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feel pretty]를 통해서 본 자존감
잠실36 방면 선사 허명숙
자존감의 사전적 의미는 ‘스스로 품위를 지키고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입니다. 사람의 존엄성이 중요해지는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자존감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자신감 있는 인생을 살아가는 원동력이라 할 수 있습니 다. 현대사회는 SNS와 인터넷의 발달로 아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모르는 불특정 다수에게도 나의 모습이 쉽게 노출되며, 내면의 모습보다는 외적으로 보이는 화려한 겉모습에 열광하는 경향이 많아졌습니다. 또한 SNS에 올라오는 예쁜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자기를 비하하기도 하고, 셀럽이나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세상은 화려하게 빛나는데 내 인생은 무성영화나 흑백영화처럼 느끼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합니다. 저 역시 남들에게 보이는 제 모습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집착하는 경향이 있어 열등감과 자기 연민에 자주 빠졌습니다. 또한 평소 소심하고 예민한 데다 까칠해서 사소한 일에도 잘 삐지지만, 완벽주의 성향으로 스트레스와 짜증이 많아 혼자 속앓이를 많이 합니다. 그러다 보니 가까운 사람들을 힘들게 했습니다. 성격이 털털하고 사교적인 사람을 보면 괜히 부럽고, 소심하고 꽁해 있는 제 모습이 너무 싫어서, ‘나도 밝고 털털한 성격을 가졌다면’, ‘내가 성격만 좋았어도 수도를 좀 더 잘할 수 있을 텐데’하는 생각 속에 빠져 모든 문제의 원인이 성격 때문이라 생각하고 자기 부정에 허우적댈 때가 많았습니다. 저는 제 성격이 못마땅하고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이때 저의 눈에 들어온 게 [I feel pretty]라는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는 화장품 회사의 온라인 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르네’가 주인공입니다. 르네는 재치 있고 패션에 대한 감각과 열정도 많지만, 평범한 얼굴과 통통한 몸 때문에 자존감이 낮습니다. 본사는 중심가에 있지만 르네가 일하는 곳은 차이나타운에 있는 건물의 우중충한 지하실입니다. 르네는 직장 일에 신물이 나고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게다가 옷을 사려면 마음에 드는 옷은 작은 치수밖에 없었고, 거울을 볼 때면 우울하기만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르네는 소원을 비는 분수에서 예뻐지게 해달라고 빕니다. 소원은 이뤄지지 않았고 르네는 살을 빼려고 스피닝 클럽에 등록합니다. 강사의 구령에 맞춰 열심히 페달을 밟던 르네는 그만 미끄러지면서 머리를 부딪쳐 기절합니다. 하지만 눈을 뜨고 거울을 본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맙니다. 거울에는 그토록 꿈꾸었던 예쁘고 늘씬하며 매력적인 자신이 있었습니다. 사실 실제로 변한 게 아닌 자기 눈에만 보이는 착각이었습니다. 주변 사람이 보기엔 여전히 평범한 외모와 통통한 몸매의 여성이었으나 르네는 스스로 자신이 최고의 미녀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예쁘다고 믿기 때문에 미인처럼 행동하고 말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이런 모습이 뻔뻔하고 우습게만 보입니다. 이처럼 자신감 있고 당당한 르네의 표정과 태도가 자신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합니다. 외모는 변한 것이 없는데 자기를 보는 생각이 바뀐 것만으로 근거 없는 자신감과 당당함이 생긴 것입니다. 르네는 충만한 자신감에 평소 동경하던 본사 로비의 안내 직원으로 지원합니다. 회사 CEO는 자신감과 일에 대한 순수한 열정에 감명받아 르네를 뽑게 됩니다. 원하던 일을 하게 되면서 르네는 일에 대한 자부심과 최선을 다한 노력으로 회사 대표에게 신뢰와 함께 인정도 받게 됩니다. 또한 연락처를 주고받은 남자와도 순조롭게 데이트하며 사귀게 됩니다.
▲ 소심하고 자존감을 잃은 르네, 영화 [I feel pretty]공식 예고편 영상 캡쳐
그러던 어느 날 회사의 중요한 프레젠테이션 때문에 출장을 갔는데 르네가 욕실 문에 머리를 부딪쳐 기절하게 됩니다. 깨어나서 본 거울 속의 모습은 과거의 자신인, 평범하고 통통한 몸을 가진 볼품없는 자신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을 늘씬하고 이쁜 최고 미녀로 알고 있을 텐데, 지금의 모습은 자신이 보아도 매력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르네는 프레젠테이션 발표도 미루고 도망치듯 집으로 돌아옵니다. 남자친구에게도 헤어지자고 매정하게 말합니다. 르네가 하기로 한 프레젠테이션을 대신 발표하게 된 회사 대표는 르네에게 간절히 도움을 요청하고, 르네는 어쩔 수 없이 프레젠테이션에 참여합니다. 그러던 중 르네는 미녀로 착각했던 과거의 사진을 보게 됩니다. 자기 외모는 변한 적이 없고 지금과 같은 모습의 자신이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진실을 알게 된 르네는 더 이상 외모가 자신의 가치를 결정짓지 않으며 자존감은 진정한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렇듯 그녀가 매력적으로 사람들에게 보였던 이유는 외모가 아닌 특유의 위트와 매력적인 성격에 기인한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르네의 장점이었습니다.
▲ 자존감 가득 당당한 모습의 르네, 영화 [I feel pretty] 공식 예고편 영상 캡쳐
저는 저에게 없는 장점이 있는 사람을 부러워하고 또는 합리화하면서 정작 제 장점은 보지는 못한 채 불평과 불만에 빠져있었습니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외적인 환경은 변한 것이 없는데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착각이었지만) 180도로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저의 소심하고 예민한 성격이 문제가 아니라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나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성격이 있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고 부정적인 감정에만 빠져있었습니다. 심지어 다른 사람들이 이런 저를 알아주고 이해해 주길 바랐기에 주변 사람을 피곤하게 하였고, 저를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았습니다.
상제께서 종도들에게 가르치시기를 “하늘이 사람을 낼 때에 헤아릴 수 없는 공력을 들이나니라. 그러므로 모든 사람의 선령신들은 六十년 동안 공에 공을 쌓아 쓸 만한 자손 하나를 타 내되 그렇게 공을 들여도 자손 하나를 얻지 못하는 선령신들도 많으니라. 이같이 공을 들여 어렵게 태어난 것을 생각할 때 꿈같은 한 세상을 어찌 잠시인들 헛되게 보내리오” 하셨도다. (교법 2장 36절)
하늘에서 사람을 낼 때 헤아릴 수 없는 공력을 들였다는데, 정작 나 자신은 나를 미워하기도 하고 내 감정에 빠지기도 하였습니다. 조상님의 공에 공을 쌓는 정성과 나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자존감 없이 지낸 지난날이 반성이 되었습니다. 자존감이란 외부에서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나를 받아들이고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임을 새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르네가 진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찾았던 것처럼 저도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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