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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2년(2022)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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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예 공모전 : 가을! 길목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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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길목에 서다



문학 박사 신유식(대진대 교수)




  올해 공모작은 현실 문제를 직접 다루는 소재적 우세종도 다수 눈에 띄었다. 어떤 의미에서 현실과 문학적 거리가 충분히 거론되지 않은 채 모티프로 다각도에서 성찰 없이 소모되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현재, 이곳에 사는 우리가 겪는 지구적 상황에서 일어나는 구조적 고통에 깊이 개입함으로써 더욱 폭넓은 이야기로 공감을 연대한다는 측면에서 어쩌면 우리는 순환의 ‘가을!’, ‘길목’에 ‘서’ 있는지 모른다.


▲ 성진경 심사위원 (대진여고)



○ 운문의 시선
  시를 쓴다는 것은 사실 존재하는 사물에 이름을 붙이는 행위이다. 그 이름이라야 자기식대로다. 사물을 보고 해석하고 마치 신(神)의 위치로 가서 사물을 번역하고 해석하면 시가 된다. 이렇게 사물에 이름을 붙일 수 있으면 누구나 시인이 된다. 나름대로 부여된 새로운 이름은 그 사물의 본질이 된다. 이를 ‘본질 시학’이라 한다. 즉 언어기호로 표현된 은유적 세계관이다. 이걸 편하게 서정시라고 부른다.



○ 산문의 여운
  산문의 소재는 비슷비슷했다. 그래도 각각 꾸미는 솜씨 또한 따로따로인 세상살이를 엿보는 재미가 컸다. 오지랖이 넓은 작품도 있었지만 읽으면서 미소가 돈다. 멋을 부리기 어려운 묘사와 표현에는 오히려 물렸다. 아무리 빼어난 문장이나 묘사도 서사적 이야기가 뒤를 받치지 않으면 가슴에 남은 것이 없다. 그런 글은 읽고 난 후 허전하다. 하나 마나 한 소리지만 내남없이 그렇다.
  작품을 읽어보니 SNS에서 쉽게 경험하는, 친교의 공동체 안에서 주고받은 얄팍한 정보에 물든 내가 부끄러웠다. 그런 정보, 글과는 판이했다. 눈길을 많이 주던 나무만을 바라보며 짧은 산책을 하다 문득 고개를 들어 숲 전체를 바라보는 긴 등산을 한 듯했다. 이미 알고 있다고 치부하며 생각지 않던 소재나 주제가 깊은 사유의 울림을 담아내는 것도 이번 산문 심사에서 경험하게 되었다.


▲ 심사위원들과 수상자들



「대순문예」의 풍경
  문학은 자신의 느낌을 주로 전달한다. 아무리 짧은 문장이라도 모두 중요한 느낌이 들어가 있다. 이를 문학적 느낌이라 한다. 좀 더 쉽게 말해 작품의 주제를 암시적으로 제시하는 단서이기도 하다. 이런 작품을 심사한다는 것은 정말로 어렵다. 아버지가 어머니보다 나은 일을 한다고 말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공모된 작품들은 애초에 우열이란 것이 없다. 마지막 선(選)에 올리지 못한 다른 작품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다만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씩 더 나아갔거나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시각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판단되는 작품들이 조금 더 오래 눈길을 머물게 했을 뿐이다.


▲ 수상자 소감 발표



  비인간화되어가는 세상의 섬뜩함을 보여주거나 되돌이킬 수 없는 삶에의 깊은 회한과 인생의 페이소스를 격조 있게 서술하거나 고독이 일으키는 자폐의 현상학, 기억과 망각의 기원에 대한 풍자성을 드러내는 등 이 시대의 「대순문예」에서 다양한 면모를 펼쳐 보이는 작품들을 읽는 일은 즐거웠다. 더구나 다른 두 분(대진고 김곤선 부장, 대진여고 성진경 부장)의 심사위원 덕에 심사가 매끄럽게 진행된 것도 다행이었다.




제14회 대순문예공모전 심사 과정


  공모된 작품을 대상으로 9월에 심사를 시작했다. 심사는 대학 연구실에서, 때로는 온라인으로, 문학전공 교수와 문학전공 국어 선생님들의 신중한 토론 과정을 걸쳤다. 이렇게 검토된 작품 중 운문, 산문 각 13편을 후보작으로 선정했다. 이 후보작들은 다시 심사위원회에 넘겨졌고, 후보 작품 윤독 후 심사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1인당 10편 작품을 선정토록 하여 상위 득표 작을 확정 지었다.
  「대순문예」 심사 작업은 어느 해 보다 어려웠다. 그러나 그간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연차적으로 누적된 『도담도담』 같은 소중한 자료가 나왔듯이, 공모된 모든 작품이 귀중한 자료가 된다. 또한, 도인들이 글로 주신 의견을 정중히 받들어서 명실상부한 한국을 대표하는 진정 소통하는 「대순문예」를 만드는 데 온 힘을 기울일 것을 다짐한다.


대순문예공모전 심사위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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