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국제자원봉사단, 4일간의 러브하우스
출판팀 임정화
대진국제자원봉사단(이하 디바)은 대순진리회의 3대 중요사업 중 하나인 구호자선사업의 추진에 앞장서 활동하고 있다. 디바의 주요 활동 중 취약계층을 위한 주거환경개선은 여주시, 포천시, 고성군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2014년에 시작하여 어느덧 10년이다. 디바의 꾸준한 실천력에 호기심을 느끼며 4일간 진행된 주거환경개선사업 일정에 따라가 보았다.
▲ 헌 벽지 뜯기
첫날에는 여주(여주 182호, 전체 주택수리 277호)에 있는 취약계층의 집을 방문하였다. 방에 들어서니 벽면이 습해 곰팡이가 잔뜩 피어있고, 들뜬 벽지 안쪽에는 석고보드가 썩어 있었다. 장판 또한 오래돼 부식되어 있었다. 뿌연 실내 공기는 먼지와 곰팡이가 떠다녀 어르신의 건강이 염려되는 상태였다. ‘대진국제자원봉사단’ 조끼를 입은 디바 소속 봉사자들은 얼른 마스크를 쓰고 벽지를 쫘악 힘껏 뜯어냈다. 시커먼 속이 드러났다. 곰팡이였다. 곰팡이제거제를 뿌려가며 칼ㆍ끌개 등의 공구로 열심히 긁어냈다. 추적추적 내리는 겨울비가 습기를 머금은 채 창문으로 넘어오려다가 봉사자들의 후끈한 열기에 겁을 먹는 것 같았다. 갈라진 벽을 보수하고 단열재를 붙였다. 튀어나온 콘센트, 좁은 벽과 이음새 부분을 꼼꼼하게 정돈하며 천장과 벽에 새 벽지를 붙이고, 새 장판을 깔았다. 보청기를 낀 어르신의 고맙다는 인사가 집안에 쩌렁쩌렁 울렸다.
둘째 날에는 강원도 고성(고성 43호, 전체 주택수리 278호)에 있는 집을 찾았다. 지역 행정복지센터에서 디바에 의뢰해 대상자의 집에 먼저 가서 혜택을 받을 대상인지, 보수가 시급한지 등을 점검하고 선정한 집이었다. 고성 지역 디바 도인들은 세정제ㆍ손걸레ㆍ고무장갑 등 챙겨온 청소도구로 방ㆍ주방ㆍ화장실ㆍ창틀 등을 쓸고 닦았다. 한편에선 보수할 공간의 가구를 들어내고 벽지와 장판을 걷은 후 젖어있는 벽과 바닥에 토치 불을 대어 습기를 바짝 말렸다. 새 장판을 깔고 시작 전 찍어둔 사진을 보며 가재도구를 제자리에 들여놓았다. 쓰레기 담을 큰 마대를 가져온 행정복지센터 직원이 감사함을 표했다. “이 지역에는 어르신이 사는 오래된 집이 많은데 바다에 인접해 있어서 여름마다 침수가 잦아요. 저희나 여타 봉사단체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소규모여서 손길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에요. 때마침 디바에서 집수리 봉사로 저희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주고 있어서 걱정을 크게 덜고 있어요. 너무나도 감사할 뿐이죠.” 수혜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는 피드백이 있고, 그 소문을 들은 주민들의 요청도 많다고 덧붙였다. 처음에는 대순진리회에 관심이 없었는데 이제는 ‘봉사활동을 하며 베풂을 펼치는 곳’으로 인식하게 되었다는 소회도 밝혔다. 어르신도 “두세 사람 올 줄 알았더니 많은 사람이 와서 놀랐고, 이렇게 깨끗하게 해주니 정말 고마워요”라며 감사함을 전하고, 봉사자들도 어르신의 손을 잡고 건강과 평안의 인사를 건넸다.
셋째 날은 포천(포천 56호, 전체 주택수리 279호)에 있는 집이다. 세 식구가 모두 지적장애가 있는데, 집은 누수로 인해 안방 천장이 내려앉아 있었고, 화장실에 불이 들어오지 않아 어둡게 사용 중이었다. 집 안 곳곳에서 바퀴벌레가 나왔고, 하수구가 막혀 수도를 틀면 물이 역류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자녀 방의 문은 닫히지조차 않았고, 현관문ㆍ장롱 문짝ㆍ탁자 다리 등도 너덜너덜해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았다.
디바, 교직원ㆍ학생으로 구성된 대진대학교 사회봉사단, 포천시종합자원봉사센터가 함께 봉사활동을 하였다. 도배 담당자는 도배풀 기계를 가동해 풀 발린 벽지를 치수에 맞게 준비하고, 학교 전기팀 직원은 가져온 장비로 전기상태를 점검하였다. 학교 목공팀 직원은 금방이라도 내려앉을 것 같은 천장을 뜯어고쳤다. 봉사자들은 출몰하는 바퀴벌레에 몸서리칠 만도 한데 익숙한 듯 약을 치며 집 안을 대청소했고, 배관설비기사를 불러 하수구 속 오래된 오염물을 끄집어내 막힌 속을 뻥 뚫었다. 목공 담당 직원은 문짝을 교체하고 가구를 수리하는 등 열악한 환경 개선을 도왔다. 방과 후 귀가한 자녀가 사뭇 감격한 표정으로 “와! 새집 같아요. 제 방문이 바뀌어서 너무 좋아요”라고 하는데 ‘♬♪따라다라따~ 따라다라다라~♬♪’ 하는 러브하우스 배경음악이 들리는 것 같았다.
넷째 날은 포천(포천 12호, 전체 다문화공부방 23호)에 사는 다문화 한부모 가정을 방문하여 자녀의 공부방을 꾸며주는 학습환경개선을 진행했다. 아버지가 홀로 초등학생 자녀 1명과 미취학 아동 2명을 양육하고 있는 집이었다. 방바닥과 벽에 곰팡이와 거미줄이 있었고, 주방에는 음식물과 그릇들이 쌓여있었다. 화장실에서 풍겨 나오는 악취는 여과 없이 온 집안을 떠돌고 있어서 아이들의 건강이 염려될 정도였다. 아버지의 생활환경 개선 욕구가 있었고 아이들의 학습 결손 및 정서 결핍도 우려되어 시급하게 선정한 집이었다.
① 봉사자들 다함께 ② 가구 청소 ③ 여아를 위해 핑크벽지 도배 ④ 컴퓨터와 공부방책상세트
봉사자들은 팔을 걷어붙이고 구석구석 청소하였다. 아이들 공부방을 핑크 벽지로 도배하고, 책상ㆍ책장ㆍ의자 2세트와 본체ㆍ모니터 일체형의 최신 컴퓨터를 설치했다. 디바에서 가구와 디지털 장비를 후원하여 자녀의 학습 환경 개선을 돕고 있었다. 봉사활동을 마친 봉사자들은 다음에 만날 것을 기약했다. 이번에 참여한 학교 전기팀과 목공팀 직원은 자신의 기술이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됨을 느끼고 계속 참여하기로 했다. 한 대학생은 힘들어도 보람이 남달라 다음에도 함께 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혀 훈훈함을 줬다.
그동안 디바는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집, 침대 밑이나 서랍에 쥐가 사는 집, 장판을 걷었을 때 뱀이 나온 집, 각종 벌레가 우글거리는 집, 쉬이 바스러지는 흙벽 집 등 비위생적 환경에 노출돼 있거나 안전에 위협받던 여러 주택을 방문했다. 열악한 환경에서는 봉사하는 것도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낙후된 주택일수록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이웃이라 생각하고 정성껏 임했다. 장판ㆍ벽지 교체와 더불어 집 안 대청소, LED등 교체, 전기점검 및 보수 작업 등을 더하며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만들어 주기에 애썼다. 여주시에서부터 10년간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지속해 오다 보니 이제는 결을 같이하는 봉사자들이 늘어 고성군과 포천시에까지 확대되었다. 디바의 진심 어린 봉사가 입소문이 나면서 디바의 방문을 기다리는 이웃이 많아지고 있다. 처음엔 디바의 활동에 무심했던 지역 행정복지센터 및 자원봉사센터가 이젠 자연스레 디바와 연계ㆍ협력하여 좀 더 지원이 시급하고 절실한 이웃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디바의 저력은 디바 봉사자들이 한결같이 끈기 있게 들인 정성에서 나오는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 힘이 선순환하여 돌봄의 범위가 넓어지고 서로에게 좀 더 따뜻한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았다. 기억할수록 감흥을 불러일으켜 시린 겨울임에도 마음만은 내내 포근한 봄날이다. 디바의 러브하우스와 감동스토리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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