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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광장 : 선한 마음의 소리

선한 마음의 소리

 

 

교무부 임정화

 



  우리는 마음속 생각을 말에 담아 다른 사람에게 전하곤 한다. 말을 잘하면 천 냥 빚도 갚지만, 잘못하면 “세 치 혀가 사람을 잡는다”라는 속담처럼 화를 입기도 한다. 이처럼 말이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말을 꺼내기 전에 마음을 되짚는 일이 먼저일 것 같다. ‘훈회’의 ‘언덕(言德)을 잘 가지라’는 “말은 마음의 소리”라는 점을 언급하며, “…나의 선악은 말에 의하여 남에게 표현되는 것이니 남에게 말을 선하게 하면 남 잘되는 여음이 밀려서 점점 큰 복이 되어 내 몸에 이르고,…”01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남에게 도움이 되려는 선한 뜻을 가지고 말을 잘하면 그것이 다시 나에게 복으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덕이 담긴 말에는 충언(忠言)이나 직언(直言) 혹은 상대가 듣기에 불편하지 않은 선한 말 등을 생각할 수 있는데 이 말들은 선한 마음으로 남을 도우려는 뜻에서 하는 소리라 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여러 가지 언덕의 말 중에서 말을 선하게 하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 보려고 한다.
  ‘말’이란 것은 인류가 협동을 위해 서로의 ‘마음을 읽기’ 위한 수단으로 발달했다고도 한다. 오래전 인류는 여럿이 힘을 합하면 강한 적을 물리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서로를 중요한 존재로 여겼다. 무리를 이루어 함께 위험에 맞서고 수렵ㆍ채집ㆍ육아 등을 공동으로 담당하기 위해 서로 믿고 의지하여야 했다. 이때 서로의 마음을 읽고 믿음을 확인하기 위한 중요한 도구로 말이 탄생하였다. 서로를 향해 마음을 주고받으며 말이 더욱 발달했고, 이는 곧 강력한 협력을 이끌어 생존으로 이어졌다.02 이렇게 인류가 말을 통해 신뢰를 확보하고 협력을 강화하여 살아남았다는 것에서 말이 생긴 이유 중에 서로의 마음에 대한 신뢰가 중요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선(善)’이라는 관념도 인류 진화의 과정에서 살펴보면, 무리 공동체가 확대됨에 따라 유도된 ‘생존에 유리한 행위 양식’과 연관되어 있다고 한다. 공동체에 좋거나 이익이 되는 것이 ‘선’이라는 도덕적 정서로 확립되어 공동체에서 공유하며 견지해야 할 가치로 발전해 왔다는 것이다.03 공동체를 이루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형성한 사회적 정서는 혈연관계를 넘어 새롭게 무리에 합류하는 사람들에게도 적용되었다. 그들을 너그럽게 받아들여 서로 협력하도록 이끌고 더 큰 규모의 공동체로 번창할 수 있도록 도왔다.04 이렇게 ‘선’은 사람 간 신뢰와 협력을 공고히 하며 공동체의 생존과 이익을 위한 가치 위에 확립된 윤리라 할 수 있다.


 
  이렇듯 우리는 말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읽고 믿음을 주고받으며 신뢰를 쌓아 협력하고, 공동체의 생존과 이익에 도움이 되는 선이라는 가치를 공유하고 추구해 왔다. 말의 탄생 배경이나 ‘선’이라는 윤리적 가치는 더불어 살기 위해 신뢰를 쌓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려는 지향점이 있다. ‘선한 말’은 이러한 방향으로 함께 나아갈 때 요구되는 소통의 덕목이라 할 수 있다.
  주변 사람들과 함께 좋은 삶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종종 마음을 보듬어 주는 작은 말 한마디에서 말의 힘을 느낄 때가 있다. 예를 들어, 고된 일과를 마치고 집에 왔을 때 “고생 많으셨습니다”, “힘드셨겠어요”와 같은 위로에 종일 쌓인 피로가 풀리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또는 “정말 잘했어요” 같은 말에 자신의 노력이 인정받는 것 같은 뿌듯함을 느끼고, 힘들 때 “잘될 거예요”라는 격려에 힘을 얻기도 한다. 그저 말 한마디일 뿐이지만, 기분이 전환되고 좀 더 나은 모습으로 나아갈 희망과 용기를 얻기도 한다. 이처럼 일상에서 다른 사람을 위하는 마음이 담긴 선한 말은 상대의 마음을 긍정적으로 이끄는 힘이 있다.
  선한 말은 다른 사람과 생각이나 마음을 나누는 대화에서 유대를 강화하는 힘으로 나타난다. 보통 대화에서는 서로의 일상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데, 통계에 따르면 상대와 주고받는 대화의 70%는 다른 사람에 관한 이야기라고 한다.05 다른 사람이나 자신에 관한 대화를 나누면서 상대와 희로애락의 다양한 감정을 공유하게 된다. 때로는 대화가 갈등으로 나아갈 수도 있는데 돈독한 유대관계를 지속하려는 의지가 있으면 대립이 방지된다. 이렇게 대화는 서로의 감정적 교감을 통해 관계를 더 친밀하게 만들어 준다.
  그런데 대화의 이면에는 사람마다 살면서 형성된 자기만의 가치관이나 관심사, 동기, 습관 등이 긴밀히 관여하고 있다.06 우리는 일상에서 자신과 다른 결의 사람을 새로 만나는 일이 많은데, 어떤 사람과는 말이 잘 통해 좋은 관계를 맺지만, 어떤 사람과는 대화가 단절되곤 한다. 대화가 단절되는 경우는 가치관이나 관심사가 서로 다른 이유도 있지만 말하는 방식과도 관계가 깊다. 대화할 때 명료하고 논리정연한 말이나 의도를 분명하게 전달하는 말솜씨도 중요하겠지만 대화하는 태도가 바르지 못하다면 좋은 대화를 이어갈 수 없다. 말하는 태도에서 상대방이 자신을 존중하고 있는지를 살피며 대화하기 때문에 대화에서 가장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존중하는 태도이다. 상대에 대한 존중은 선의를 바탕으로 한다.



  상대와 대화할 때 선의는 앞에서 “…나의 선악은 말에 의하여 남에게 표현되는 것이니 남에게 말을 선하게…”하라는 내용과 연결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내면에 가지고 있는 선악의 마음이 외부적으로는 말로 표출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말할 때는 항상 선의가 먼저이며 이 마음으로 말해야 한다는 뜻이다. 선의를 가지면 상대는 자신이 존중받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상제님께서는 “…언덕을 잘 가져 남에게 말을 선하게 하면 그가 잘 되고 그 여음이 밀려서 점점 큰 복이 되어 내 몸에 이르고 남의 말을 악하게 하면 그에게 해를 입히고 그 여음이 밀려와서 점점 큰 화가 되어 내 몸에 이르나니…”(교법 2장 50절)라고 말씀하셨다. 선한 말의 여음이 점점 큰 복이 되어 내 몸에 이른다는 것은 선한 마음의 소리에서 복이 시작된다는 말씀이다. ‘복(福)’은 시(示)와 복(畐)이 합쳐진 단어다. 『설문해자』에서 ‘시(示)’는 신(神)과 관련된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복(畐)’은 ‘가득차다[滿]’라는 뜻으로 높고 두터운 모양을 형상화했다. ‘복(福)’이라는 글자는 제단 앞에서 신에게 술을 올려 ‘복’을 비는 모습으로 ‘보우하다[祐]’라는 뜻이 있다.07 복은 물질적 풍요일 수도 있지만 신명의 가호로 운명의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뜻에 가깝다. 상대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선한 마음이 말의 덕으로 차곡차곡 쌓여 신명의 살핌 속에 복이 되어 돌아오는 원리인 것 같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말을 선하게 한다는 것은 ‘언덕을 잘 가지라’를 실천하는데 핵심이 되는 태도이다. 특히 훈회는 우리 수행의 강령이기 때문에 생활화해야 한다. 생활화라는 것은 삶 속에서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 말에는 힘이 있어서 함께 정답고 화목한 상생 세상은 선한 말 한마디에서 시작될 수 있다. 그러므로 남에게 하려는 말이나 그 안에 담겨있는 뜻이 정말 선한 것인지 부단히 짚으며 마음을 선하게 기르려는 수도가 요구된다. 다른 사람과 어떤 마음으로 관계를 맺을지를 생각하고 무엇이 선이 되는지를 알면 남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말을 선하게 함으로써 언덕 실천에 가까이 갈 수 있을 것 같다.

 

 

 


 01 『대순진리회요람』, p.19, “말은 마음의 소리요 덕은 도심의 자취라. 나의 선악은 말에 의하여 남에게 표현되는 것이니 남에게 말을 선하게 하면 남 잘 되는 여음이 밀려서 점점 큰 복이 되어 내 몸에 이르고, 말을 악하게 하면 남 해치는 여앙이 밀려 점점 큰 재앙이 되어 내 몸에 이른다. 화와 복은 언제나 언덕에 의하여 일어나는 것이니 언덕을 특별히 삼가라.”
02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조현욱 옮김 (파주: 김영사, 2015), pp.46-47 참고.
03 김진선, 「윤리적 가치 개념으로서 “선”과 “악”의 한계와 활용」, 『윤리연구』 1-108 (2016), pp.330-353 참고.
04 폴 블룸, 『선악의 기원』, 최재천ㆍ김수진 옮김 (파주: 21세기북스, 2024), p.46 참고.
05 서은국, 『행복의 기원』 (파주: 21세기북스, 2014), p.97 참고.
06 이원영, 「문학 생활화를 위한 읽기 활동으로서 시 암송 제안」, 『국어교육학연구』 제58집 제4호 (2023), pp.139-174 참고.
07 허신, 『완역 설문해자』 1권, 하영삼 역주 (부산: 도서출판3, 2022), p.16 참고, “祐也. 从示畐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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