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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 대진여자고등학교 김진화 교장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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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진여자고등학교

김진화 교장 선생님


세계시민으로 가는 인성교육



출판팀




  2018년 3월 학교법인 대진대학교 산하 6개 고등학교(대진고등학교, 대진여자고등학교, 분당대진고등학교, 일산대진고등학교, 대진디자인고등학교, 대진전자통신고등학교)의 인성교육 지원팀은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위하여 인성 교재 『상생 대진 DOUBLE 행복Ⅰ,Ⅱ,Ⅱ-1』을 편찬하고 공교육에서 할 수 있는 인성교육을 통합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인성교육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져 왔는지 알아보고자 대진여자고등학교 김진화 교장 선생님(이하 교장 선생님)을 만났다. 정년퇴임을 앞둔 교장 선생님은 인성교육 초기 멤버로 인성 교재 편찬에 참여하였고 인성교육지원팀 팀장을 맡아오다가 최근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자. 안녕하십니까? 소개 부탁드립니다.
교장 선생님: 저는 1989년 대진여고 개교 때부터 국어 교사로 근무했습니다. 이후 일산대진고와 분당대진고에서 근무하다가 작년에 대진여고로 다시 오게 됐습니다. 종립 신설 학교라서 그런지 개교 초기에 학부모와 학생들이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점이 조금 있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들이 열정적으로 수업한 덕분에 개교 첫해 모의고사 때 전국 1등을 해서 학교 이미지가 좋아졌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후에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면서 강북의 명문 학교로 자리잡은 이곳에서 교직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되어 감회가 남다릅니다.



기자. 인성교육의 필요성을 언제부터 느끼셨을까요?
교장 선생님: 제가 대진여고 교무부장을 맡았던 2010년 즈음입니다. 창의적 재량활동이라는 시간이 있는데 정해진 과목이 없어서 특정 교과목 교사의 수업이 아닌 수업 시간이 적은 선생님이 담당하는 수업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로 자율학습을 하는 상황이어서 학생들의 수업 결손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민하다가 우리 도의 해원상생ㆍ보은상생 진리가 사람이 갖출 기본 덕목이며 인성의 핵심이니 학생들에게 교육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종단에 말씀드렸고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쳐 인성교육을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자. 인성교육을 어떻게 진행하셨는지요?
교장 선생님: 초창기에는 대진여고 선생님들과 대진고와 일산대진고에 저와 친분이 있는 선생님들이 주말이나 일과 후에 모여 인성교육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조금씩 윤곽이 잡히면서 처음에 모임을 시작했던 선생님들로 교육과정연구회가 구성되었고 그 후에 대진전자통신고, 대진디자인고, 분당대진고 선생님들이 참여했습니다.
  연구회에서는 각기 전공이 다른 선생님들이 인성교육을 하기엔 어렵다고 판단하여 교재를 집필하기로 했습니다. 교재에 들어갈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시하는 가운데, 당시 교육청에서 지시한 성교육, 폭력 예방, 약물남용 문제 등의 교육 주제도 고려했습니다. 그렇게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모아 인성 교재인 『상생 대진 DOUBLE 행복Ⅰ,Ⅱ,Ⅱ-1』을 만들었습니다.


▲ 「상생 대진 DOUBLE 행복」인성교재



기자. 인성 수업 방식이 궁금합니다.
교장 선생님: 『상생 대진 DOUBLE 행복』은 선생님들 누구나 목차 순서와 상관없이 어떤 주제로도 수업할 수 있도록 대주제 안에 소주제를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교재를 읽고 제시된 질문에 자기 생각을 정리해서 발표하고 글로 써서 제출합니다. 그리고 수업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우리 학교에서는 인성 과목을 정식 교육과정에 넣었습니다. 생활기록부에 기록되고 과제물도 기록에 남으니 수업을 대하는 분위기가 더 진지해졌습니다.


▲ 『상생 대진 DOUBLE 행복』인성교재, 목차 내용



  교재로 수업하는 것 외에 법인 산하 6개 고등학교가 함께 ‘대진 위드 영상제’를 진행합니다. 인성을 주제로 학생들이 시나리오를 쓰고 연기하고 촬영해서 편집을 마친 작품이 작년에만 100편 넘게 응모되었습니다. 영상 제작 전부터 표절에 대한 심사 기준을 공지하기에 표절이 발견되면 수정을 요구하고, 수정되지 않으면 탈락시킵니다. 다른 사람의 창작물을 함부로 이용하지 않게 하는 것도 인성교육입니다. 미디어 시대를 사는 요즘 학생들에게 영상 제작은 상당히 효과적입니다. 작품성이 뛰어난 결과물들도 여러 편 있어서 종단 유튜브 채널에 올리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 2018 상생대진 더블행복<대진 with 영상제>



기자. 인성교육 전후 학생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교장 선생님: 예전에는 학교폭력(이하 학폭)이 간혹 있었는데 인성교육 후 거의 없어지다시피 했습니다. 작년 우리 학교에는 학폭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교육청에서도 대진여고를 학폭이 없는 학교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학부모에게도 학폭이 없는 안전한 학교이자 서로 존중해 주는 학교라고 말합니다.

  그러고 보니 인성교육 첫해 때, 수능 전날 재학생이 시험 보는 교실 책상에 “이 자리에 앉아 시험 보는 사람 대박 나세요”라고 써서 초콜릿과 함께 올려놓았습니다. 학생 스스로 한 일이기에 감동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1, 2학년 학생들이 복도에서 떠들고 다니니, 3학년이 조용히 좀 해달라는 글을 벽보에 붙여 놓았습니다. 후배들이 그것을 보고 “언니들 공부하는 데 방해가 되는 줄 몰랐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답변을 붙였습니다. 학생들이 ‘기본이 됐구나!’ 이것이 인성교육을 하는 목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생들 사이의 소소한 갈등이 있을 때, 인성교육을 했던 부분을 얘기해 주면 아이들이 금방 알아차리고 바로 사과합니다. 인성교육을 시작하면서 학교 풍토가 좋아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인성교육이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에까지 영향을 주었습니다. 제가 전에 근무하던 분당대진고 근처의 모 중학교에서 대진여고에서 시행하는 인성교육을 자기네 중학교에서도 하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인성교육 시스템과 방법을 다 전해주었고 그 학교에서도 지금 인성교육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교장 선생님: 인성이 과거에는 개인의 인품을 중시했다면 현재는 공동체, 협동, 더불어 사는 삶의 방향으로 범위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하나로 이어진 오늘날에는 인류 보편적 가치인 세계 평화, 인권, 문화 다양성 등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고 실천하는 책임 있는 시민을 양성하는 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인성을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문제로만 볼 수 없습니다. 인성교육의 방향은 개인에서 사회로, 사회에서 국가로, 국가에서 세계로 발전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 학교의 인성 수업도 생태환경 문제와 다문화 등 세계시민교육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학생들이 서로를 존중해 주는 인성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세계시민교육(Global Citizenship Education, GCE)은 2015년 세계교육포럼 개최를 계기로 지속가능발전목표 시대의 새로운 국제 교육 의제로 부상하였으며 2030년까지 유네스코와 유엔의 교육 발전 목표에도 반영되었다. 우리 교육부에서도 인성교육이 나가야 할 방향이라고 보고 있다.


▲ 몽골 학생과 화상회의


  김진화 교장 선생님의 세계시민교육을 향한 일정은 이미 시작된 것 같다. 대진여고 학생들이 외국 학생들과 교류하며 생태환경을 주제로 발표를 준비 중이다. 교장 선생님의 열정과 실천력에 박수가 절로 나온다. 교장 선생님이 바라는 세계시민은 인격 완성의 또 다른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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