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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종 : 「대순진리회」(창설 유래문) 해설

「대순진리회」(창설 유래문) 해설

 

 

교무부 박병만

 

▲ 여주본부도장 포정문과 ‘창설 유래문’ (2026년 6월 21일)



  여주본부도장의 포정문(布正門) 안쪽 옆 벽면에는 ‘대순진리회’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되어 있다. 대순진리회를 창설한 유래가 무엇인가를 상세하게 밝힌 글이다.(이하 ‘창설 유래문’) 도전님께서 도인대표로서 1956년에 근초(謹抄)하여 간행한 『태극도통감(太極道通鑑)』에는 순전히 한문으로 된 구절 끝에 한글로 토(吐)를 단 형태의 글인 ‘태극도취지서(太極道趣旨書)’가 실려 있다. 이 글은 1963년에 간행한 『수도요람(修道要覽)』에 ‘취지서’라는 제목으로 다시 수록되었으며, 이때에는 한자에 한글 독음(讀音)을 함께 표기하는 방식을 채택하였다. ‘태극도취지서’는 말 그대로 태극도를 창도한 취지를 밝힌 글이며, ‘창설 유래문’은 바로 이 글 가운데 2/3 정도를 한글로 풀어쓴 것이다.

 

『태극도통감』(1956년)  『수도요람』(1963년) 포정문 안쪽 게시판
「태극도취지서」 「취지서」 「대순진리회」(창설 유래문)

              
  ‘창설 유래문’의 첫 구절인 “대순이 원이며 원이 무극이고 무극이 태극이라”는 ‘태극도취지서’에는 없다. 마지막 구절인 “대순진리회를 창설한 유래인 것이다.”는 ‘태극도취지서’의 “太極道之所由設也.”(태극도를 창도한 유래인 것이다.)를 고쳐 쓴 것이다. 내용상 이 두 가지 외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창설 유래문’이 비록 한글로 풀어서 쓴 글이지만, 여전히 어려운 한자어가 많아 글의 전반적인 의미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01 이 원고는 이러한 문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취지에서 비롯한 것이다. 이 원고를 ‘창설 유래문’의 온전한 의미에 다가가기 위한 필자 나름의 하나의 해석으로 이해해 주길 바란다. 먼저 ‘창설 유래문’의 구절을 싣고, ‘풀이’에서 최대한 이해가 쉽도록 풀이한 다음 ‘보충 설명’에서는 이해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보충하여 설명하도록 하겠다.

 

▲ 포정문 안쪽 옆 벽면의 ‘창설 유래문’



1. 대순(大巡)이 원(圓)이며 원이 무극(無極)이고 무극이 태극(太極)이라

 

  【풀이】 대순은 원과 같으며 원은 무극과 같고 무극은 태극과 같은 의미의 말이라
  【보충 설명】 ‘대순’은 “상제께서 … 서양 대법국 천계탑에 내려오셔서 삼계를 둘러보고 천하를 대순하시다가 동토에 그쳐”(예시 1절)라거나 “도주께서는 … 상제의 삼계 대순(三界大巡)의 진리를 감오(感悟)하시도다.”(교운 2장 6절)라는 구절에서 볼 수 있는 말이다. 『전경』에서는 주로 이처럼 상제님께서 천지인 삼계를 ‘크게(大) 돌아보셨다(巡)’라는 행위를 나타내는 말로 쓰였다. 하지만, 여기에서 ‘대순’은 ‘무극’이나 ‘태극’과 같은 의미를 지닌 말로 쓰이고 있다. ‘태극’은 주자학(朱子學)에서 천지와 만물에 두루 내재하는 보편적이며 절대적인 진리를 가리키는 말인데, 주자는 ‘무극’을 이 태극과 같은 개념으로 규정하였다. 대순과 무극ㆍ태극, 그리고 원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는 다음의 도전님 훈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순은 클 대(大), 돌 순(巡)이니 크게 돈다는 뜻입니다. 이게 즉 원(圓)입니다. 각이 진 것은 가다 보면 꺾이고 막히게 되는데, 원은 걸리는 데도 없고 막히는 데도 없습니다. 원은 무극이니 극이 없습니다. 극단이란 게 없습니다. 즉 무극이 대순입니다. 태극은 무극이라는 말과 동일한 것입니다. 태극은 클 태(太)이니 아주 크고 멀고 한이 없으며 헤아릴 수 없습니다. 무극ㆍ태극ㆍ대순ㆍ원은 무궁무진하고, 무한무량하고, 한이 없고, 헤아릴 수 없는 것입니다.  [「도전님 훈시」(1991. 8. 26.)]

 

  동그란 ‘원(○)’은 모양이 둥글게 이어져 있으므로 돌고 돌아도 걸리거나 막히는 데가 없을 수밖에 없다. ‘극’이나 ‘극단’은 어떤 일이나 현상이 끝까지 진행되어 더 나아갈 수 없는 상태, 곧 ‘맨 끝’을 뜻하는 말이다. ‘무극’은 이러한 극(極)이 없다(無)는 말이니 맨 끝이 없다는 것이다. 맨 끝이 있다면 그 지점에서 걸리거나 막히게 된다. 끝이 없으니 걸리거나 막히는 데가 없어 ‘원’과 같은 것이다. ‘태극’은 그러한 극(極)이 크다(太)는 말이니 맨 끝이 크다는 것이다. 아주 크므로 멀고 한이 없으며 우리의 인식 능력으로 그 끝이 어디인지를 헤아릴 수가 없다. 끝이 너무너무 크고 멀면 그 끝이 없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무극과 태극이라는 말이 동일하다고 하신 것이다. ‘대순’은 이렇게 ‘원’이나 ‘무극’ㆍ‘태극’과 같은 의미를 지닌 추상명사로서 막힘이 없이 두루두루 통하는 이 ‘우주의 보편적이며 절대적인 진리’를 나타내는 말이라는 사실이 잘 드러나 있음을 알 수 있다.

 

 

2. 우주(宇宙)가 우주된 본연법칙(本然法則)은 그 신비(神秘)의 묘(妙)함이 태극에 재(在)한바 태극은 외차무극(外此無極)하고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진리(眞理)인 것이다.

 

  【풀이】 우주가 우주가 된 본연의 법칙은 그 신비스러움의 묘함이 태극에 있는 것이니, 태극은 이 외에는 더 지극한 것이 없고 오직 하나뿐이며 둘도 없는 진리인 것이다.
  【보충 설명】 ‘본연’이란 ‘본래 그러하다’라는 말이다. 우주가 이 우주의 모습을 갖추도록 (본래) 그렇게 만든 법칙은 신비스럽기가 그지없다. 그러한 신비스러움의 묘함은 태극에 있으므로 이 태극 이외에 더 지극한 진리라고 할 만한 것은 없다. 따라서 태극은 오직 하나뿐인 절대적인 진리인 것이다. ‘외차(外此)’는 ‘이 외(밖)에는’, ‘이것을 벗어나서는’ 등의 의미를 지닌 한자어다. 여기에서 ‘차’는 ‘태극’을 가리킨다. ‘무극’은 앞 구절의 “무극이 태극이라”에서의 ‘무극’으로 해석하면 의미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다른 뜻으로 보아야 한다. ‘극(極)’ 자는 ‘지극하다(극진하다)’라는 뜻도 있으므로 문맥에 맞추어 여기에서는 ‘태극 외에는 지극한 것이 없다’라고 풀이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외차무극’을 이어지는 ‘유일무이한 진리인 것이다.’라는 구절과 의미가 상응하도록 ‘이 태극 외에 별도로 더 지극한 것(진리)이 없다’라는 뜻으로 해석하였다.

 

 

3. 따라서 이 태극이야말로 지리(至理)의 소이재(所以載)요 지기(至氣)의 소유행(所由行)이며 지도(至道)의 소자출(所自出)이라.

 

  【풀이】 따라서 이 태극이야 말로 지극한 이치가 실리어 있는 바이고 지극한 기운이 말미암아 움직이는 바이며 지극한 도가 비롯하여 나오는 바이라.
  【보충 설명】 태극이 절대적인 진리이므로 태극에는 우주의 지극한 이치가 실리어 있고, 천지 만물의 지극한 기운이 모두 태극의 진리를 따라 움직이며, 태극으로부터 세상의 모든 지극한 도가 나온다는 의미다.

 

 

4. 그러므로 이 우주의 모든 사물(事物) 곧 천지일월(天地日月)과 풍뢰우로(風雷雨露)와 군생만물(群生萬物)이 태극의 신묘(神妙)한 기동작용(機動作用)에 속하지 않음이 있으리오.

 

  【풀이】 그러므로 이 우주의 모든 사물 곧 하늘과 땅, 해와 달, 바람과 우레, 비와 이슬을 비롯하여 군생만물이 태극의 신비하고 묘한 움직임으로 이루어지는 작용에 속하지 않음이 있으리오.
  【보충 설명】 태극의 움직임에 의해 이루어지는 작용의 결과로 하늘과 땅, 해와 달, 바람과 우레, 비와 이슬을 비롯하여 군생만물이 생겨나고 변화한다는 의미다. ‘군생만물’은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생물을 가리키는 ‘군생’과 갖가지의 모든 물건을 가리키는 ‘만물’의 합성어다. ‘기동’이라는 말은 ‘상황에 따라 유기적(有機的)으로 재빠르게 하는 행동(움직임)’을 뜻하는데, 간략하게 ‘움직임’이라고 풀이하였다.

 

 

5. 그러나 기동작용의 묘리(妙理)는 지극(至極)히 오밀현묘(奧密玄妙)하며 무궁무진(無窮無盡)하며 무간무식(無間無息)하야 가(可)히 측도(測度)치 못하며 가히 상상(想像)치 못할 바이기 때문에

 

  【풀이】 그러나 (태극의) 움직임으로 이루어지는 작용의 묘한 이치는 지극히 세밀하고 오묘하며 끝이 없고 다함이 없으며 틈도 없고 쉼도 없어 도무지 그 정도를 헤아릴 수도 없으며 전혀 상상하지도 못할 것이기 때문에
  【보충 설명】 ‘오밀’은 ‘오밀조밀(奧密稠密)하다’라는 말에서 보듯이 ‘매우 정교하고 세밀한 상태’를, ‘현묘’는 ‘인간의 인식 능력으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오묘한 상태’를 뜻한다. ‘무간무식’은 ‘틈(사이)이 없고 쉼이 없다’는 뜻이며, ‘가히’는 ‘전혀’ㆍ‘도무지’ 등의 의미를 지닌 부사어다. ‘측도’는 여기에서 ‘정도(程度)를 헤아린다’라는 의미로 쓰였다.

 

 

6. 반드시 영성(靈聖)한 분으로서 우주지간(宇宙之間)에 왕래(往來)하고 태극지기(太極之機)에 굴신(屈伸)하며 신비지묘(神秘之妙)에 응증(應證)하야

 

  【풀이】 반드시 신령(神靈)하고 성(聖)스러운 분으로서 우주의 사이에 왕래하고 태극의 움직임으로 이루어지는 작용에 몸을 굽혔다 폈다 하며 신비한 여러 현상의 오묘함에 부응하여 이 오묘함을 실제 권능(權能)으로 증명하야
  【보충 설명】 ‘태극지기’는 ‘태극의 기동작용’을 함축하여 표기한 것이며, ‘굴신’이란 ‘몸을 굽혔다 폈다’ 한다는 의미다. 이는 곧 태극의 기동작용에 맞추어 자유자재로 운신(運身: 몸을 움직임)한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우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신비한 여러 현상은 그 현상을 이루는 이치가 오묘한데, 이를 ‘신비지묘’라고 한 것이다. ‘응증’은 이러한 신비지묘에 부응하여(應) 이를 실제로 몸소 권능으로 보여줌으로써 증명한다(證)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태극지기에 굴신하며 신비지묘에 응증’하는 그러한 권능의 구체적 사례가 뒤따라 이어지는 ‘천지를 관령하고 일월을 승행하며 건곤을 조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7. 천지(天地)를 관령(管領)하고 일월(日月)을 승행(乘行)하며 건곤(乾坤)을 조리(調理)하고

 

  【풀이】 하늘과 땅을 주관하여 다스리고 해와 달을 각각의 궤도에 따라 운행케 하며 건과 곤을 고르게 잘 조절하고
  【보충 설명】 ‘관령’은 ‘주관하여 다스리다’라는 말이다. ‘승행’은 ‘(무언가를) 타고 움직인다’라는 말인데, 문맥에 따라 ‘(해와 달이) 각각의 궤도를 타고 운행할 수 있도록 한다’라는 의미로 의역하였다. ‘건’과 ‘곤’은 각각 ‘하늘과 땅이 지닌 성질이나 기능’을 나타내는 용어이며, ‘조리’는 ‘고르게 잘 조절한다’라는 말이다.

 

 

8. 소위(所謂) 천지(天地)와 합기덕(合其德)하며 일월(日月)과 합기명(合其明)하며 사시(四時)와 합기서(合其序)하며 귀신(鬼神)과 합기길흉(合其吉凶)하여

 

  【풀이】 이른바 하늘 땅과 그 덕(德)을 같이하며, 해와 달과 그 밝음을 같이하며,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의 사계절과 그 질서를 같이하며, 귀신과 그 길함과 흉함을 같이하여
  【보충 설명】 이 구절은 『주역(周易)』 ‘건괘(乾卦)’ 「문언전(文言傳)」의 “夫大人者, 與天地合其德, 與日月合其明, 與四時合其序, 與鬼神合其吉凶.”을 인용한 것이다. 여기에서 ‘부대인자(夫大人者)’가 생략되고 대신에 ‘소위(所謂)’가 덧붙여진 형태다. 이는 ‘건괘’의 효사(爻辭: 각 효가 담고 있는 의미를 설명한 글)에 “이견대인(利見大人: 대인을 만나는데 이로움이 있다)”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 ‘대인’이 어떠한 사람인가를 묘사한 구절이다. 이 구절은 “무릇 대인이라는 사람은 만물이 생겨나고 자라게 하는 하늘과 땅의 덕성과도 같은 덕을 지녔으며, 해와 달의 밝음과도 같은 명철한 정신을 소유하였으며, 사계절이 돌아가는 운행의 질서에 자신의 행위를 맞추며, 귀신의 작용에 따라 이루어지는 길과 흉을 판단할 능력을 지녔다.”02라고 풀이할 수 있다. ‘합(合)’은 ‘합하다’ㆍ‘하나가 되다(일치하다)’ 등의 뜻이 있으므로 여기에서는 ‘하나가 되다’라는 의미로 풀이하여 ‘같이하다’라고 의역하였다.

 

 

9. 창생(蒼生)을 광제(廣濟)하시는 분이 수천백(數千百) 년 만에 일차식(一次式) 내세(來世)하시나니

 

  【풀이】 세상 사람들을 널리 구제하시는 분이 수천 내지는 수백 년 만에 한 번씩 이 세상에 오시나니
  【보충 설명】 ‘창생’은 ‘세상의 모든 사람’을 말하며, ‘광제’는 ‘널리 구제한다’라는 뜻이다. ‘일차식 내세하시나니’는 ‘태극도취지서’의 “一出하나니”를 이렇게 풀이한 것이다. 이 ‘일차식’은 ‘한 번씩’이라는 뜻인데, 이러한 뜻으로 사용된 용례는 『고종실록(高宗實錄)』의 “每週間에 一次式 施行호”(매주간에 한 번씩 시행하되)라는 기사에서도 찾을 수 있다.03 ‘내세’는 ‘이 세상에 왔다(태어났다)’라는 말이다.

 

 

10. 예컨대 제왕(帝王)으로서 내세하신 분은 복희(伏羲)ㆍ단군(檀君)ㆍ문왕(文王)이시요, 사도(師道)로서 내세하신 분은 공자(孔子)ㆍ석가(釋迦)ㆍ노자(老子)이시며 근세(近世)의 우리 강증산(姜甑山) 성사(聖師)이시다.

 

  【풀이】 예컨대 제왕으로 이 땅에 오신 분은 고대(古代)의 복희ㆍ단군ㆍ문왕이시고, 도(道)를 창시한 스승으로 오신 분은 공자ㆍ석가ㆍ노자이시며 가깝게는 우리 강증산 성사이시다.
  【보충 설명】 ‘복희’는 ‘태호복희씨(太昊伏羲氏)’라고 부르는 중국 고대의 제왕이다. 『주역』의 8괘와 64괘 전체의 괘상(卦象)을 만들었고, 그물을 발명하여 어획과 수렵의 방법을 백성들에게 가르쳤다고 전한다. ‘단군’은 기원전 2333년에 아사달(阿斯達: 평양)에 도읍을 정하고 고조선(古朝鮮)을 개국한 우리 한(韓)민족의 시조다. 홍익인간(弘益人間: 널리 인간 세계를 이롭게 함)과 재세이화[在世理化: 세상에 있으면서 천리(天理)로 다스려 교화함]의 이념을 실현하고자 고조선을 세웠다고 한다. ‘문왕’(기원전 1152년?~기원전 1056년?)은 중국의 고대 왕조인 주(周)나라의 기초를 닦았으며 강태공(姜太公)의 도움을 받아 덕치(德治)에 힘썼다. 『주역』 64괘의 괘사(卦辭: 괘상 전체에 담긴 의미를 포괄적으로 해석한 글)를 지었다고 전한다. 유교에서는 그의 아들 무왕(武王)과 더불어 이상적인 정치를 펼친 성군(聖君)으로 숭상하고 있다. 공자(기원전 551년~기원전 479년)는 유도(儒道)를, 석가모니는 불도(佛道)를, 노자는 도가(道家)의 도를 각각 창시하신 성인(聖人)들이다. ‘성사’는 ‘성(聖)스러운 스승’이라는 뜻이다.

 

 

▲ 상제님 강세지 동판 제막식 (2025년 8월 21일)



11. 오직 우리 성사께서는 구천대원조화주신(九天大元造化主神)으로서 지기(至氣)를 조차 인계(人界)에 하강(下降)하사

 

  【풀이】 오직 우리 성사께서는 구천대원조화주신으로서 지극한 기운을 따라 인간 세계에 내려오셔서
  【보충 설명】 ‘구천대원조화주신’이라는 칭호에 대한 정확한 설명은 알 수 없으나, 한자어를 그대로 해석하면 ‘구천(九天)의 가장 으뜸의 자리에 계시며(大元) 삼라만상의 생성과 변화(造化)를 주관하는 신(主神)’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지기를 조차’는 ‘태극도취지서’의 “從至氣”를 이렇게 풀이한 것이다. ‘종(從)’ 자는 ‘(무언가를) 따르다’라는 뜻을 지녔는데, 이러한 뜻의 동사가 ‘좇다’이다. 이 ‘좇다’의 활용형인 ‘좇아’를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하여 ‘조차’라고 한 것으로 보인다.

 

 

12. 삼계(三界)를 대순하시어 대공사(大公事)를 설정(設定)하시고 상하(上下)의 모든 사명(司命)을 분정(分定)하사

 

  【풀이】 천지인 삼계를 대순하셔서 대공사를 시행하여 (천지 도수를) 정하시고 상하의 모든 명을 (여러 신명과 인물에게) 맡기시는 것을 (각기) 나누어 정하시어
  【보충 설명】 여기에서의 ‘대순’은 태극과 같은 우주의 절대적 진리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상제님의 행위를 뜻하므로 ‘크게 돌아보셨다’라는 의미로 보아야 한다. 상제님께서는 “이제 하늘도 뜯어고치고 땅도 뜯어고쳐 물샐틈없이 도수를 짜 놓았으니 제 한도에 돌아 닿는 대로 새 기틀이 열리리라.”(교법 3장 4절)라고 말씀하셨다. 이렇게 천지 운행의 법칙 체계인 도수(度數)를 새롭게 짜는 일을 ‘천지공사(天地公事)’라고 하는데, ‘대공사’라는 말은 바로 이것을 가리킨다. ‘설정하시고’는 ‘펼쳐서(設) 정(定)하시고’라는 말이므로 ‘천지공사를 펼쳐서 정하셨다’라는 뜻이 된다. 이는 곧 천지공사를 시행하여 (천지 도수를) 정하셨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시행하여 (천지 도수를) 정하시고’라고 의역하였다.
  ‘사명’은 ‘명을 맡다’라는 말이지만, 문맥상 상제님께서 누군가에게 명을 하시는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명을 맡기다’라는 말로 이해해야 할 것 같다. 예컨대, 상제님께서는 천지공사에 신명들이 상제님의 명을 듣는 것을 종도들에게 참관케 하기도 하셨고,04 조선 신명을 서양에 건너보내어 역사를 일으키기도 하셨다.05 또한, 동학 신명들을 모두 차경석 종도에게 붙여 보냄으로써 그 신명들을 해원(解冤)하도록 하신 것이나,06 “상제께서는 항상 종도들에게 일을 명하실 때에는 반드시 기한을 정하여 주시고”(교법 1장 52절), “박 공우가 상제의 명을 받들어 각처를 순회하다가”(권지 2장 24절)라는 등의 구절에서 보듯이 천지공사를 행하시며 종도들에게 명하셔서 여러 가지 일을 맡기셨다. 이러한 사례들을 통해 상제님께서는 여러 신명과 인물에게 명을 맡기셨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사명을 분정하사’는 상제님께서 ‘명을 여러 신명과 인물에게 맡기시는 것을 각기 나누어(分) 정(定)하셨다’라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상하’라는 말은 ‘신분이나 지위의 높고 낮음’을 뜻하기도 하나, 여기 문맥에서는 ‘저 위의 천상계(天上界: 신명계)와 여기 아래인 인간계’를 가리키는 공간적인 의미로 보아야 할 듯하다. 그러므로 ‘상하의 모든 사명을 분정하사’라는 말은 ‘천상계와 인간계를 아울러서 모든 명을 여러 신명과 인물에게 맡기시는 것을 각기 나누어 정하셨다’라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을 것 같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천지공사가 온전하게 실현될 수 있도록 천상계와 인간계를 아울러서 상제님께서는 모든 명을 (그 명을 감당할 수 있는) 여러 신명과 인물에게 맡기시는 일을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나누어 정하셨다는 것이다.

 

 

13. 혹(或)은 율령(律令)으로 혹은 법론(法論)으로 혹은 풍유(諷諭)로 혹은 암시(暗示)로써 연운(緣運)을 따라 허다(許多)한 방편(方便)으로 설유(說諭)하시어

 

  【풀이】 혹은 율령으로 혹은 법론으로 혹은 풍유로 혹은 암시로써 연운을 따라 여러 가지 수단과 방법으로 말씀하여 깨우치게 하셔서
  【보충 설명】 일반적으로 ‘율령’은 ‘형률(刑律)과 법령(法令)’이란 뜻으로 법률을 통틀어 가리키는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법으로 삼아 꼭 지켜야 하는 명령’ 정도의 의미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07 ‘법론’은 ‘법도(法度)에 맞는 논변’ 정도의 의미로 볼 수 있을 듯하다. ‘풍유’는 ‘풍자와 비유적인 방법’이라는 의미를 지닌 말이다.

 

 

14. 신통자재(神通自在)로 구애(拘礙)됨이 없이 시련도술(試鍊道術)로 창생(蒼生)을 도제(度濟)하사

 

  【풀이】 모든 것에 신기롭게 통(通)하시어 자유자재로 어느 것에도 구속되거나 막힘이 없이 시험하셨던 (기묘한 조화를 부리는) 여러 법술로 창생을 제도하여 
  【보충 설명】 ‘자재’는 ‘무엇에 얽매이거나 장애가 없이 자유자재로’라는 뜻이며, ‘구애’는 ‘어떠한 것에 구속되거나 막힘’을 뜻하는 말이다. ‘시련’은 주로 ‘겪기 어려운 단련이나 고비’를 뜻하는 말로 사용되나, ‘(의지나 사람됨을) 시험하여 본다’는 의미도 있다.08 여기에서는 후자의 의미로 쓰였다. 일반적으로 ‘도술’은 ‘도를 닦아 일정한 경지에 이르러 기묘한 조화를 부리는 법술’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시련도술의 주체가 상제님이기 때문에 도를 닦아 일정한 경지에 이르렀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므로 ‘(기묘한 조화를 부리는) 여러 법술’이라고 풀이하였다. ‘도제’는 ‘고통에 빠진 사람들을 건져 내어 그 고통이 없는 세계로 이르게 한다’라는 뜻으로 ‘제도(濟度)’라는 말과 의미상 거의 차이가

없다. 
    


15. 수천백(數千百) 년간 쌓이고 쌓인 무수무진(無數無盡)한 삼계의 모든 원울(冤鬱)을 무형무적지중(無形無跡之中)에 해방(解放)하심에 있어서 극단(極端)의 부면(部面)까지 쓰지 않은 곳이 없으시며

 

  【풀이】 수천 수백 년간 쌓이고 쌓인 헤아릴 수 없이 수많은 삼계의 모든 원울을 형체도 없고 자취도 없이 우리가 전혀 인식할 수 없는 가운데 해방하심에 있어서 아주 극단적인 측면의 방법까지 쓰지 않은 곳이 없으시며
  【보충 설명】 여기서 ‘수천백 년’이란 ‘아주 오랜 세월’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무수’는 ‘헤아릴(셀) 수 없다’라는 것이고, ‘무진’은 ‘다함(끝)이 없다’라는 뜻이므로 ‘무수무진’은 ‘헤아릴 수 없고 끝이 없을 정도로 많다’라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헤아릴 수 없이 수많은’이라고 의역하였다.  ‘울화(鬱火)’나 ‘울혈(鬱血)’이란 용례에서 보듯이 ‘울’은 ‘무언가가 막히고 답답하다’라는 뜻을 나타내는 자다. 그러므로 ‘원울’은 ‘가슴에 응어리져 있는 원한’이라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무형무적지중에 해방하심’이란 ‘형체도 없고 자취도 없이 우리 인간이 전혀 인식할 수 없는 가운데 모든 원울을 풀어내셨다’라는 의미다.


 
16. 대공덕(大功德)을 세우시고 대율통(大律統)을 들이사 우유척강(優遊陟降)하시며 순회주환(巡回周環)하신 사십(四十) 년간에 인계사(人界事)를 마치시고

 

  【풀이】 크나큰 공덕을 세우시고 크나큰 율통(법통)을 드리우셔서 천상계와 인간계를 마음대로 오르고 내리시며 두루두루 이 세상을 돌아보신 40년 동안의 인간 세계에서의 일을 마치시고 
  【보충 설명】 ‘율통’은 한자 사전에서 찾을 수 없는 조어(造語)로 보이며 그 의미를 헤아리기가 어렵다. 하지만, ‘율(律)’은 ‘법’이나 ‘규칙’ㆍ‘법칙’ 등을 나타내는 말이므로 ‘법(法)’이라는 자와 의미상 거의 차이가 없어 보인다. 따라서 ‘율통’은 ‘법통(法統)’으로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대율통을 들이사’는 ‘태극도취지서’에 “垂大律統하사”로 되어 있다. ‘수(垂)’는 초목의 잎이 아래로 늘어진 모양을 본뜬 자이다. 이는 ‘수렴청정(垂簾聽政: 발을 드리우고―신하들에게―정사를 들음)’이나 ‘수교(垂敎: 가르침을 후세에 전함)’, ‘수훈(垂訓: 후세에 남기는 교훈)’ 등의 용례에서 보듯이 일반적으로 무언가를 ‘아래로 늘어뜨린다’라거나 ‘후세에 전한다(남긴다)’라는 의미로 쓰인다. 이러한 의미를 지닌 말이 ‘드리우다’이므로 ‘들이사’라고 한 것 같다.
  ‘법통’은 ‘정통성이 이어지는 계통’이라는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율통을 들이사’는 상제님의 정통성이 이어지는 계통인 종통(宗統)이 후세에 도주님 - 도전님으로 이어지도록 미리 안배하여 남기셨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또는, ‘통(統)’이 ‘일정한 체계에 따라 서로 관계되어 있는 부분들의 통일적인 조직’을 뜻하는 ‘계통’이라는 의미도 있으므로 ‘율통을 들이사’는 ‘법적인 계통을 후세에 남겼다’라는 의미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예컨대, 상제님께서는 최수운(崔水雲)을 선도, 진묵(震黙)을 불교, 주자(朱子)를 유교, 이마두(利瑪竇)를 서도(西道)의 종장(宗長)으로 각각 세우셨다.09 또한, 전명숙(全明淑)을 조선명부(冥府)로, 김일부(金一夫)를 청국명부로, 최수운을 일본명부로 정하기도 하셨다.10 각 종교의 종장이나 명부의 계통을 새롭게 마련하신 이러한 사례들을 비롯하여 신명계에 여러 가지 계통을 법으로 정하여 후세에 남기신 일(공사)들을 통틀어 ‘율통을 들이사’의 의미로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우유’는 직역하면 ‘넉넉하게 놀다’라는 뜻이다. 여기서는 (천상계와 인간계를) ‘오르고 내리시는’ 행위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를 나타내는 수식어로 쓰였기 때문에 단순하게 ‘논다’라는 유흥(遊興)의 의미가 아니라 ‘어떠한 제한이 없이 자유롭고 여유 있게 움직이는 상태’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상제님께서 이 두 세계를 오르고 내리심을 임의대로 하셨다는 의미로 ‘마음대로’라고 의역하였다. ‘척강’은 ‘오르고 내리는 일을 되풀이한다’라는 말이다. ‘순회(巡回)’는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는 의미의 ‘순회(巡廻)’와 ‘회’의 한자가 다르다. 하지만, ‘돌다’라는 뜻으로는 ‘回’와 ‘廻’가 통용되므로 ‘巡回’는 ‘巡廻’와 같은 뜻으로 볼 수 있다. ‘주환’은 ‘두루두루 돈다’라는 의미이므로 ‘순회’와 ‘주환’은 의미상 거의 차이가 없다. ‘사십 년간’은 상제님께서 강세(降世)하신 1871년부터 화천(化天)하신 1909년까지의 기간을 말하는 것이다.

 

 

17. 다시 대원념(大願念)을 세우사 해탈초신(解脫超身)으로 상계(上界)에 왕주(往住)하사 보화천존제위(普化天尊帝位)에 임어(臨御)하셔서

 

  【풀이】 다시 크나큰 소원을 이루고자 하는 일념(一念)을 세워 육신(肉身)을 벗고 초연(超然)한 몸[身: 존재]으로 천상(天上)의 세계로 올라가서 머물러 보화천존제위에 임하셔서
  【보충 설명】 ‘대원’은 ‘큰 소원’을 뜻한다. ‘념’은 ‘생각’이라는 말인데, 문맥을 따라 자연스럽게 ‘일념’이라고 의역하였다. ‘해탈초신’은 ‘해탈된 초연한 몸’이라는 뜻이다. ‘해탈’은 ‘속박이나 번뇌 따위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을 말하는데, 여기에서는 문맥상 성사께서 인간으로서 지닐 수밖에 없는 육신을 벗고 화천(化天)하신 것을 의미한다. ‘초연’은 ‘어떠한 것에도 얽매이지 않은 상태’를 말하며, ‘몸’은 ‘육신’이라는 의미의 ‘몸’이 아니라 상제님께서 이미 육신을 벗으신 상태이므로 ‘신(神)으로서의 존재’를 나타내는 말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상계’는 ‘천상의 세계’ 곧 ‘신명계’를 가리키고, ‘왕주’는 ‘가서 머무르다’라는 뜻이다. ‘보화천존제위’는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九天應元雷聲普化天尊)의 자리’를 가리킨다. ‘임어’란 일반적으로 ‘임금이 자신의 자리에 임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18. 삼계를 통찰(統察)하사 지극한 운화(運化)를 조련(調鍊)하심으로써 무한무량(無限無量)한 세계(世界)를 관령(管令)하시니 크고 지극하고 성(盛)하시도다.

 

  【풀이】 삼계 전체를 통틀어 살펴 지극한 운행과 변화를 적절하게 조절하심으로써 (너무나 넓고 커서) 한계도 없고 헤아릴 수도 없는 세계를 주관하며 명령하시니 크고 지극하고 성대(盛大)하시도다.
  【보충 설명】 ‘통찰’은 ‘전체를 통틀어서 살핀다’라는 것이고, ‘운화’는 ‘삼계가 운행(運行)하고 변화(變化)하는 것’을 말한다. ‘조련’은 ‘고르게 단련하거나 다듬는다’라는 말인데, 문맥에 맞게 의역하여 ‘적절하게 조절한다’라고 풀이하였다. ‘무한무량’은 ‘너무나 넓고 커서 한계도 없고 헤아릴 수도 없다’라는 의미다. ‘관령’은 ‘령(令)’이 ‘명령하다’라는 뜻이므로 ‘주관하며 명령하다’라고 풀이하였다.

 

 

19. 오직 우리들 가르침을 받드는 신도(信徒)와 인연(因緣)을 받고저 하는 중생(衆生)은 마땅히 수문수득(隨聞隨得)하여

 

  【풀이】 오직 (강증산 성사의) 가르침을 받드는 우리들 신도와, 성사와 인연을 맺고자 하는 사람들은 마땅히 들은 것을 따르고 얻은 것을 따라서
  【보충 설명】 ‘우리들’은 성사의 가르침을 받드는 신도인 ‘우리 자신’을 가리킨다. ‘신도’는 ‘믿는 사람’이란 말이므로 ‘우리 도인’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받고저’는 ‘받고자’의 옛날 말투로 보이는데, 동사는 무언가를 자기의 것으로 가진다는 의미의 ‘받다’이다. ‘인연을 받고저’라고 하였으므로 ‘인연을’과 상응하도록 ‘받고저’는 의역하여 ‘맺고자 하는’이라고 풀이하였다. ‘중생’은 일반적으로 사람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지만,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도 사용된다. ‘수문수득’이란 ‘들은 것을 따르고 얻은 것을 따른다’는 뜻이다.

 

 

20. 체념봉행(體念奉行)으로 각진기심(各盡其心)하며 각복기력(各服其力)하여 대덕(大德)을 계승(繼承)하고 대도(大道)를 빛나게 하여 대업(大業)을 넓힘으로써

 

  【풀이】 깊이 생각하여 받들어 행하여 각자 그 마음을 다하고 각자 그 힘을 쏟아서 성사의 크나큰 덕(德)을 계승하고 크나큰 도(道)를 빛나게 하여 크나큰 사업(事業)을 넓힘으로써
  【보충 설명】 ‘체념’은 ‘몸에 새기도록 깊이 생각한다’는 것이고, ‘봉행’은
‘받들어 행한다’라는 말이다. ‘각(各)’은 ‘각자(各自: 각각의 자기 자신)’라고 풀이하였는데, 위 구절의 ‘신도와 중생 각각의 자신’을 가리킨다. ‘복(服)’은 일반적으로 ‘옷(의복)’이라는 말이지만, 여기에서는 어떠한 직무나 임무에 힘쓴다는 뜻의 ‘복무(服務)하다’라는 용례에서 보듯이 ‘힘쓴다’, ‘힘을 쏟다’라는 의미로 쓰였다.

 

 

21. 대순하신 유지(遺志)를 숭신(崇信)하여 귀의(歸依)할 바를 삼고저 함이 바로 대순진리회(大巡眞理會)를 창설(創設)한 유래(由來)인 것이다.

 

  【풀이】 (상제님께서) 대순하신 뜻을 우러러 공경하여 믿고 돌아가 의지할 바를 삼고자 함이 바로 대순진리회를 창설한 유래인 것이다.
  【보충 설명】 ‘유지’는 ‘남기신 뜻’이라는 말인데, 문맥에 맞추어 간결하게 ‘뜻’이라고 하였다. ‘숭신’은 ‘우러러 공경하여 믿는다’는 것이고, ‘귀의’는 ‘돌아가 깊이 믿고 몸을 의지한다’라는 의미다.

 

 

  이 ‘창설 유래문’에서는 ‘대순’의 개념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태극이 이 우주의 절대적 진리이며 모든 사물이 태극의 작용으로 생겨나고 변화한다는 사실을 명시하였다. 이어 상제님께서 이 세상에 오시게 된 내력과 천지인 삼계를 대순하시어 천지공사를 행하시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모든 사람을 제도하여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무수한 원울을 푸시는 등 인간 세계에서의 일을 마치시고 ‘보화천존’의 자리에 임하셔서 삼계를 다스리고 계신다는 사실을 서술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상제님의 대순하신 뜻을 받들어 우리 도인을 비롯하여 상제님과 인연을 맺고자 하는 모든 사람이 귀의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기 위함이 바로 대순진리회를 창설하게 된 유래임을 밝히고 있다.
  이처럼 ‘창설 유래문’에는 종단 창설의 근본 취지가 담겨 있으나, 문맥에 따라 특별한 해석이 필요하거나 생소한 어휘들이 많아 이를 쉽게 풀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렇게 한자 어휘가 많이 섞인 글을 쉽게 풀이하는 것도 일종의 번역이라고 할 수 있다. 번역은 번역하고자 하는 글의 본래 의미를 최대한 그대로 살려내는 데 목적이 있다. 하지만, 그 본래 의미를 다른 말로 온전하게 드러내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 같다. 이는 번역 대상인 글을 구성하는 어휘와 그 의미가 정확하게 일치하는 다른 말의 어휘가 드물기 때문이다. 비록 이 글을 통해 ‘창설 유래문’의 의미를 온전하게 풀이하고자 노력하였으나, 그 의미를 제대로 담아냈다고 자신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 글이 ‘창설 유래문’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후에 더욱 온전한 해석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01 이 ‘창설 유래문’을 ‘교무부, 「교리소개: 대순진리회의 창설 유래」, 《대순회보》 175호 (2015)’라는 원고에서도 해설하기는 하였으나, 대략적인 차원에서 그쳐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02 이 번역은 ‘김용옥, 『도올 주역 강해』 (서울: 통나무, 2022), pp.147-148’ 참고.
03 『조선왕조실록』(‘고종실록’ 37권), 고종 35(1898)년 6월 10일(양력) 1번째 기사.
04 “상제께서 모든 천지공사에 신명을 모으고 흩어지게 하는 일과 영을 듣는 일에 무리들을 참관케 하고”(교운 1장 8절) 여기에서 ‘영’은 ‘명령(命令)’이라는 의미의 ‘令’인데, 이는 ‘명(命)’과 같은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05 “상제께서 계묘년에 종도 김 형렬과 그 외 종도들에게 이르시니라. ‘조선 신명을 서양에 건너보내어 역사를 일으키리니 …’”(예시 25절)
06 동학은 본래 보국안민(輔國安民)을 주장하였으나, 마음으로는 각기 왕후장상(王侯將相)을 꿈꾸다가 이루지 못하고 끌려가서 죽은 사람이 수만 명이었다. 이들을 해원시키기 위해 상제님께서 동학 신명들을 붙여 보내셨으므로 결국 차경석에게 명을 맡기신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공사 2장 19절 참고)
07 『대순진리회요람』에서 “안심(安心)ㆍ안신(安身) 이율령(二律令)으로 수행(修行)의 훈전(訓典)을 삼아”(p.14)의 용례에서도 이러한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다.
08 국립국어연구원 엮음, 『표준국어대사전』 (서울: 두산동아, 1999), p.3773 참고.
09 교운 1장 65절 참고.
10 공사 1장 7절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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