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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6년(2016)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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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싶은 이야기 : 춘화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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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화현상 01
 
 

구의 방면 교감 김재현

 
 
 
호주 시드니에 사는 교민이 고국을 다녀가는 길에
개나리 가지를 꺾어다가 자기 집 앞마당에 옮겨 심었습니다.
이듬해 봄이 되었습니다. 맑은 공기와 좋은 햇볕 덕에
가지와 잎은 한국에서보다 무성했지만, 꽃은 피지 않았습니다.
첫해라 그런가 보다 여겼지만 2년째에도, 3년째에도 꽃은 피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처럼 혹한의 겨울이 없는 호주에서는
개나리꽃이 아예 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온을 거쳐야만 꽃이 피는 것은 전문용어로 ‘춘화현상(春化現象)’이라 하는데
튤립, 히아신스, 백합, 라일락, 철쭉, 진달래 등이 모두 이를 보인다고 합니다.
인생은 마치 춘화현상과 같습니다. 인생의 눈부신 꽃은 혹한을 거친 뒤에야 피는 법입니다.
그런가 하면 봄에 파종하는 봄보리에 비해 가을에 파종하여 겨울을 나는
가을보리의 수확이 훨씬 더 많습니다. 인생의 열매는 마치 가을보리와 같아,
겨울을 거치면서 더욱 풍성하고 견실해집니다.
현실이 매우 어렵습니다. 노력을 해도 성공에 대한 확신은 없으며,
시간이 갈수록 미래는 더욱 어둡게 보일 뿐입니다.
그러나 좌절하지 마십시오.
인생의 꽃과 열매가 맺히는 인생의 봄은,
추운 겨울을 지나야 맞이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동토를 녹이는 따뜻한 마음과
희망으로 땅을 깨고 나오는 어린 새싹의 몸부림입니다.
02
 
 
  세상의 시선을 끌면서 인구에 회자하는 사람들은 숱한 시련과 역경에도 마침내 자신의 꿈을 향해 열정을 불태웠던 사람들이다. 그들은 어느 날 갑자기 성공한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는 성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숨은 노력과 저력이 만들어 낸 기적이다. 보이지 않는 가운데 쏟아부은 노력이 보이는 성공을 만든다. 위업을 달성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걸림돌을 디딤돌로 바꿔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온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걸림돌과 디딤돌은 같은 돌이었다. 걸림돌이라는 역경이 다가오면 그것을 디딤돌로 삼아 도약할 수 있는 경력을 만들었다. 역경을 뒤집으면 경력이 된다. 성공한 사람들의 빛나는 경력은 남다른 시련과 역경이 만들어 낸 결과이다.
꽃 한 송이를 피우기 위해서도 겨울이 필요하다. 그럼 만사를 임의로 행하는 도통을 하려면 어떤 과정이 필요할까? 그 답은  『전경』의 내용 중에 있다. “하늘이 장차 이 사람에게 큰 임무를 맡기려 하실 때는, 반드시 먼저 그의 마음과 뜻을 수고롭게 하고 근육과 뼈를 괴롭게 하며, 육체를 굶주리게 하고, 길을 떠남에 궁핍하게 하여 그 하고자 하는 바의 일을 어그러뜨리고 어지럽게 하나니 이렇게 하는 것은 마음을 분발시키고 성질을 참게 하여, 그가 잘하지 못했던 일들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이다.”(행록 3장 50절)03라고 하셨다.
  세상의 모든 사람에게 겨울은 찾아온다. 다만 추위의 정도가 다를 뿐이다. 그 겨울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진다. 시련 없는 삶이 어디 있겠는가? 삶의 목적이 있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 상황에 굴복할지 상황에 맞설지를 결정하는 주체는 어디까지나 자신이다. 운명은 용기 있는 자 앞에서는 나약해지지만, 비겁한 자 앞에서는 한없이 강해진다. 러시아 속담에 “유리는 해머에 깨지지만, 강철은 더욱 단단해진다”는 말이 있다. 자신감을 가진 사람은 똑같은 시련에 직면하더라도 강한 신념으로 세상의 어떠한 해머에 맞아 쓰러지게 되더라도 절대 좌절하지 않고 일어나 강철처럼 더욱 강한 인간으로 성장해 간다.
  하늘이 대임(大任)을 맡기기 위해서 시련을 주신다고 하였다. 왜 우리에게 시련이 필요한가? 사람이 자신의 과부족을 뒤돌아볼 때는 자신에게 시련이 닥쳤을 때이다. “오직 어리석고 가난하고 천하고 약한 것을 편이하여 마음과 입과 뜻으로부터 일어나는 모든 죄를 조심하고 남에게 척을 짓지 말라. 부하고 귀하고 지혜롭고 강권을 가진 자는 모두 척에 걸려 콩나물 뽑히듯 하리니 묵은 기운이 채워 있는 곳에 큰 운수를 감당키 어려운 까닭이니라.”고 하셨다. 『성경』에도 “복 있는 사람은 오만한 자리에 앉지 않는다.”라고 했다.04 하늘은 우리에게 혹독한 겨울을 주시고 그 겨울을 잘 견디어 성숙한 봄을 맞이하기를 바라실 것이다. 결국, 나에게 오는 시련은 전생의 업보일 수도 있겠지만, 나를 뒤 돌아보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조상님의 숨은 노력일 수도 있다. 『대순지침』에도 “함지사지이후생(陷之死地而後生)하고 치지망지이후(置之亡地而後)에 존(存)한다.”05는 내용이 나온다.
  2003년 『지선아 사랑해』라는 책을 출간해 화제를 모았던 이지선(38) 씨가 지난 10일 UCLA에서 사회복지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씨는 이화여대 재학 중이던 지난 2000년 7월 음주 운전자 뺑소니 사고를 당해 전신에 중화상을 입고 40번이 넘는 수술과 재활 치료를 받았다. 이 책은 자신의 치료와 재활 과정을 담았다. 이 씨는 16년 전,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간신히 살아났을 때 “장애인을 돕는 삶을 살겠다.”라고 다짐했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제대로 손을 내밀려면 복지전문가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005년 다시 시작했던 공부가 11년 만에 끝이 났다. 이제 오랜 시간 품었던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지선 씨는 갑자기 닥쳐왔던 고난을 ‘선물’이란 말로 대신한다. “사고 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라는 말도 자주 했다. 그녀는 “직접 고통의 시간을 보낸 뒤, 세상에는 아프고 힘들어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그들에게 내 손을 내밀고 싶다. 이게 내가 사는 이유이다.”라며 활짝 웃었다.06
  눈은 눈물을 많이 흘릴수록 더욱 맑아지고, 마음은 우환과 고난을 많이 겪을수록 더욱 온화하고 관대해진다. 옛날 어느 산속 절에 긴 돌계단이 놓여 있었다. 하루는 돌계단이 절 안에 있는 돌부처를 보고 말했다. “자네나 나나 둘 다 돌로 만들어졌는데 나는 매일 숱한 사람들에게 밟히고 너는 높은 자리에 앉아 공양을 받는다. 이는 너무 불공평하지 않은가?”라고 불평을 하자 돌부처가 말했다. “당신은 대여섯 번 정도 정을 맞고 돌층계가 되었지만 나는 수백, 수천 번 넘게 정을 맞으며 깨지고 깎인 후에야 비로소 지금의 내가 되었네.”라고 말했다.
  순경(順境)은 사람을 나약하게 만들 수 있지만 역경(逆境)은 사람을 강하게 단련시켜 준다. 살다보면 순조로울 때도 있고 어려울 때도 있다. 삶이 순탄한 것이 항상 좋은 것 같지만, 타락에 빠질 수도 있다. 역경은 견디기 힘들지만 의지를 연마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나에게 오는 시련을 해원상생으로 잘 극복하여 수도의 목적인 도통을 위한 디딤돌로 삼아야 하겠다.
 
 

01 가을보리는 가을에 파종하여 저온인 겨울을 지나야만 개화하여 열매를 맺는데, 이를 춘화현상이라고 한다. 가을보리나 가을밀을 봄에 파종하려면 일정 기간 동안 저온 처리한 후 파종하여야 하는데, 이때의 저온 처리를 춘화처리라고 한다.
02 www.loveletters.kr. 「사랑의 편지」. 이재철.
03 행록 3장 50절.
04 『성경』 시편 1장 1절
05 『대순지침』, p.94.
06 《중앙일보》, 2016.06.13., 「고난의 끝에 있는 보물을 찾으세요」,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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