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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8년(2018)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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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잠실20 방면 교감 마재왕

 
  풀을 뽑고 땅을 고르며 어렵사리 길을 내는 건, 운명 지어진 별을 만나기 위함이지. 봄날의 흩날리는 꽃잎 속에서, 길을 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함께 길을 내던 여인은, 그러나 강어귀에 이르자, 물길을 따라 내려갔다. 가뭇없이.
 
 
  살아가면서 그 날의 순간은 먹먹함으로 남았다. 그리하여 나의 길은 언제나 강어귀에서 멈춘다. 저녁 강은 끝없이 짙은 안개를 밀어내고, 여인은 안개에 갇혀 꿈으로 피어나곤 하였다. 쓸쓸히.
 
 
  강 너머에는, 억새 숲 사이 그리움처럼 에움길이 나 있고, 에움길 너머 길은 또 어디론가 휘어져 나가지만, 정작 나는 강을 건너지 못하고, 한 때 나의 삶을 구원했던 여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노을과 바람에 묻히어.
 
 
  돌아올 것을 믿는, 이 질긴 아픔은, 하지만 운명 지어진 별과의 만남을 위하여, 언젠가는 가슴에 묻어야 할 꽃잎일지도 모른다. 늦은 가을이 마련해 준, 텅 빈 들판의 고요와, 자신들의 잎들을 무수히 비워내고도 오히려 더 단단해지는 나무들에, 눈시울이 젖는다.
 
 
  강 건너편에서 섶다리가 놓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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