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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5년(2025)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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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예공모전 : 아스팔트 위 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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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예 : 운문 최우수

 

아스팔트 위 민들레

 

 

잠실7 방면 선무 김종삼

 

아스팔트 위 민들레 1

 

나는 누구인가? 과연 어디서 왔을까?
홀씨 되어 날아와 아스팔트 위를 뒹군다

 

바람이 회오리치니 힘 없이 휘청이며
아스팔트 갈라진 싸늘한 어둠 속으로 
다시 못 올 운명되어 맥없이 떨어진다.

 

공포는 엄습하고 두려움의 몸부림에
끝도 기약도 없는 하얀 밤을 지새운다

 

여명의 아침 실낱같은 빛이 스며드니
아늑하고 포근함이 온 전신을 감싸고
날아드는 먼지에도 따뜻함이 맴돈다.

 

 

 


아스팔트 위 민들레 2

 

영롱했던 실 빛은 사라지고 땅거미 내리니
어둠은 짙게 깔려 밤이슬에 눈물 흐느끼고
그 운명을 받아 포용하니 마음이 순종한다

 

메마른 바람이 흙을 불어 틈 속으로 메우고
소복소복 쌓여가니 엄마 품처럼 포근해진다

 

새벽녘 안개비는 살며시 긴 잠을 깨워주고
촉촉이 적시며 생명의 기운을 불어 넣는다

 

잿빛 구름 사이로 여명의 아침이 밝아왔다
직사광선처럼 강렬하고 찬란한 큰 빛보단
희미하나마 가냘픈 빛이 나에겐 더 값지다.

 

 

 

아스팔트 위 민들레 3

 

나직이 소곤거리는 봄 내음에 온몸이 파르르 떨리고
난생처음 느껴보는 설렘에 흥분을 가눌 길이 없어
들뜬 마음 부여잡고 온몸을 쪽 뻗어 기지개를 켠다.

 

빈약한 틈 사이로 뿌리가 내리고 하얀 줄기를 떠밀어
가냘픈 공간에 손 내미니 아무도 잡는 이 없는 어둠뿐!

 

산산이 부서지는 환상과 아스팔트 열기 메케한 냄새
시꺼먼 그을음은 온몸을 휘감고 혼신은 쳐져만 간다

 

잠시 후! 가냘픈 빛이 어둠 속에서 점점 가까워진다
버림받은 나에게 온다는 걸 안 나는 빛을 부여잡고
젖 먹던 힘을 다해 가냘픈 공간을 비실비실 오른다.

 

 

 

아스팔트 위 민들레 4

 

어둠은 사라지고 환한 여명의 빛을 보는 그 순간
무언가 전율처럼 솟구치는 뜨거움이 느껴진다

 

해맑은 눈으로 끝없이 드넓은 하늘을 바라보며
서러움을 참아 내었던 내면의 마음을 바라보며
새로운 나 자신은 더 큰 이상의 상상 속에 잠긴다

 

​상상은 상상일 뿐! 몸부림치고 발버둥치지만
환경에 지배를 받는 숙명이라 현실만 직감할 뿐!

 

이젠 숙명을 받아들이고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빈약한 공간, 빈틈 속으로 더 깊이 뿌리내리고
더 가냘픈 몸으로 몸부림치며 하늘로 향한다.

 


 

 


아스팔트 위 민들레 5

 

광명의 빛이여! 찬란한 빛이 온 세상에 수놓으니
아스팔트를 위를 박차며 혼신의 힘을 다해 솟는다

 

온몸 구석구석 밝은 빛과 맑은 기운이 스며드니
마음속 깊이 무언가 솟아오르는 희열과 떨림은
나 자신의 숨결을 인식하게 하고 존재하게 한다.

 

넓고 밝음이여! 세상이 이렇게 크고 넓을 줄이야!
그것도 잠시! 싸늘히 식어가는 적막함은 흐르고
절규의 소리를 질러 보지만 나에겐 소리가 없다.

 

​아득한 마음, 허공을 맴도는 무거운 영혼의 침묵!
온 세상은 나하고 같은 이 없는 콘크리트 빌딩뿐!

 

 

 

아스팔트 위 민들레 6

 

내 영혼은 내면의 상자 속에 숱한 날을 침묵하고
내 육신은 바람에 흔들리며 무의식에 휘청인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흰 번뇌들이
주체할 수 없는 서러운 가슴에 무겁게 짓눌리니
​상처에서 뿜는 ​시리움은 줄기 타고 솟아오른다

 

이미 태어나면서 생겨버린 상처와 살아가면서
하나씩 새겨질 상처들을 되뇌며 잔뜩 웅크리고 
​흘러가는 뜬구름만 바라보며 긴 한숨만 토해낸다.

 

이미 정해진 환경을 벗어나려 악! 소리쳐 보지만
​하얀 가슴에 멍울만 파랗게 짙어가며 사무칠 뿐!

 

 

 

아스팔트 위 민들레 7

 

아픔 마음 달래가며 목 놓아 원 없이 울어 보아도
시린 상처는 가슴속 깊이 파고들고 아픔만 남은
서러움은 이슬 되어 한 방울 두 방울 맺혀만 간다

 

동이 트면 자욱한 안개는 서러워할 시간도 없이
걷어지고 서러움에 맺힌 이슬들도 강한 빛으로
흡수되고 잠시나마 먼 기억 속으로 사라져 간다

 

​이글거리는 태양이 서산으로 서서히 기울어 가면
땅거미는 긴 그림자 드리워 어스레히 짙어만 가고
어제 내린 밤안개는 고스란히 내리어 맺혀만 간다

 


 

 


아스팔트 위 민들레 8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트럭이 지나가며 굉음을 내고
아스팔트 열기와 고무 타는 메케한 냄새가 진동하니
벗어나고자 회오리치는 마음뿐 의식마저 흐려진다

 

순간! 스쳐 가는 바람에도 계절이 있음을 깨우치니
오랜 침묵의 먹구름은 먼 하늘 품속으로 사라지고
흔들림 없이 아스팔트 빈틈을 비집어 뿌리 내린다

 

​오물을 받아들인 초록 줄기는 크게 기지개를 켜고
하늘을 향하여 쑥 솟으며 소망의 작은 봉우리 되니
꽃봉오리가 여기저기 터지며 환한 희망을 펼친다

 

 

 

아스팔트 위 민들레 9

 

아스팔트 위에도 긴 기다림의 믿음이
하늘을 향하고
​손님 맞이할 꽃방석은
하얀 설렘으로 단장하여
꽃향기에 고이 담은 사연의 편지를
길손에게 띄운다

 

투명한 길손은 꽃잎을 흔들어
소박한 향기를 전하니
콘크리트 빌딩 숲을 헤매는 벌은
보이는 것만 믿는
아둔함을 버리고
자연의 순리대로 향기 찾아 앉는다

 

 

 



아스팔트 위 민들레 10

 

손님은 꽃방석에 앉아 꽃술에 맺힌 꿀을 대접받고
길손들이 전하는 속삭임에 꽃향기 따라 여기저기
​영혼의 침묵을 잠 깨우고 한 많은 서러움 달래주며
분주하게 움직여 암술 수술에게 사랑을 속삭인다

 

​향기로운 꽃가루를 암술머리에 따뜻이 감싸주니
​하얀 그리움으로 달려온 순수한 사랑은 짝이 되고
​아름다운 사랑은 음양의 조화 속에 ​합덕을 이루며
하늘만 바라보며 삼켰던 속울음에 희망이 솟는다 

 

 

 

아스팔트 위 민들레 11

 

메마르고 희박한 환경 속에서 정성껏 양분을 모아
꽃대를 통하여 고스란히 전하니 졸음은 엄습하고
꽃잎은 시들어 퇴색되며 몸과 마음은 나른해진다

 

뙤약볕은 내리쬐고 무거운 육신을 일으켜 세우려
발버둥 치며 젖 먹던 힘을 다해 비틀어 용써 보지만
잔뜩 오므라들고 기운만 빠지고 서서히 쳐져 간다​

 

고통과 아픔을 참아낸 긴 시간 속에 수많은 종자를 
품어 속을 채우고 여물게 도와 따뜻하게 포용하니
빽빽한 공간은 몸부림으로 하얀 면사포를 펼친다

 


 

 


아스팔트 위 민들레 12

 

삶도 숨 쉬는 것조차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미약한 존재라는 것을 깨우친 기구한 운명은

 

신선한 공기도 따뜻한 햇살도 그 맺힌 이슬도
내가 비집으며 들어갔던 아스팔트 틈 먼지도
나의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깊이 깨친다

 

별도 달도 가물가물 잠들어가는 한서린 새벽
북쪽을 향한 긴 잎사귀에 맑은 진주알 일구어

 

희망의 등불을 밝혀 주시길 천지신명께 빌며
​간절한 염원을 담아 낙하산을 활짝 펼치니
​자미원이 번쩍이고 혼은 그 빛으로 날아간다

 

 

 

아스팔트 위 민들레 13

 

자미원이 비치는 봉두산 보금자리
매화 향기에 매료되어 이끌려가고
황홀한 지기는 영혼의 창문을 연다

 

천강이 내린다 봉황이 날갯짓하니
매화 꽃잎 떨어져 만방에 흩어지고
법수 먹은 꽃잎은 내 영혼을 감싼다

 

소 울음소리가 가까이서 들려오고
수많은 홀씨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해원상생 화합 속에 새싹을 틔운다

 

봄, 여름이 지나고 가을 세상이 온다
상제님을 향한 성경신은 꽃을 피우고
손에 손잡은 만다라로 하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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