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이화로 살펴주신 상제님
문정2 방면 선무 이진욱
교대에 입학하고 입도를 한 이후 도를 열심히 닦던 나에게 넘어야 할 산이 왔다. 임용시험이다. 포덕에 대한 열정을 잠시 접어두고 임용시험 준비를 해야 했다. 빠듯한 시간 속에서 중간중간 포덕도 하고 시학ㆍ시법 공부도 하면서 나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그러던 중 입대를 하게 되었다. 앞으로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기에 ‘상제님께서 이끄시는 대로 따라가겠습니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임용 준비를 잘할 수 있게 살펴주십시오’라는 심고를 드렸다. 그런데 군대에 들어가면서 신기한 일들이 시작되었다. 군대 동기 중 한 명이 초등교사이자 새로운 지역으로 가기 위해 새롭게 공부를 시작하던 사람이었다. 나에게 도움이 될 사람을 군대에서 만난다는 게 꿈만 같았다. 상제님께서 내 심고를 듣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제님께서는 보이지는 않지만 가장 가까이에서 ‘꼭 초등교사가 되어 도를 크게 받들어라’라는 말씀을 하시는 것 같았다. 군대에서 공부하는 시간을 낸다는 게 넉넉하지는 않았다. 내 보직이 조리병이었기에 더욱 어려웠다. 하루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3시간 정도밖에 없었다. 휴식 시간에도 공부를 하며 간절히 심고도 드렸다. 입대를 4월에 하고 공부를 시작한 시점은 6월쯤이었다. 11월에 있는 1차 필기시험까지 5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보통 임용은 1년 이상을 준비하기에 반도 남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렇게 시험을 쳤다. 빠듯한 시간에 바쁘게 준비했기 때문에 큰 자신은 없었지만, ‘상제님께서 나를 인도해 주실 거야. 내가 붙을 사람이면 꼭 붙겠지’라는 생각으로 시험에 임해서인지, 마음은 담담했다. 결과는 나도, 동기 형도 합격이었다. ‘상제님,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2차 시험은 수업실연과 면접인데 상제님께서 보내주신(그렇게 생각이 되었다) 동기 형 덕분에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연습을 할 수 있었다. 경험 있는 동기 형이 없었다면 준비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초등 임용 2차 실기시험은 3일간 본다. 그래서 휴가를 내고 시험장 근처에 숙소를 얻었다.
실기시험 당일 아침, 시험장에서 기다리는 동안 자료를 찾았는데, ‘아뿔싸, 두 묶음 중에 한 묶음만 가져오다니!’ 나는 절망할 여유도 없이 가져온 개념 정리 학습지만 계속 봤다. 마음 한편에는 ‘뭔가 이유가 있을 거야. 상제님께서 다 보고 계시잖아. 잘될 거야’라고 마음을 달랬다. 면접관 앞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질문을 듣고는 놀라고 말았다. 내가 아침에 봤던 자료에서 질문들이 나온 것이다. 너무나 신기하고 감사했다. 다음날은 영어 면접을 봤는데, ‘글을 쓸 때 타자로 쓰는 것이 나은지, 손으로 쓰는 것이 나은지 말하라’라는 질문이었다. 군 동기 중에 만년필을 자주 사용하던 사람이 있었고 그 친구와 같이 지내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만년필의 장점을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면접 때 손글씨에 대한 장점을 자연스럽게 말했다. 나는 시험을 치는 내내 누군가 모든 일을 안배해 두신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군대에서 임용 준비를 하는 동기와 만년필을 좋아하는 동기를 만난 것, 자료를 하나만 가져온 것 등 다 내 능력과 상식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나는 다만 ‘도를 더 잘 받들 수 있도록, 쓰임이 될 수 있도록 살펴주십시오’라는 마음만 썼을 뿐이다. 그런데 기적 같은 일이 펼쳐진 것이다. 나는 현재 2년 차 초등교사로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사람으로서 행해야 할 것이 무엇이고 바른 이치가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알기를 바라는 마음과 상제님의 덕화가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또한 선무로서 포덕사업을 하면서 포덕소와 방면의 발전에 보탬이 되기 위해 부족하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나는 임용 준비 과정에서 ‘상제님께서는 나의 말을 가장 가까이에서 듣고 계신다는 것, 모든 일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 마음을 지극하게 쓰면 다 살펴주신다는 것’ 등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너희들이 믿음을 주어야 나의 믿음을 받으리라”(교법 1장 5절) 라는 상제님의 말씀이 새겨졌다. 무위이화로 내려주신 직업의 은혜를 감사히 생각하며 상제님의 덕화가 만방에 펼쳐질 수 있도록 교사로서 그리고 선무로서 힘써 닦아야겠다는 마음을 다시금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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