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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3년(2023)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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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싶은 이야기 : 시공을 초월한 모정(母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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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을 초월한 모정(母情)



석촌2 방면 선무 이현정




  제가 20대 초반일 때 부모님께서 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두 분의 뜻에 따라 화장하고, 부모님이 사랑하시던 울산 바다에 유골을 뿌려 드렸습니다. 저는 막내딸로 자라선지 두 분의 죽음에 유독 큰 충격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 속에서 오래도록 헤어나지 못하다가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두 언니와 멀어지고, 친척들과의 연락도 끊겨버렸습니다. 저는 지독한 외로움을 느끼며 자신을 외톨이 취급하고, 삶의 의지를 잃은 채 방황의 날들을 보냈습니다.
  저는 늘 그래왔듯 포덕소에 가서도 매사에 부정적이었습니다. 제 마음 같지 않은 상황에는 불평과 불만의 연속이었고, 자신에게도 가혹하게 대했습니다. 때로는 상대방에게까지 도를 넘는 언행으로 그 무례함이 지나칠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선각들은 오히려 제 마음을 헤아려 보듬어주고, 저란 존재를 아껴주었습니다. 여전히 갈팡질팡 배회하던 어느 날, 선각이 조용히 제 손을 꼭 잡고서 저를 위해 심고를 드렸습니다.
  “어머니께 약속드렸어! 현정이 손을 놓지 않고 운수 마당까지 끝까지 데리고 함께 가겠다고. 지금은 수도하는 과정이야! 끝까지 함께 가면 돼! 너의 손, 절대 놓지 않을게.”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뜨거워지고 울컥하며 눈물이 흘렀습니다. 선각에게서 따뜻한 어머니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그 후 선각의 변함없는 정성은 차츰차츰 제 마음의 문을 열어 저를 소중히 여기게 했습니다. 특히 2020년에 있었던 두 가지 잊지 못할 경험을 통해 선각의 교화와 진심이 더욱 가슴 깊이 와닿았고, 지금까지 수도하게 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저에게 애틋함과 감동을 준 두 가지 놀라운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이야기는 큰언니의 막내딸, 제 조카에 관한 것입니다. 2020년, 육상 선수였던 조카는 육상 코치가 되는 시험을 치기 위해 친구와 함께 차를 타고 가던 중이었습니다. 그때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를 당했는데, 친구는 그 자리에서 숨졌고 조카는 크게 다쳤습니다. 치아가 모두 깨지고, 배가 찢어져 장기가 보일 정도였으며, 손과 발도 부러졌습니다. 담당 의사는 골절이 심하고 위중한 상태여서 회복이 어렵다며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일렀습니다. 조카는 그렇게 반년 가까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중환자실에 누워 있었습니다. 당시 코로나가 심각하던 때였기에 면회가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큰언니만 보호자로 있으면서 조카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했습니다.




  조카는 남달리 외할머니, 즉 저의 어머니를 잘 따랐습니다. 조카는 외할머니가 보고 싶을 때마다 울산 바닷가로 가서 사과, 배, 소주 등을 바다로 떠내려 보내면서 그리움을 달랬다고 합니다. 그런 조카가 사고 후 약 6개월쯤 지나 의식을 회복했는데, 깨기 직전에 꿈에서 외할머니를 만났다고 했습니다.


  외손녀 : “할머니! 너무 보고 싶었어. 할머니 따라가고 싶어!”
  외할머니 : “얘야, 지금은 네가 올 때가 아니다. 행복하게 살다가 나중에 만나자!”
  외손녀 : “헤어지기 싫어! 할머니 따라갈래.”
  외손녀는 외할머니를 꼭 껴안았습니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니 옆에 저승사자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 보였고, 외손녀를 데리러 왔다고 합니다. 외손녀는 너무 무서워서 외할머니 뒤에 숨었습니다. 외할머니는 품에 가지고 계셨던 사과와 배를 던지면서 저승사자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아이를 데려가면 안 됩니다! 지금은 안 됩니다.”
  외할머니는 저승사자 앞을 막으면서 외손녀에게 말했습니다.
  “왔던 곳으로 얼른 되돌아가라.”


  그렇게 기적적으로 깨어난 조카는 재활 치료받으며 다시 평범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저는 조카의 꿈 이야기를 듣고 어머니 생각에 눈물이 펑펑 쏟아졌습니다. 돌아가시고 이 세상에 안 계시지만, 후손을 살리기 위해 애를 쓰신 것이라 여겨졌습니다. 그동안 조상에 대한 선각들의 교화를 들으면 현실적으로 잘 이해되지 않아 반신반의했습니다. 하지만 조카 이야기를 통해서 생각을 바꾸게 됐습니다. 후손이 물심양면으로 정성을 들인 것은 없어지지 않고 조상님들이 다 받으신다는 것, 복은 지은 만큼 다시 돌아온다는 것, 조상님들은 자손을 위해 쉬지 않고 끊임없이 정성 들이신다는 것 등의 교화가 되새겨졌습니다. 조상님들의 간절한 정성이 있었기에 상제님께서 후손을 살리신 것이라 믿어졌습니다.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났고, 제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달아지면서 성심으로 새롭게 수도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2020년 또 하나의 이야기는 바로 저의 결혼입니다. 사경을 헤매던 조카가 조상님의 보살핌과 상제님의 덕화로 되살아난 것처럼 저 또한 결혼이라는 기적을 경험했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이 “현정이가 결혼하는 모습을 보지 못해서 마음이 아프다”였습니다. 생전에 저의 결혼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에 대해 내내 가슴이 저렸습니다. 더욱이 부모님이 안 계시고, 가족ㆍ친지들과의 연락도 끊긴 상황에서 인륜지대사인 결혼을 제가 감히 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선각들의 각별한 마음이 바로 부모의 마음이었습니다.




  선각들은 부모와 같은 따스한 마음으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선각들의 정성으로 결혼을 무탈하게 준비할 수 있었고, 선각의 어머니께서 결혼식 날 혼주석에 앉아주겠다며 선뜻 나서주시기까지 했습니다. 이렇게 결혼이란 것을 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감사했는데, 결혼식을 한 달 앞두고 감사할 일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큰언니가 저의 결혼 소식을 알게 되어 다섯 이모에게 연락을 취했고, 흩어졌던 가족ㆍ친지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 것입니다. 이모들은 “우리 큰언니 딸인데 당연히 도와야지”라면서 결혼 준비물과 이바지 음식 등을 챙겨주셨고, 특히 넷째 이모와 이모부가 혼주석에 앉아주셨습니다. 모든 분의 축복 속에서 결혼식을 잘 치렀습니다. 그렇게 저는 한 가정의 아내로 책임감을 느끼는 사람이 되었고, 새로운 가족이 된 남편은 부족한 저를 아껴주고, 좋아해 주며, 늘 곁에 있어 줍니다.
  상제님의 무한한 덕화가 아니었다면 2020년의 기적들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제 저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님을 압니다. 창생을 구제하시고자 생명을 살리시고 덕화를 베푸시는 상제님이 계시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살펴주는 조상님과 부모 같은 선각들이 있어 든든합니다. 상제님, 조상님, 선각들은 시공을 초월한 모정(母情)으로 제가 도를 깨칠 수 있게 도와주셨고,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사는 삶을 알게 해주셨으며,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게 키워주셨습니다. 부족하지만 상제님께 마음을 열고 최선을 다해보려 합니다. 잘하든지 못하든지 간에 수도를 포기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선각의 사랑과 용서와 베풂과 배려를 본받아 누구에게든 진심으로 정성 들여가며 받은 은혜와 감동을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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