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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8년(2018)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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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싶은 이야기 : 나에게 수도는

나에게 수도는
 
 
신반 방면 교정 정나연
 
  따뜻한 봄이 한창인 4월. 어느샌가 피어난 봄꽃들이 도장을 화사하게 수놓기 시작한다. 물 오른 나무 사이에서 들려오는 새소리는 수줍게 올라오고 있는 꽃송이들을 응원하고 있는 것 같다. 참 아름다운 모습이다. 봄이 선사한 이 감동은 나의 하루를 멋지게 만든다. 그리고 이런 하루가 인생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것 같다.
  감동을 엮어 만든 아름다운 삶. 그것은 내 것이 될 수도 있고 나와 함께하는 그 누군가의 것이 될 수도 있다. 여기 그런 이야기가 있어서 함께 나누고 싶다. 본부도장 수호 중에 알게 되었던 한 내수 수도인의 이야기로 20여 년이 넘는 수도 생활을 가능하게 해준 어떤 감동에 대한 이야기이다. 선각에게서 받은 가슴 울컥한 그 감동은 어려움과 시련이 닥칠 때마다 자신을 위로해주고 지탱해주는 힘이 되었다고 한다. 이제 그 이야기를 시작한다.
  여름의 더위가 서서히 다가오는 것이 느껴지던 5월 어느 날 새벽. 대순진리회에 입도한지 반년이 훌쩍 넘은 날이었다. 무엇하나 특별할 것 없는 평온한 날. 그녀는 사랑하는 남편, 귀여운 아이들과 함께 잠이 들었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깊은 잠에서 깨어난 그녀는 잠시 멍하게 누워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코를 타고 들어오는 메케한 기운과 목을 옥죄고 가슴을 누르는 심한 압박감에 숨이 막혔다. 정신을 차리고 불을 켠 후 방문을 열어젖혔다. 너울거리는 벌건 불길이 거실을 채우고 있었다.
  불길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훨훨 거리며 몸집을 키워갔다. 살을 찢을 것 같은 열기와 연기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어떻게 무슨 정신으로 집안을 빠져나왔는지 전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지난밤까지 잘 있던 그녀의 집이 커다란 화마와 검은 연기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와지끈!”
  “팍!”
  무언가가 무너지는 소리가 났다. 그녀와 가족들은 그저 멍하니 그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집의 한 귀퉁이가 타고 뭔가가 무너지는 소리가 날 때마다 아이들의 손을 더욱 꼭 잡았다.
  “다 태우네.”
  남편의 목소리가 들렸다.
  “…….”
  조용하게 들리는 남편의 말소리가 먼 곳에서 울리는 것 같았다. 남편의 말처럼 참 잘도 탔다. 그런데 집이 타들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던 그 순간에 “선령신들이 선자 선손을 척신의 손에서 빼내 덜미를 쳐서 내세운다”는 『전경』 구절이 떠올랐다.
  ‘아! 그렇구나.’
  그 순간 아까울 것도 아쉬울 것도 없어졌다. 그저 가족들이 모두 무사하다는 사실 하나에 감사의 말이 흘러나왔다.
  집이 다 타버려서 갈 곳이 없어진 가족들은 시댁으로 들어갔다. 시부모님과 남편, 아이들과 그녀. 좁은 시댁에서의 새로운 생활이 시작되었다. 평소에도 몸이 약해 조금이라도 먼 곳을 갈 땐 택시를 타고 다녀야만 했던 그녀. 불이 난 충격에서 회복되지 못한 채 이어진 힘든 삶에 그녀는 시름시름 앓은 날이 늘어갔고 얼굴은 점점 검게 변해갔다.
  잠들기 전까지 몸에 남은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며 사는 날이 계속되었다. 불이 나기 전에도 한의원에 가서 진맥을 하면 몸은 30대이지만 70대 노인의 맥이 잡히고, ‘숨이 끊어졌다 붙었다 하는 상황’이라는 진단을 받기도 했던 그녀. 한마디로 ‘갑자기 심장이 멎을 수 있다’며 각별한 관리를 필요로 한다는 말을 들었던 그녀에게는 하루하루가 삶과 죽음의 연속이었다.
  그런 위험한 몸을 가지고 선각을 따라 포덕을 다니기 시작했다.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그러다 보니 한의사가 말한 것처럼 심장이 멎고, 의식을 잃고, 혀가 굳어지고, 입이 다물어지고, 눈이 감기고 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밥을 잘 먹고, 사람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갑자기 몸이 풀리면서 의식을 잃어가는 것이었다. 사라져가는 의식을 붙잡으며 손으로 맥을 눌러보면 맥이 잡히지 않았다.
   ‘아… 이렇게 사람이 죽는가?’
   ‘아… 이제 내가 죽는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그럴 때마다 선각은 심고를 드리고 태을주를 하면서 계속 그녀를 주물러 주었다. 그러면 그녀는 정신이 아득해지는 와중에도 몸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눈이 감기고 말도 나오지 않은 상태가 이어지면 선각은 그녀를 마구 흔들어 깨우며 계속해서 말을 시켰다.
  “이러면 안 된다. 정신 차려라.”
  “아이들 이름을 불러봐라.”
  애타는 마음에 선각의 목소리는 점점 커져갔다.
  ‘내가 이러면 안 되는데…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우리 큰 애가….’
  한참을 그렇게 하다 보면 굳어서 꽉 다물어져 있던 입이 조금씩 열리면서 가느다란 숨소리가 흘러나왔다. 얼마를 더 했을까? 막혔던 숨이 터지고도 한참을 계속하고 나서야 겨우 정신이 돌아왔다.
  이런 상황들이 반복되다 보니 선각은 언제나 그녀와 함께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정신을 놓으니 혹여 잘못될까 마음을 놓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기막힌 것은 이렇게 비실비실한 몸으로 다니다가도 누군가 그녀 앞에 앉기만 하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언제 아팠냐는 듯이 멀쩡하고 기운차게 교화를 하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시운치성을 모시고 혹은 교화를 마치고 나오면 또 비실비실. 신명의 조화라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는 상황들이 계속되었다.
  그러던 어느 때 몹시도 심하게 앓아누웠다. 정신을 잃었다 깨었다 하며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갔다. 잠시 정신을 차려서 보면 선각이 그녀를 주무르고 있었다. 또 한밤중에 깨어나 보면 여전히 선각은 그녀를 지켜보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벌겋게 핏발이 선 눈으로 몇 날 며칠을 뜬눈으로 지새우며 수반을 지키고 있는 선각의 모습에 혼몽한 중에도 안심이 되었다.
  ‘뉘라서 이렇게 하겠는가….’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사람 맞나?’
  ‘내가 뭐라고….’
  마치 살아생전의 엄마를 보는 듯했다. 일찍 돌아가신 엄마를 만난 듯 참으로 따뜻했다. 생판 몰랐던 남이었는데도 수반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어찌 그리도 정성스럽게 잘해주는지. 돌아가신 엄마가 다시 오신 것 같았다.
  ‘나보다 나이 어린 선각.’
  ‘아이들이 인연이 되어 학부형으로 만나 선후각이 된 우리 두 사람.’
  ‘해달라는 것은 다 해주고 싶어서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
  ‘하나라도 더 주고 싶어서 애가 닳은 사람.’
  ‘며칠 밤을 새워가며 나를 지켜준 사람.’
  ‘몇 번이고 죽음에서 나를 건져준 사람.’
  그녀에게 선각은 이런 존재였다.
  “그래! 이런 사람이 하는 거라면 나도 대순진리회를 끝까지 한다.”
선각에 대한 인간적인 감동이 가슴을 가득 채웠다. 그것은 그녀를 본격적인 수도의 길로 인도했다. 그리고 2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포덕사업을 하며 어려움을 만날 때마다 그녀는 선각을 생각하였다.
  ‘선각이 나한테 어떻게 해줬는데.’
  ‘나는 아직 멀었구나.’
  선각을 생각하면 그때의 그 감동이 다시 떠올랐다. 생생하게 느껴지는 그 벅참과 고마움은 그녀를 다시 일어나게 하는 힘이 되었다.
  ‘아자!’
  ‘가자!’
  그녀는 말했다. 20여 년 전 자신을 살리고자 애썼던 선각의 그 정성에 감동하여 대순진리회를 바로 보기 시작했다고. 그리고 상제님께서 대순하신 진리에 대한 가슴 벅찬 감동과 그것을 전하며 만났던 수많은 사람과 나눈 감동들이 자신을 여기까지 이끌었다고. 그래서 “나에게 수도는 감동의 역사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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