이르기를 사람을 대할 때 한 걸음 양보하는 것을 높다 하니 물러서는 것은 곧 나아갈 바탕이 된다고 하였다. 명나라 3대 수재 중 한 명이라는 양신(楊眞)은 “옳고 그름, 성공과 실패를 돌이켜 생각하니 아무것도 아니다.” 라는 말을 하였다.07 운수마당 가는 길에 다른 사람 신발 노릇만 하고 정작 자신은 운수를 못 받는 일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01 『대순지침』, p.17.
02 교법 2장 14절.
03 예시 17절 참조.
04 도전님 훈시(1988. 1. 12)
05 교운 1장 34절.
06 『대순지침』, p, 27 참조.
07 이배근 교수(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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