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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기고 : 인류문명의 시원을 찾아서(Ι) 바이칼호 여행기(제1회 유라시아역사문화학회

인류문명의 시원을 찾아서(Ι)
 
바이칼호 여행기(제1회 유라시아역사문화학회)
 
 
잠실9 방면 선무 주소연
 
▲ 바이칼호 알혼섬 모래사장
 
 
  러시아 중남부에 위치한 바이칼(Baikal) 호수는 ‘성스런 바다’, ‘세계의 민물창고’, ‘시베리아의 푸른 눈’,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물’ 등의 많은 수식어를 가진 호수이다.01 바이칼 호 주변에 사는 시베리아 원주민 중 대표적인 부리야트(Buryat)족은 우리의 ‘선녀와 나무꾼’과 같은 설화를 갖고 있고, 그들이 간직한 샤머니즘의 원형은 한국의 민속과 비슷한 점이 많다.02
  한민족의 영원한 테마라는 시베리아의 바이칼 호수에 가게 된 것은 제1회 유라시아역사문화학회에 대진대학교 학생으로서 참가하게 되면서였다. 유라시아 5개국과 함께 유라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올바로 정립하고 알리자는 취지로 시작되는 학회였다. 시범적 학회로서 학술 발표와 현지답사 외에도 공연을 통해 한국의 무속과 문화를 알리는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였다. 학술팀, 공연예술팀, 잡지사 등 70명이 참가하여  7박 8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무엇보다 기대가 된 것은 새로운 통합적 관점의 고대사를 소개하는 『단군의 나라 카자흐스탄』의 저자 김정민 씨의 설명을 직접 현지에서 들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또한, 한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한반도가 아닌 유라시아대륙이란 더 넓은 토대에서 바라보는 여러 학자들의 견해를 듣는 일이었다. 바이칼호와 티베트, 파미르 고원 등에 담긴 유라시아대륙의 역사는 한민족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대순진리를 밝히는 어떤 단서가 있지 않을까.  
  처음 시작하는 학회로서 우리는 7박 8일간 여러 가지 진행상의 문제들에 직면했다. 하지만 아직 밝혀야 할 것이 너무 많은 미지의 땅 중앙아시아처럼,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이 학회가 세계 역사를 바로 잡기 위한 견고한 학술적 기반으로 정립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7월 14일 첫째 날, 한국보다 한 시간이 빠른 시각으로 오후 4시경 시베리아의 이르쿠츠크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이라기보다는 시골의 버스터미널 같았다. 시내에는 버스도 그렇고 눈에 익은 한국 차들이 많다. 그래서인지 아주 이국적이기보다는 뭔가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 숙소에 가기 전 이르쿠츠크의 까페거리를 방문했다. 급히 물건을 사야 할 것이 있어 백화점에 들어갔는데, 여기서 알게 된 것은 러시아 사람들이 매우 무뚝뚝하다는 것, 달러는 받지 않는 다는 것, 영어는 간단한 단어도 전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히틀러가 “러시아인은 서양인의 탈을 쓴 아시아인이다.”라고 했다는데 왠지 그 느낌을 알 것 같았다. 거의 밤 10시가 다 되어 숙소에 도착했지만 하늘은 한국의 저녁 7시처럼 밝았다. 러시아의 백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니 신기했다.
 
 ▲ 이르쿠츠크 카페 거리
 
 
  7월 15일 둘째 날, 바이칼 호수에서 가장 큰 섬이자 샤먼의 성지로 유명한 알혼섬으로 갔다. 알혼(Olkhon)섬은 이르크추크에서 차로 약 6시간을 이동해 바지섬에서 10분 정도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가는 길 차창에는 끝없는 평원이 이어지고, 이따금 자유롭게 풀을 뜯는 소 떼들이 보였다. 현지 사업가이자 가이드 말에 따르면 이곳 소들은 아침이면 우리에서 나와 종일 풀을 뜯어 먹고 돌아다니다 저녁이면 집에 돌아간다. 우리에 갇혀 있지 않고 사료도 일절 먹지 않는 천연 유기농 소들이 한국 돈으로 2~30만 원이면 산다고 한다. 주유소나 식당의 화장실이나 주변 시설, 대중교통, 인터넷 보급률 등을 보면 이곳 이르쿠츠크와 바이칼 호수 일대는 한국의 80년대쯤으로 볼 수 있겠다.
  알혼섬으로 가는 선착장에 도착해 바지선을 기다리는 동안 먼저 도착한 사람들끼리 기념 사진을 찍었다. 배를 타고 가면서 본 바이칼 호수는 바다처럼 수평선이 새파란 하늘과 맞닿아 있었다.
 
▲ 바지선 선착장에서 단체사진
 
 
‘선녀와 나무꾼’의 진원지 바이칼 호수와 알혼섬
  김정민 씨의 설명에 따르면 북위 51-53도에 위치한 지역의 밤하늘은 북극성, 즉 지구 자전축에 있는 작은곰자리를 중심으로 하늘이 반시계 방향으로 돈다. 특히, 북위 53도에 위치한 알혼섬은 매일 밤 직녀성이 바이칼 호수 표면을 스치고 올라가는 천문 현상이 일어난다. 이러한 현상 때문에 바이칼 호수는 선녀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목욕하고 올라가는 ‘선녀탕’이라고도 불리며, 따라서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의 시원지가 되었다.
직녀성은 현재 북극성 자리에서 벗어나 있지만 북극성(자전축)이 은하계 중심에 있었던 1만 2천 년 전 ‘황금시대’의 북극성 별자리였다.03 성인이 다스리던 천국 같은 황금시대의 북극성 자리였기에 직녀성은 언제나 최고로 성스런 별자리로 여겨졌다고 한다. 하지만  여름에는 낮이 길어 이 현상을 볼 수 없고 겨울에만 볼 수 있다고 해서 아쉬웠다.
  오후 5시경 알혼섬에 도착한 우리는 마을 회관에서 현지 부리야트인과 우리 예술단의 합동 공연을 관람했다. 부리야트 측 공연이 먼저 진행되고 우리측의 가야금 산조 등의 공연이 이어졌다. 부리야트인들의 생김새는 한국인, 몽골인, 인디언, 북극의 이누이트인을 연상시켰다. 징기스칸의 후예로서의 자긍심과 유목민족의 피가 반영되어 그런지 모르겠지만 말도 그렇고 전통 춤과 노래도 힘차고 강한 느낌이 있다.
 
▲ 알혼섬 공연 장면
 
 
샤먼의 성지, 브루한 바위
  7월 16일 셋째 날, 알혼섬에서의 아침 산책길에 호숫가를 걸으니 명상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유유히 물가를 거니는 소들도 보였다. 아침 식사를 하고 오전에는 알혼섬에 있는 부르한 바위 주변을 돌아보았다. 가이드의 말도 그렇지만 안내판에도 이곳은 자연(또는 신)의 기운이 강한 곳이라서 사람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생각, 의식, 에너지가 강하게 드러난다고 한다. 그래서 특히 이곳에선 생각과 말을 신중히 해야 한다고 써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나중에 여기서 참가자 중 80대 어르신이 실종되는 일이 벌어졌다. 모두 흩어져서 찾으러 가는 중 다행히 그분과 연락이 되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모두가 깜짝 놀란 사고였지만 그간의 불화를 반성하고 앞으로 서로 잘 챙겨주고 하나로 움직이자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
 
▲ 부르한 바위

  언덕에 있는 안내 표지판을 보니 브루한 바위는 아시아의 9개 성지 중 하나로서 ‘성스런 샤먼바위’라고 써있었다. 이 바위에는 관통하는 동굴이 있는데 고대에는 오직 샤먼(제사장)들만 들어갈 수 있었으며 여기서 영과 신들을 숭배하는 의례를 행했다.  부르한 바위는 ‘인간 세상을 다스리기 위해 내려온 13명의 신들 중 가장 나이 많은 신이 머물기로 한 곳’이다. 부르한 바위 주변 언덕에 솟대처럼 서있는 13개의 기둥이 그 신명들을 나타내는 듯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여기서 예를 표할 수 있는데, 우리 대진대팀도 이곳의 신명들 혹은 먼 옛날의 위대한 조상들께 고개 숙여 인사를 드리고 왔다.
 
▲ 브루한바위 솟대
 
 
바이칼 호수의 딸, 안가라강
  7월 17일 넷째 날, 아침부터 오후까지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가운데 바이칼 호수의 딸이라는 안가라(Angara)강변을 산책하고 배도 타는 운치를 즐겼다. 바이칼 호수는 300여 개의 강이 들어와 모이지만 나가는 강은 오직 안가라강 하나이다. 그래서 안가라강은 바이칼 호수의 외동딸로 불린다. 참가자 70명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한 그룹은 바이칼호에서 잡히는 오믈 요리를 먹으러 가고 우리 팀을 포함한 다른 그룹은 안가라강을 가로지르는 배를 타기로 했다.
  배를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강변 주변을 구경했다. 어떤 분들은 맥주와 샤슬릭(돼지갈비 숫불구이)를 즐기고 우린 기념품 가게를 둘러보았다. 얼음공주 인형이 눈에 띄었다. 이 얼음공주는 1993년 한 고고학자에 의해 미이라로 발견된 2,500년전의 시베리아 공주이다. 제정 러시아가 자신의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이 공주가 인도-유럽인이라고 주장했다. 카자흐족과 알타이족은 자신들의 최초 조상을 서양인으로 왜곡한 데에 분개해 이 공주가 동양인이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다가 소비에트 공화국 붕괴 이후에야 공주가 알타이 - 투르크계라는 것이 밝혀졌다고 한다.04
  기념품 가게에서 마트료시카 인형을 고르느라 시간 가는 줄을 모르다 빨리 타라는 연락을 받고 배에 올라탔다. 바람 때문에 빗물이 배 안으로 들어와서 선실 안에 들어갔다가 다시 갑판으로 나오기를 반복하며 강을 구경했다. 평상시에도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데 이 날은 비가 와서 낮에도 쌀쌀했다. 두꺼운 겨울 잠바를 가져온 것이 다행이었다. 그래도 비가 오니 안개와 함께 운치를 더하는 안가라강을 마음껏 보고 느낄 수 있었다.
 
▲ 안가라강
 

이곳 전설에 의하면 바이칼 신에게는 336명의 아들과 아름다운 외동딸 안가라가 있었다. 바이칼은 딸 안가라를 이르쿠트의 아들에게 시집 보내려고 했다. 하지만 안가라는 예니세이를 사랑해서 아버지 몰래 도망치려다 아버지가 던진 돌에 맞아 죽었다. 안가라강에는 아직도 이 돌이 섬처럼 떠 있다. 안가라가 예니세이를 그리워 매일 눈물을 흘린다는 슬픈 전설이 담긴 이 바위는 브루한 바위와 함께 신성한 샤먼 바위로 불린다. 예니세이(Yenisei)강은 안가라강이 흘러 만나게 되는 강이다. 이르쿠트는 안가라강으로 유입되는 강으로 이르크추크시의 이름이 되었다. 이렇게 브리야트인들은 호수와 돌도 신성시하여 혼을 불어넣는 이야기를 많이 지었다고 한다.05
 
 
바이칼 호수 박물관과 러시아민속촌
  안가라 강을 가기 전에 근처에 있는 러시아 민속촌과 바이칼 호수 박물관을 둘러 보았다. 민속촌에서는 온돌 연구가인 김준봉 북경대 교수의 설명을 잠깐 들을 수 있었다. 러시아의 건축 양식이나 난방 구조도 한반도를 포함한 유라시아 대륙에 걸친 문화들과 유사한 관련성이 있다는 것이다. 시베리아 평원에는 자작나무와 소나무, 잣나무가 많은데 자작나무는 방수성이 뛰어나 건축에 많이 사용된다고 한다.
 
▲ 러시아 민속촌
 

  바이칼 호수 박물관에서는 바이칼 호수와 이르쿠츠크시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보고 들을 수 있었다. 바이칼 호수에 사는 물범, 1급수 물에서만 산다는 연어과의 어류인 ‘오믈’ 등 다양한 종의 어류를 전시한 수족관이 있었다. 김정민 씨의 설명에 따르면, 바이칼 호수 물개의 DNA와 흑해에 사는 물개의 DNA가 같다고 한다. 이것은 해빙기 시절 바이칼 호수와 흑해가 연결되는 시점이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바이칼 호수가 중요한 것은 대홍수 이후 살아남은 인류가 마른 고원지대를 찾아 이동했는데 천산 등 다른 협곡지대보다도 완만한 고원이면서도 토질이 풍요로운 이 지역 일대로 생존자들이 이동해 왔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음 호에서 계속)

 
▲ 수족관의 물개
 
 
 

01 바이칼이란 명칭은 타타르어로 "풍요로운 호수"라는 뜻의 ‘바이쿨’에서 왔다. 약 2천5백만-3천만년 전에 형성된 지구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담수호(淡水湖)이며, 해수면보다 1,285m가 낮아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호수이다.(네이버 백과사전 참고)
02 ‘부리야트’는 늑대를 의미하는 ‘부여’에서 왔으며, 부리야트는 고대 한국의 국가였던 ‘부여’였을 가능성이 높다. - 『단군의 나라 카자흐스탄』 p. 204.
03 김정민에 따르면 고대 샤먼들은 북극성이 은하계 중심에 있는 때를 ‘황금시대’라 불렀고, 북극성이 은하계 중심에서 반대에 있는 지금 시대를 ‘철의 시대’라고 불렀다.
04 『단군의 나라 카자흐스탄』,
p.85 참고
05 《광주일보》, 2016. 3. 14일자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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