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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21년(1991)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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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단 : 만수동(萬修洞) 형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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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동(萬修洞) 형님께

 

      

- 류 승 태 <평도인ㆍ고령방면>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말로서 차마 다 못하고 앞뒤 없는 졸필로 글을 씁니다.

  우리나라는 종교백화국이라 할 만큼 수 많은 종교가 있습니다. 혹시, 대순진리회를 아십니까? 아니면 무극도나 태극도는 들은 적이 있습니까? 다름 아니옵고 대순진리회는 어떤 종교이며 우리 조선인은 왜 대순의 도를 닦아야 하는지를 말씀 드리고져 합니다.

  대순진리회라는 종단이 생기기 전에는 태극도 였고, 그 이전에는 무극도였는데 이는 삼변성도의 원리이고, 이 땅에 무극도가 열리게 된 것은 수 천년 전부터 정해진 천운이 도래한 것인데 예나 지금이나 깜깜히 모르고 있으니 애석하기 그지 없는 일입니다.

  만수동 형님!

  옛날 중국의 진시황이 무병장수약으로 만족치 못해 불로불사약을 찾아 결국은 중국산천을 헤매다가 그 나라의 오랜 전설에, 『삼신산에 가면 불사약을 구할 수 있다』하여 삼신산을 찾아 나선 곳이 우리나라의 명산이었다 합니다.

  그 삼신산을 금강산, 지리산, 한라산으로 알고 있으나 이는 천하의 명산일뿐 입니다. 정녕 삼신산은 『동쪽바다 복판(중국에서 볼 때)에 있어 신선이 산다는 봉래, 방장, 영주의 세산을 이름』인데 그 때 당시에 그 삼신산에는 신선도 불사약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전래민요 중에서 아리랑과 도라지는 대표적인 민요라, 언제부터 전해오는지는 잘 모르나 전설 속의 그 신선이 삼신산 불사약수터에 하강하실 것을 예시한 것이요, 하강이 임박해진 무렵 강강술래(여자들만 손잡고 뛰며 부르는 노래)라는 민요가 전라도 전역에 퍼지게 되었지만 그 민요들의 노래가사 속에 담겨 있는 진정한 뜻을 아는지 모르는지 수 천년을 두고 고대하던 신선이 불사약을 가지고 왔는지 갔는지 모르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할 뿐이외다.

  만수동 형님!

  대순진리회의 신앙의 대상은 「구천상제님」입니다. 구천상제님께서는 천ㆍ지ㆍ인 삼계의 혼란과 신명세계의 무질서를 바로 잡고져 천지신명들이 구천에 응기하여 상제님께 하소연 함으로 바로 이 땅에 오셨는데 처음 서양 대법국 천계탑에 하강하셔서 천하를 두루 대순하시다가 동토에 멈추어 일백이십년 전 전주 모악산 금산사 삼층전 미륵금불에 임어하셨다가 임어 삼십년되던 해 이조 고종 팔년 신미생으로 전북 정읍군 덕천면 신월리 강씨가문에 인간의 몸을 빌어 이 땅에 강세하시니 그 존호는 증산이시며 인류가 수 천년 고대하던 하느님의 탄강이시라.

  아는 사람만 알뿐 모르고 지내다가 오늘날에사 바쁜 걸음을 하고 있으니 글을 써 보내는 저 역시도 그 무리중의 한 사람 이외다.
  만수동 형님!

  형님과 저는 살아서도 조선 민족이요. 죽어서도 조선민족 입니다. 애국가의 끝 귀절에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라는 가사가 바로 그 말 아니겠소.

  늙으신 노부모님 시설 좋고 값비싼 양로원에 모셔 두고 처자식 단란하게 잘 살아 보아도 맘 편치 않을 것이요. 내 조상 언덕 넘어 저쪽에 묻어 놓고 남의 조상 모셔다가 금물 은물 바치어도 정녕 곰곰 생각하면 썩이나 좋겠소.

  허구 헌날 먹고 산답시고 바쁘기만 하다가도 가끔씩은 마음 허숙해 질 때도 있을 겁니다. 그럴 때 사람은 어디서 와서 무엇을 하고 어디로 가는지 생각이나 해 보셨소? 형님은 신선을 말로만 들었지 보지는 못했지요? 저는 이제사 겨우, 그나마도 어렴풋이 보이지요, 어리석고 허황된 소리로만 들리겠지만 길고 짫은 것은 맞추어 봐야 아는 것이니 한번쯤 맞추어나 보시구려.

  만수동 형님!

  이 세상 우주 만물들 중에 어느것 하나 공연히 존재하는 것이 없습니다. 대자연의 이치는 일촌 일음의 여지도 없이 그 기틀에 꽉 끼워져서 함께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 속에는 형님과 저도 끼여 있지요, 우리는 알게 모르게 함께 돌고 있음을 잊어선 안됩니다.

  땅 부지런히 파면 원하는 금을 캘 것이고, 하늘 지긋이 보면 별을 구할 것이고 무극대도 잘 닦으면 신선을 만날 것인데, 형님은 땅만 자꾸 파면서 금과 별을 다 찾다가 그 구덩이에서 금이 아닌 불이 솟아 오르면 어찌 하리오?

  솟아오른 불길을 쓸어 내리는 화강법을 알아두지 않으면 형님은 그 불로서 재가 되고 맙니다.

  만수동 형님!

  대순진리회는 조선인의 떳떳한 민족종교요, 우리선조께서 생전에 다 못하여 원을 남기시고 후손인 우리에게 도 닦으라 복 받으라 권코 잡건만 들은척도 않는 것이 보는 척이나 하겠소. 일로 와도 길 못찾는 이 많은데 절로 가서 무슨 길이 보이겠소.

  밤하늘 원뿔 위에 붉은 네온불빛으로 적십자를 자세 보소, 한복판에 남는 것은 흑십자가 분명하고 흔히 하는 욕설 속에 그 낱말 그 뜻을 재삼 명심 생각하소, 천지세상 있는 말에 거짓말은 없다 했소. 이말 저말 갈아 타고 우왕좌왕 하지 말고 조상 때부터 타고 타던 옛날 말이 참말이니 새겨 듣고 입도하소.

  인공위성 달 가는 것이 과학으로 간다지만 과학속의 무수신명 눈으로 못 보고서, 신명 없단 큰 소리로 땅을 치고 구르지만 길을 막고 서는 날은 그 날이 낭패라오.

  萬修洞 兄任!

  하고 싶은 이야기사 더도 있지만 때 있으면 언제고 그 때 다시 올리리니 그간 두로 평안 하길 합장하여 빌겠소.

 

         
고령에서 동생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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