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금쪽이라니 -공감 능력 부재와 해원상생의 필요성-
달성8 방면 교무 조은준
TV프로그램 <금쪽같은 내 새끼>에서 소아청소년심리 전문가 오은영 박사는 심각한 문제아들에게 애정을 담아 ‘금쪽이’라 칭한다. 많은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이들은 공격적이고 반항적이며 어른에게 반말과 욕설을 하는 등 시청자들의 인상이 찌푸려질 만한 행동들을 스스럼없이 한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당사자인 금쪽이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나는 어릴 때 어머니가 학교에 불려오시는 일이 종종 있었다. 한 번은 교장실에 불려가서 “너는 뉴스에 나올 놈이다”라며 칭찬 아닌 칭찬을 들었다. 늘 이목을 받아야 했고 튀어야 직성이 풀렸으니 관심받기 위한 노력을 항상 했던 것 같다. 그렇다. 나도 금쪽이었다. 도를 알아가며 다방면으로 공을 쌓으니 점점 고개가 숙어지는 듯했지만, 그래도 수도 생활 중 대인관계는 항상 힘들었다. 상대방의 행동에서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을 땐 몹시 고통스러웠고 금쪽이처럼 항상 문제가 될 만한 행동을 반복했다. 지금 생각하면 ‘공감 능력 부재’가 결정적으로 우리(나를 포함한 다른 금쪽이)를 힘들게 했던 것 같다. 거기에 인정받고 튀어 보이고 싶은 욕망이 합해져 주변 사람들이 보기엔 아주 골치 아픈 사람으로 성장했다. 금쪽이들처럼 나도 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공감 능력 부재’로 도를 따라가기 힘들어하는 후각들에게 상처 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했고 그렇게 마음을 상하게 해놓고 “왜 나를 따라주지 않느냐”며 더 큰소리쳤다. 선각분들이 보시기엔 좀 어이없었을 것 같다. 나는 내 후각들보다 더 말을 안 들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요즘엔 내가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인지할 정도의 공감 능력은 생긴 듯하다. 앞으로 인공 지능이 인간이 하는 일을 대체하는 시대에 기계가 인간을 대체할 수 없는 유일한 무언가로 ‘공감 능력’을 꼽는다. 공감 능력이란 내 입장이 아닌 타인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능력인데, 도인들에게는 필수적으로 함양되어야 하는 능력인 듯하다. 나의 짧은 인생 경험으로 추측건대 ‘내 입장’만으로 타인을 이해하려 든다면 모든 사람이 이상하게 보일 것이다. 왜냐하면 나라는 인간은 그 사람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얼굴만 알고 접점이 전혀 없는 지인이 나에게 찾아와 갑자기 사과를 요구하고 온갖 억지스러운 말들로 나를 모욕했다. 당황스러웠지만, 내가 맺어 놓은 척이 이 사람에게 간 것이 아닌가 생각했고 차분하게 들어보았다. 이 친구가 하는 말의 핵심은 다른 금쪽이들처럼 “나 좀 알아달라”는 것이었다. 사회성이 부족해 좀 겉도는 그 친구는 “내가 너의 미래를 보았다”라는 둥 허무맹랑한 소리를 하면서 나를 비난해댔는데 이 친구를 보면서 나의 과거 행적들이 스쳐 지나갔다. 결국 ‘나 좀 알아달라’는 것임을 인지하고 욕을 먹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그를 추켜세워주며 알아주니 시간이 지난 후 결국 자신이 잘못 생각한 것 같다며 억지 부렸음을 인정하고 자리를 뜨는 그를 보며 다시금 내 수도 생활의 앞길을 확신했다. 그의 맺힌 마음을 알아주니 정상으로 돌아온 것을 보며, 자신을 알아주길 바라는 원이 풀린다면 그들도 여유가 생겨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능력이 자연스레 생길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이제는 “대순진리가 한마디로 뭔데?”라고 묻는다면 해원상생이라고 답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앞으로도 나와 같은 금쪽이들의 해원을 위해 끊임없이 상생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상생 없는 해원 없고 해원 없는 상생은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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