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 방면 포항부전회관
출판팀
▲ 포항부전회관 전경 (2023년 10월 10일)
우리나라 지도에서 대륙을 향해 포효하는 호랑이의 꼬리 자리인 영일만, 포항시가 있는 곳이다. 원래 바다였던 곳에 형산강에서 흘러온 퇴적물이 쌓여 이루어진 포항은 우리나라 철강 산업의 대표 기업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포항 요금소를 통과해 희망대로를 따라 시내를 가로질러 가노라면 강 건너 포항제철이 보이는 곳에 포항종합운동장이 있고 도로 맞은편에 회관이 있다. 주변이 대부분 2~3층의 주택 건물이라 대(大)자 문양의 회관이 한눈에 들어왔다.
▲ 3층 봉심전 입구
포항은 부전 방면 도인들이 일찍부터 포덕사업의 터를 닦았던 곳이다. 1990년대 말 포덕이 잘되어 도인이 늘어나자 건물을 마련해서 회관을 지었으면 하는 마음이 생겼다. 포항에서 수도하던 도인들은 괜찮다는 곳을 찾아다니며 회관 터를 물색하고 있었다. 경제적인 상황도 고려해야 했기에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게 낫겠다는 판단으로 건물 위주로 찾아보는 중이었다. 그러던 중 범천선감(故 이상헌 선감)이 포항에 회관을 지어보라고 했고 포항에서 수도하던 도인들은 진작부터 봐온 곳 중에서 몇 곳을 선정했다. 당시 회관 터를 구하러 다니던 도인은 포항에서 오래 살아서 지역을 잘 아는 데다가 건축 전문가였다. 후보지 중에 공장으로 쓰던 건물이 뼈대가 튼튼해서 좋았으나 외관이 너무 낡아 고민 중인 곳이었는데 범천선감이 와서 보고는 바로 매입하라고 했다. 포항종합운동장 건너편에 있으니 설명하기 쉽고 찾기도 쉬운데다가 주택지라 주변이 조용하고, 특히 건물의 골격이 튼튼하고 설계상 증축 가능하니 건축비와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이유였다.
① 내수 대기실 ② 1층 복도 휴게실 ③ 2층 봉심전 입구 계단
그렇게 2001년 2월에 건물을 매입하고 5월에 공사를 시작했다. 봉심전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원래 있던 건물에서 폭을 넓히려고 바닥을 파니 지반이 약했다. 속칭 ‘뻘흙’이라고 하는 퇴적층이었다. 범천선감은 기초를 잘 다지지 못하면 작은 충격에도 금이 갈 수 있으니 기존 건물의 지반을 더 튼튼히 할 만큼 콘크리트를 많이 넣고, 비싸더라도 최고 좋은 철근을 쓰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당시 공사를 담당했던 도인은 건축 전문가도 아닌 분이 지시하는 사항이 아주 꼼꼼한데 놀랐고, 보통은 건축비를 생각해서 싼 자재를 쓰는 데 비싼 자재를 쓰라고 하니 의아했다고 한다. 그런데 2017년 포항에서 있었던 5.4 규모의 지진에도 회관에 별 문제가 없었으니 선각분의 선견지명에 탄복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회관 증축 당시 공사비에 여유가 없어서 도인들의 정성이 모이는 대로 조금씩 올려 나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회관 공사를 할 즈음에 외수들이 많이 입도했고 자연스럽게 작업에 참여했다. 외벽은 보통 페인트를 바로 덧바르는데 상제님을 모실 곳이니 어디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기존에 있던 외장을 깨끗이 벗겨내고 마감 작업을 했다. 또 회관은 짓는 것만큼 깨끗하게 관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외벽은 석재로 마감했다. 본관 옆 단층 건물은 구조를 강화해서 주방을 갖추고 식당으로 개조했다. 건물과 담 사이에 넓은 공간은 잘 다듬어서 치성 준비를 하는 곳으로 쓸 수 있게 만들었다.
① 1층 내수대기실 방 ② 1층 외수대기실
방면의 외수들이 적극적으로 공사에 참여한 덕분에 10월에 상량식을 하고 다음 해 2월, 지상 3층 지하 1층의 회관으로 완공할 수 있었다. 3층은 술좌진향(戌坐辰向)으로 진영을 모신 봉심전, 2층은 집회실, 1층은 내ㆍ외수 대기실이며 지하는 창고가 있다. 별관에는 식당과 치성 준비실이 있다. 회관을 짓고 꾸준히 도인이 늘면서 공간 활용이 고민이었다. 원래 건물에서 늘여 지은 부분을 복도로만 사용하다가 의자를 두어 휴게실로 바꾸니 차도 마시고, 사람이 많을 땐 식사 공간으로 쓰는 등 다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도인들의 개인 차량이 많아지자 주차 공간이 필요했는데 회관 바로 뒤에 있는 예식장에서 예식이 없는 평일에는 주차장을 편하게 쓰게 해줄 정도로 주변과의 관계가 좋다고 한다.
① 2층 집회실 ② 별관 1층 식당 ③ 별관 옥상 장독대
회관 공사에 참여했던 외수는 회관 공사를 통해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공사 당시를 회상하며 현장에 숙소가 열악했지만, 작업하던 외수들은 입을 모아 근육이 붙고 건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덕분에 마음이 편해지니 가정도 안정되어 회관 공사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그 후로도 회관 건물을 살펴오고 있는 외수는 최근 회관에 비가 새는 곳을 발견하고 2달 동안 비 오는 날마다 누수를 살펴서 보수했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 힘쓰는 일을 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회관 보수 작업을 하면서 오히려 더 건강해졌고 현장 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서 직장까지 구했다고 한다. 도의 일에는 자연히 덕화가 따른다며 밝게 웃는 모습을 보며 앞으로 이곳 회관에 덕화를 입을 도인들이 많이 들어오길 심고 드리며 취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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