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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예 : 산문 가작
군자가 고난과 역경을 마주하는 자세
문정11 방면 교감 지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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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동양 고전에 관심이 생겨 사서삼경(四書三經) 중 하나인 『논어』를 접하게 되었다. 『논어』는 춘추시대 말기 생존이 불확실했던 현실 속에서 공자와 제자들의 문답을 기록한 책이다. 박재희 교수의 <논어와 역경 극복의 철학> 동영상 강의를 듣고 『1일 1강 논어 강독』이란 책을 읽으며 ‘군자가 고난과 역경을 마주하는 자세’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인문학은 사회에서 한때 열풍이 불었다. 수천 년 전의 학문이라 할지라도 현대인에게 적용할 수 있는 지혜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인문(人文)의 문(文)은 고전(古典)에서 무늬, 문양(紋樣)의 뜻으로 쓰였다.01 손의 문양이 지문이듯 사람도 문양이 있다. 역경이 닥쳐오면 사람은 힘들어한다. 『논어』에서 ‘군자는 그때 무너지지 않고 자기의 문양을 나타낸다’라고 했다. 『논어』에 군자라는 글자가 107번 나온다. 그렇다면 군자는 어떤 사람일까? 『논어』 속 군자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군자고궁(君子固窮)’이다. 이 글자는 ‘군자는 곤궁할 때 굳고 심지가 깊어진다’라는 뜻이다. 군자는 궁해도 자신의 도리와 원칙을 잃지 않지만, 소인은 궁하면 함부로 행동한다. 군자는 시련이 와서 앞날이 안 보일지라도 오히려 더 단단해지고 의연해지는 사람이다. 그래서 궁할 때 보면 그 사람을 안다고 한다. 강인함과 도덕성을 갖추고 의연하게 살아가는 사람, 이게 바로 진정한 군자이다. 둘째, 인생을 살면서 힘들고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불원천 불우인(不怨天 不尤人)하는 것이다. 이는 ‘하늘을 원망하거나 남 탓하지 않는다’라는 뜻으로 『논어』, 『맹자』, 『중용』에 걸쳐 두루 나온다. 사서삼경을 대표하는 명구(名句) 가운데 하나이다. ‘왜 하늘은 나한테 이렇게 힘들고 궁한 역경을 주는 거야’라는 불평을 안 한다. 즉, 군자가 갖고 있는 가장 독특한 삶의 문양이 역경을 당한 상태에서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남을 탓하지 않는 것이다. 셋째, 군자는 남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다는 사람이며, 남과 비교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방식대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공자의 큰 근심은 세상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것이었다. 즉, 내가 이 정도 실력이 있고, 지식이 있고 세상에 대한 안목도 있는데 ‘왜 아무도 나를 데려다 쓰지 않는가?’였다. 공자는 그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을 내렸다. “남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열 받거나 화내지 마라. 그것이 바로 군자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군자의 특징을 요약하면, 궁할 때 더 단단해지고, 또 어려운 일이 생겨도 하늘을 원망하거나 남을 탓하지 않으며,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오로지 자신의 방식대로 인생을 산다. 공자는 이런 어려움이 올 때 극복하는 방법을 즐거울 낙(樂)에서 찾았다. 군자란 역경이 올 때 자기만의 낙을 잃지 않고 사는 사람이다.
『논어』에는 사람의 배움과 수양에 임하는 태도를 세 단계로 설명한다. 가장 낮은 단계의 사람은 지지자(知之者)이다. 이는 머리로 사는 사람이다. 얼마나 나한테 이득이 되는지 혹은 얼마 벌지, 계산적으로 사는 사람이다. 다음 단계가 호지자(好之者)라 한다. 이는 가슴으로 사는 사람이다. 좋을 때는 열심히 하는데 싫으면 안 한다. 변덕이 매우 심하다. 이보다 더 높은 단계는 낙지자(樂之者)이다. 이는 온몸으로 나에게 주어진 상황을 즐기며 사는 사람이다. “지지자는 불여 호지자, 호지자는 불여 낙지자(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이다. 즉, 머리로 사는 사람은 가슴으로 사는 사람보다 못하고, 가슴으로 사는 사람은 온몸으로 즐기며 사는 이만 못하다는 것이다. 낙지자는 정말 쉽지 않다. 나에게 온 역경을 즐거운 낙으로 뒤집어엎는다는 게 보통 정신력이 아니면 안 된다. 낙지자의 예로 공자의 제자 안회(顔回)를 들 수 있다. 안회는 가난한 집안 출신으로 가진 것도, 배운 것도 없었다. 그는 대나무 그릇에 거친 밥, 표주박에 물 한 그릇 떠서 말아먹는다. 이런 처지면 누구나 우울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그 속에서 재미를 느끼며 산다. 머리나 가슴이 아닌 온몸의 낙으로 살아가는 안회야말로 수많은 제자 중 가장 훌륭한 제자라고 공자는 말했다. 공자는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어려움이 다가오면 직시하라고 한다. 직시하는 자만이 그 역경조차도 즐길 수 있다. 그 역경마저도 즐기는 낙지자로 살아가라 한다. 수도 과정에서 시련이 올 때마다 마음으로 새긴 『전경』 구절이 있다.
“상제께서 어느 날 종도들에게 『맹자』 한 구절을 일러주시면서 그 책에 더 볼 것이 없노라고 말씀하셨다. 天將降大任於斯人也 必先勞其心志 苦其筋骨 餓其體膚 窮乏其贐行 拂亂其所爲 是故 動心忍性 增益其所不能” (행록 3장 50절)
최제우가 상제님께 천명을 받을 때 세 번의 시험을 거친 것처럼 우리 수도인의 기국 시험은 수도 과정에 있다. 이럴 때는 성찰이 필요하다. 성찰은 내 삶을 돌아보고 살펴보는 것이다. 자기를 남과 비교해서 자책하란 뜻이 아니다. ‘과거의 나’ 자신이 저지른 실수나 과오를 자양분으로 삼고,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는 성장과 발전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논어』에서 군자는 역경이 오더라도 하늘을 원망하거나 남을 탓하지 않고 오히려 더 단단해진다. 또한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내면의 소리를 들으며 성찰하는 사람이다. 대순진리회의 목적은 도통군자이다. 만인의 추앙을 받는 ‘혈식천추 도덕군자(血食千秋道德君子)’가 되려면 이러한 시험은 반드시 거쳐야 한다. 하늘은 도통군자로 키우시려고 고난과 역경을 주시기에 그 속에서 나만의 낙(樂)으로 군자의 삶을 지향(志向)해야겠다.
01 정도전, 『삼봉집』권3, 「도은문집서」 참조: 해와 달과 별은 하늘의 무늬(天之文)이고, 산천 초목은 땅의 무늬(地之文)이며, 시서(詩書)·예악(禮樂)은 사람의 무늬(人之文)이다. … 사람의 무늬는 도(道)로써 드러난다. 그래서 무늬가 있는 사람(文者)을 일컬어 도(道)를 싣는 그릇이다(載道之器)라고 하였다. 이는 바로 인문을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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