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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이유는 무엇일까? -알랭 드 보통의 『불안』을 읽고-
대순종학과 석사과정 박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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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알랭 드 보통은 책 『불안』에서 우리가 불안을 느끼는 원인을 ‘지위’라고 말한다. 그는 지위를 ‘세상이 그 사람을 평가하는 중요성이나 가치’라고 설명하는데, 우리가 불안을 느끼는 이유가 바로 그 지위가 변동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작가는 지위의 불안을 일으키는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다섯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지위 불안의 첫째 원인은 사랑의 결핍이다. 사람들이 높은 지위를 누리고 싶어 하는 이유는 바로 세상의 주목을 받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는 진심이 아니라도 낮은 지위에 있는 사람보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을 더 반기고 알은척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높은 지위에 목숨을 걸기도 한다. 부를 추구하는 것도 그것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때문이다. 병사나 탐험가들이 곤경을 겪어도, 사람들이 자신을 존경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버틸 수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지위를 통해 받을 수 있는 관심, 사랑을 받지 못하면 사람은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내가 누군지 알아?’, ‘날 뭘로 보고?’와 같은 말은 상대방이 자신을 낮은 지위에 두었다는 불쾌감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작가가 말하는 첫째 원인에 수긍이 간다. 두 번째 불안의 원인은 속물근성이다. 이것은 지위가 없으면 불쾌해하는 마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속물근성을 가진 사람은 사회적 지위와 인간 가치를 똑같이 매긴다. 자신도 사람들을 지위로 평가하고, 자신도 그렇게 평가당할까 불안해한다. ‘기대’는 세 번째 불안의 원인이다. 산업화로 사람들은 더 불안을 느끼게 되었다.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듣게 된 사람들은 자신들 지위가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기대에 못 미치는 삶에서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네 번째 원인은 능력주의이다. 예전 귀족사회의 노예들은 지금 우리보다 생활은 어려웠을지라도 주어진 계급이 당연했기에 불안함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능력이 있으면 부자가 될 수 있는 사회가 되어버렸고, 능력과 성취가 지위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지위로 인한 불안감은 커진다. 불안의 다섯 번째 원인은 불확실성이다. 급속하게 움직이는 세계에서 예측 불가능한 일들이 닥친다. 경쟁, 경제 변화, 운의 변덕, 고용주의 마음, 자신이 어쩌지도 못하는 불확실한 요인투성이 세계에서, 우리가 하는 일에 따라 다른 대접을 받는 사회에서 인간은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작가는 이 불안에 대해서 어떤 해법을 제시하고 있을까? 첫째 철학적 태도를 가져야 한다. 이성의 힘으로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를 다시 해석해 보라고 한다. 논리적 사고로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사고하라고 한다. 때로 불안을 좋게도 사용할 수 있다. 불안 덕분에 안전을 도모하고 능력을 계발하기도 한다. 두 번째 방법은 예술이다. 예술 작품을 통해 지위에 연연하는 삶의 부질없음을 보라고 한다. 화려한 나폴레옹 대관식 그림에 마음이 혹하지만, 농가의 지붕이나, 달걀을 까고 있는 평범한 아낙 모습이 그려진 그림을 통해 편안한 삶을 더 행복하게 느끼기도 한다. 문학작품 안에서는 품격 있는 귀족의 허무한 생활을 보기도 하고, 초라한 사람의 고귀한 인품을 볼 수도 있다. 그런 예술을 통해 사람들은 높은 지위가 높은 미덕과 같은 것은 아님을 느낄 수 있다. 세 번째 방법은 정치다. 정치는 이데올로기를 만들어내는데, 사회마다 다른 이데올로기가 지위의 가치를 만든다. 어떤 곳에서는 군인이 찬사를 받고, 어떤 곳에는 종교인이 존중받는다. 높은 지위에 대한 인식이 시대와 사회에 따라 바뀌듯이, 막대한 부의 행복이라는 이데올로기는 현대 사회에서 만들어지고 주입된 것일 뿐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성공 기준은 진리가 아님을 알 때, 불안에서 멀어질 수도 있다.
행복의 가파른 절벽을 다 기어 올라가면 넓고 높은 고원에서 계속 살게 될 것이라고 상상하고 싶어 한다. 정상에 오르면 곧 불안과 욕망이 뒤엉키는 새로운 저지대로 다시 내려가야 한다고 말해주는 사람은 드물다. (『불안』 247p)
네 번째 해법으로 작가는 종교(기독교)를 제시하는데, 신 앞에서는 지위의 높고 낮음이 중요하지 않다. 도시의 교회 첨탑은 지위에 불안한 인간의 마음을 위로하고 인간 존엄과 평등한 종교 공동체 안에서는 승자 옆에서 끊임없이 비교하는 불안한 마음을 제어할 수 있다. 다섯 번째 해법은 보헤미안의 삶이다. 창의성, 감성적 풍요를 삶의 가치로 삼고 사회 권위와 세속적 지위에 반항하는 그들 삶의 방식은 우리가 믿어온 지위에 대한 인식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작가는 이 다섯 가지 해법이 기존 지위의 위계를 없애려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다만 뒤처질까 봐 불안해하는 우리에게 성공을 이루는 길은 다양하니 다른 가치들도 생각해 보자고 제안한다. 지금 시대 사람들에게 불안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재리(財利)만을 향해서 달려가는 전투장에 서서, 앞 사람의 등을 보며 불안해한다. 더 높이 있는 이들의 발바닥을 바라보며, 올라가기 위해 누군가의 머리를 밟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달려간 그곳에, 올라간 그곳에는 무엇이 있을까? 사람들 대부분이 쫓아가고 있는 길을 ‘아니’라고 하며 뒤돌아설 수 있는 용기를 내기는 쉽지 않다. 이기적으로 살아야 생존할 수 있는 지금 사회에서 해원상생으로, 남을 잘되게 하는 것에 마음을 쓸 수 있는 용기를 내기도 쉽지 않다. 주변 사람들의 성공을 볼 때 나만 뒤처지는 건 아닐까, 사회에 적응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불안감이 들 때도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해법이 도움이 될 것도 같다. 철학적 태도로 내가 진짜 원하는 삶에 대해서 자주 생각해 보고, 예술 작품을 보며 마음을 편히 하고, 희망찬 후천을 얘기하며 도인의 삶의 가치에 대해 동료들과 대화하며 불안감을 이겨내기도 할 것이다. ‘아직도 남은 복이 많다’라고 하신 상제님 말씀을 떠올리며 불안감을 태우고, 세속적 지위에 연연하지 않을 수 있는 자유로움으로 불안을 조금씩 갉아내려 한다. 우리는 진짜 성공을 거두는 길을 알고 있다. 게다가 방법까지 알려주셨다. 그러니 불안할 이유가 없다.
나의 일은 남이 죽을 때 잘 살자는 일이요 남이 잘 살 때에 영화와 복록을 누리자는 일이니라. (교법 1장 6절)
이제 범사에 성공이 없음은 한마음을 가진 자가 없는 까닭이라. 한마음만을 가지면 안 되는 일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무슨 일을 대하든지 한마음을 갖지 못한 것을 한할 것이로다. 안 되리라는 생각을 품지 말라. (교법 2장 5절)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마다 “안되리라는 생각을 품지 말라” 하신 상제님 말씀을 떠올리며, 오늘도 안심하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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