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감정을 삶의 무기로 바꾸는 기술』을 읽고
대순종학과 박사과정 신혜정
나는 가끔 도서 사이트를 둘러보곤 한다. 요즘엔 어떤 책들이 베스트셀러인지, 새로 발간된 책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며 관심 있는 책은 즐겨찾기를 눌러놓곤 하는데, 이 책은 제목에 이끌려 e-book 보관함에 넣어뒀던 책이었다. 저자 나이토 요시히토는 심리학자이며 사회심리학을 실천적 분야에 활용하는 활동가이다. 이 책은 프롤로그에 나쁜 감정을 없애거나 고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부정적인 감정을 삶의 무기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을 알려준다고 적혀 있다. 흥미롭기도 하고 그 방법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우리는 평소 업무를 할 때나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수없이 많은 감정을 경험한다. 통상적으로 불안, 분노, 질투, 서운함, 억울함, 복수심 등의 부정적인 감정은 부정적인 결과를 낳게 되며 지양(止揚)해야 하는 감정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저자는 나쁜 감정은 인간에게 유용한 감정이며 오히려 이를 통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나쁜 감정을 잘 활용하는 요령만 터득하면 이 감정은 언제든지 우리에게 조력자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사람들은 보통 불합리한 일을 당하거나 무례한 사람을 만나거나, 자신에게 손해가 생기는 등 위기 상황에 닥쳤을 때 나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이때 나쁜 감정을 불쾌하게 받아들여 거부하면 스트레스를 받게 되지만, 반대로 나쁜 감정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더 이상 부정적인 감정이 커지지 않고 우리의 마음과 행동에 변화가 일어난다고 한다. 안 좋은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점에서 나쁜 감정은 무조건 외면하거나 부정할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한다. 이 책에서 부정적인 성격이나 감정의 상태로 여겨지는 것들이 어떠한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지 안내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첫째, 비관적인 성격은 보통 부정적인 것으로 여겨지지만, 그러한 성향이 있는 사람은 엄청난 노력가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낙관적인 사람은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100%의 노력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80% 정도의 노력이면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비관적인 사람은 다양한 실패의 경우를 떠올리며 150%의 노력을 해야 성공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실패를 겪을 확률을 높게 평가하는 그들의 습관은 철저한 준비로 인해 좋은 성과를 가져오게 한다. 둘째, 평소 불안을 잘 느끼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더 빨리 위험을 감지하고 여러 가지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고 한다.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위기의식이 없기에 현실에 안주하게 되지만, 불안한 사람은 아무리 순조로운 상황이 오더라도 그 불안을 없애기 위해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비한다. 불안한 감정을 ‘다가올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신호’로 파악하고 철저하게 준비함으로써 불안함을 ‘행동 에너지’로 활용한 것이다. 셋째, 내성적인 사람은 보통 소심하고 낯가림이 심하며 그러한 성격을 콤플렉스로 가지고 있다. 이들은 작은 변화와 미묘한 분위기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러한 특징은 타인에 대한 뛰어난 공감 능력으로 발현되며, 상대의 기분 변화를 잘 알아차리고 감정이입을 잘하여 주위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기도 한다. 이러한 사람들은 자신을 낮출 줄 알고 겸손한 사람이 많으며 또한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 나가는 타입의 사람이 많다고 한다. 낯을 가리고 소심하더라도 그들만의 장점이 분명히 있다. 위의 내용과 같이, 부정적으로 비치는 특징이 다른 관점으로 보면 긍정적인 결과를 가지고 온다. 저자는 “약점이라고 생각하던 것이 관점을 바꾸면 자신에게 유용한 때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듯이 자신이 소심하다고 생각했던 부정적인 성격이 실제로는 겸손함이나 위기관리 능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며 대부분 공감했지만, 사람마다 성격, 상황에 따른 개인차가 있기에 소개한 내용의 100%가 모든 이에게 적용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부정적인 측면을 바라보는 저자의 관점에는 동의한다. 같은 상황을 겪더라도 어떤 이는 부정적으로, 또 어떤 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과 같이, 현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현상을 보고 생각하는 태도나 방향, 즉 관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교법 1장 11절에 “악장제거무비초(惡將除去無非草) 호취간래총시화(好取看來總是花)”라는 말씀은 ‘나쁘다고 제거하고자 하니 풀이 아닌 것이 없고, 좋아하여 취하고자 들여다보니 모두가 꽃이로다’라는 뜻이다. 사람의 생각이나 마음가짐에 따라 같은 대상이라도 바라보는 시각과 행동에 차이가 있음을 나타내는 예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된 사례를 『전경』에서 찾아볼 수 있다. 교법 3장 12절에 천원장에서 예수교 사람에게 봉변을 당하여 가슴뼈를 다친 공우가 완쾌한 후에 가해자를 죽이려고 생각했는데, 상제님께서 공우 또한 예전에 남의 가슴을 쳐서 사경에 이르게 한 일이 있음을 일깨워 주시며 그 일을 생각하여 뉘우치게 하셨다. 가해자를 은인과 같이 생각하면 곧 나을 것이라는 상제님의 말씀을 따른 공우는 그 후에 상처가 완전히 나았다. 이 구절을 살펴보면 상제님께서 공우가 원수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꿀 수 있도록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해주신다. 하나, 피해 당사자도 예전에 동일한 피해를 남에게 입힌 적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뉘우치게 한다. 둘, 예전에 내가 상해한 자가 이제 나에게 상해를 입힌 측에 붙어서 갚는 것이니 오히려 그만하기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한다. 셋, 마음을 스스로 잘 풀어 가해자를 은인과 같이 생각하도록 한다. 이처럼 좋지 않은 상황의 표면적인 면만 보고 나쁜 감정에 휩싸일 것이 아니라, 상제님의 가르침 대로 남을 탓하기보다 내 허물부터 살피고 반성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을 이해하며, 가해자를 미워하는 마음을 푸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함으로써 가해자를 보는 관점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방법을 제시하셨다. 『나쁜 감정을 삶의 무기로 바꾸는 기술』을 읽고,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중요성과 부정적인 것에도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는 것을 한 번 더 인식하게 되었다. 그리고 관점을 바꾸는 방법을 『전경』 구절을 통해 정리해 보았다. 이러한 부분들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게 된다면 그 어떤 방법보다 강력하게 나쁜 감정을 삶의 무기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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