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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대진여자고등학교 연극부 ‘일막일장첫구절’

대진여자고등학교 연극부 ‘일막일장첫구절’
 
 

연구원 이공균

 
 
 
  대진여자고등학교(교장 임관철)에는 1년 내내 희망의 원동력을 품고 있는 이들이 있다. 대진여고 연극부 ‘일막일장첫구절’. PLAY라는 말처럼 항상 즐기는 마음으로 임하는 것이 대진여고 연극부의 신조라 소개한 것처럼 그들의 인터뷰 속에는 결코 숨기지 못할 재기발랄함이 있었다. 이날 만난 연극부 지도교사 이정수 선생님은 “단지 작품 공연이라는 것에 의의를 두지 않고 공연을 통해 학생들이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함께 인성교육에 역점을 두고 지도한다”라며, “결과가 노력보다 기대에 못 미칠 때도 있지만, 학생들의 노력과 열정으로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라고 연극부를 소개했다.
  대진여고 연극부 ‘일막일장첫구절’은 연극의 개성 있는 스토리, 깊이 있는 연출과 연기를 인정받아 전국청소년연극제를 비롯한 전국의 각종 대회에서 최우수작품상, 최우수연기상, 우수지도교사상, 서울시 교육감상, 국무총리상 등을 휩쓸며 명실공히 전국 최고 수준의 연극부임을 인정받았다. 이제 선생님과 연극부 학생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기자    대진여고 연극부 ‘일막일장첫구절’을 소개해 주세요.
이정수 선생님   안녕하세요. 대진여고 연극부 지도교사 이정수입니다. ‘일막일장첫구절’은 학교의 설립과 함께 만들어진 동아리로 28년의 전통을 가진 대진여고의 큰 자랑거리입니다. 전국청소년 연극제의 본선에 서울 대표로 10회 출전(7년 연속 출전)한 업적을 가지고 있으며, 사랑의 전화 연극제 대상, 한국청소년연극축제 및 창작극제 대상, SAC청소년연극제 대상, 전국청소년 연극제에서 단체 대상(국무총리상), 최우수상(교육부장관, 문화관광부 장관)을 받는 등 수년 동안 많은 업적을 이뤘습니다.
 
 
기자    많은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 특별한 연극 지도 노하우가 있나요?
이정수 선생님   제가 대학 시절 연극배우로 잠시 활동한 적이 있었습니다. 대진여고에 부임하면서 그 경험을 살려 27년째 연극부를 지도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깊이 있게 지도하기 위해 10여 년 동안 한국교사연극협회의 회원으로 공연 참여도 해보고, 토론을 통한 창작·기획 등을 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웠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대진여고 연극반을 지도하는데 잘 녹아든 것 같습니다. 특히 학생들이 열의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줘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기자    연극부 활동이 학생들에게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나요?
이정수 선생님   근래에 파장을 일으키는 교육계의 비도덕적인 여러 소식을 접하면서 사제지간의 벽이 높아졌다고 주위에서 많이 걱정합니다. 대진여고 연극부에서는 연극을 통해 이런 문제들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극으로 학생의 인성을 계발하고 협동심과 자신감, 그리고 올바른 사회성을 기를 수 있다고 입증된 연구사례도 있습니다. 연극을 통해 협동심, 공동체 의식, 배려심 등 인성 함양에 중점을 두고 큰 힘을 쏟고 있으며, 실제로 연극부 학생들의 자신감과 배려심이 향상되어 가정과 학교 등 사회적 관계가 크게 개선됐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물론 연극 관련 학과를 지망하는 학생들의 경우 연극부 활동과 다양한 수상 경력이 입시 결과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기자    앞으로 연극부의 전망과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이정수 선생님   저는 20여 년 동안 학교 현장에서 연극반을 지도해 왔습니다. 매년 공연이 마무리되면 ‘연극은 다시 하지 않으리! 너희들과는 올해가 마지막이다’라고 결심하지만, 어느새 다음 해 연극을 준비하는 저를 발견하면서 ‘연극과 맺은 인연이 참으로 값지구나’라고 느낍니다. 이러다가 퇴직할 때까지 연극반 지도교사를 맡아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웃음)
  입시경쟁이 치열한 현재, 학부모님들의 반대와 함께 학생들의 지원도 많이 줄고 있는 실정입니다. 인문계 학교에서 연극부를 꾸려나간다는 것은 우수한 결과가 있음에도 아주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연극부에서 꿈을 키워 나가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있는 한 연극 창작과 공연활동을 힘 닿는 데까지 도와주고 싶습니다.
 
 
 
기자    2018년 ‘피노키오 이야기’라는 연극으로 한국청소년연극축제와 창작극제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당시에 함께했을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연극에 관심이 생기게 된 계기가 있나요?
유정연 학생(3학년, 단국대 연극연출학과 수시 합격)
  어렸을 때부터 예술가가 되겠다는 막연한 꿈을 가졌고 공연예술을 좋아했습니다. 대진여고에 입학하고 ‘인간’이라는 존재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우연히 본 연극을 통해 인간을 가장 잘 표현하는 예술이 ‘연극’이라는 생각이 들어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사정현 학생(2학년, 2018년 ‘피노키오 이야기’ 연출 담당)
  저는 영화연출만 생각하던 학생이었습니다. 우리 학교 연극부가 워낙 유명해서 영화연출에도 큰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하고 연극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영화연출과 연극연출의 다른 점이 생각했던 거보다 많았기에 오히려 관심이 더 생겼습니다. 저는 본래 예술이라는 분야의 ‘모호함’을 좋아했습니다. 연극 분야에서 이 ‘모호함’이 극대화되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연극부 친구, 선배들과 의견을 나누며 활동하면서 일주일마다 연극과 뮤지컬을 보러 갈 정도로 연극이라는 분야에 매료되었습니다.
 
 
 
 
기자    학업과 연극부 활동을 함께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요?
유정연 학생   입시반으로써 전혀 쉽지 않았습니다. 저처럼 연극을 전공하려는 학생이 아닌 친구들도 있었기 때문에 시험 전에는 연습을 중단하고 학업에 몰두했습니다. 시험이 끝난 후 연극을 완성하기 위해 매일같이 밤늦게까지 연습을 했습니다.
 
사정현 학생   어려움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현실적으로 저희 연극부원들은 모두 대한민국 인문계 고등학생들이고, 소위 말하는 ‘명문’ 대진여고 학생이니까요. 연습이 생각보다 체력소모가 심해 공부를 하며 많이 졸았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연극부 친구들끼리 연습 중간 쉬는 시간마다 책을 펴놓고 서로 모르는 것을 물어봐 가며 틈틈이 공부했습니다. 무엇보다 다 같이 으쌰 으쌰하는 분위기라서 연극도 공부도 즐겁게 할 수 있었습니다.
 
 
기자   나에게 ‘일막일장첫구절’이란?
유정연 학생   대학입시를 위한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제목이 ‘일막일장첫구절’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연극인으로서 제 삶의 시작입니다. 미숙하고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만큼 열정이 넘치는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제 고등학교 시절 연극부 ‘일막일장첫구절’은 열정 덩어리였으니까요.
 
사정현 학생    ‘제2의 학교’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연습시간이 학교 정규시간과 비슷했던 탓도 있지만, 마치 오래된 친구 같은 부원들을 만났고, 좋은 담임선생님 같은 지도교사 선생님도 만났습니다. 무엇보다 인문계 학교에서는 배우기 힘든, 제가 꼭 배우고 싶었던 예술 공부를 할 수 있는 그런 이상적인 제 마음의 학교입니다.
 
 
 
기자    연극부 활동을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가요?
유정연 학생   공연을 해냈다는 성취감과 끝까지 맡은 일을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도 배웠지만, 가장 소중한 얻음은 ‘사람들’이라 생각합니다. 친구들, 후배들, 예술 강사님 그리고 동아리 담당 이정수 선생님. 함께 공연을 준비한 분들을 볼 때마다 공연 후의 애틋함이 느껴집니다. 졸업하면 각자의 길을 걷게 되겠지만, 늘 저를 믿고 응원해 주실 분들입니다.
 
사정현 학생   연극연출의 기초 등 기본적인 지식을 얻었지만, 가장 큰 것은 ‘협동능력’과 ‘친구들’인 것 같습니다. 연극은 고도의 협동력을 요구하는 종합예술 분야입니다. 저는 본래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느끼는 성격이었습니다. 하지만 꼬박 4개월을 늦게까지 부원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의견을 굽힐 줄 아는 법, 수용하는 법 등 협동력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부원들의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서로에게 배우며 함께 이뤄냈다는 점이 부원들이랑 더욱 각별해질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연극부를 통해 고등학교 생활에서 얻기 힘든 경험과 좋은 친구들이 생겼습니다.
 
 
기자    본인의 꿈과 꿈을 이루기 위한 계획에 관해 이야기해 주세요.
유정연 학생   그동안 다양한 해외극단의 연극을 관람하면서 프랑스에서 다양한 예술과 양식의 연극을 공부해보고 싶은 욕구를 느꼈습니다. 대학교에서 석사를 마친 후 프랑스 유학을 통해 넓은 세계를 경험하고, 그동안 존경해온 앙또낭아르또의 연극과 극작가 장 주네의 희곡을 공부하고 싶습니다.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면 제 극단을 꾸려 연극을 올리고 싶습니다. 먼 훗날에는 연출력을 인정받아 국립극장에서 레퍼토리 공연을 올리는 연출가가 되고 싶습니다.
 
사정현 학생   저의 꿈은 연극과 영화 분야를 아우르는 연출가가 되는 것입니다. 그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서기 위해 연극영화과에 진학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같이 입시준비를 하는 친구 중에서도 저는 연극부 활동으로 현장 경험이 있는 덕분에 조금 더 수월한 것 같습니다. 대학 진학 후 기회가 된다면 한국영화아카데미(KAFA)나 아르코-한예종 뮤지컬창작아카데미(AKAMA) 과정을 배우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저의 시선에 보이는 세상을 영화, 연극으로 보여줄 수 있는 연출가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연극이든 인생이든 시작은 항상 두근거림 속에서 출발한다. 끝을 알 수 없는 탓에 두려움도 없진 않지만, 희망이라는 더 큰 에너지가 주는 흥분감은 분명 처음을 시작하는 모든 이들의 원동력이 될 터이다. 사회에서의 일막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대진여고 연극부 학생들의 걸음에도 두려움과 긴장, 희망이 공존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터뷰를 진행하며 그들의 노력과 노력에서 나오는 미래에 대한 확신을 엿보면서 ‘일막일장첫구절’의 미래는 단언컨대 희망찰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타인과 함께하는 법을 배운 그들에겐 꿈을 위해 달려나가는 동안의 고난과 역경조차 연극 주인공처럼 화려하고 아름다울 미래를 가꿔줄 장식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그들의 꿈이 무대 위에서 한없이 빛나는 프리마 돈나와 같이 마지막 막까지 반짝이길 응원한다.

 
 
 
 
‘일막일장첫구절’  학생들에게  보내는  편지
 
  삭막한 입시 현실 속에서 우리는 하고 싶은 많은 말을 참아야 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때론 망각해버린 순간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한 편의 연극을 통해 스스로에게 많은 말을 할 수 있었습니다. 깊이 잠들었던 연극을 향한 열정과 끼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고, 머리를 맞댄 토론, 창작 과정, 찜통 같은 강당에서 땀 흘리며 한 연습 등은 교실 안의 세상에서 배우지 못한 많은 것을 알게 해 주었습니다.
  땀으로 옷을 적시며 노력하는 연극반 학생들에게 칭찬과 격려보다는 지도교사로서 ‘대사를 정확히 분석하고 캐릭터를 분명히 해라’, ‘정서를 분명히 갖고 목으로 대사를 치지 마라’, ‘리액션을 잘해라’, ‘노래가 안된다’라고 질책을 많이 했고, 안무할 때 눈빛, 손끝 움직임 등 몸짓에도 잔소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아무런 불평불만 없이 끝까지 웃으며 연습에 임한 연극부 학생들이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
  연극부 일막일장첫구절! 모두 고생 많았습니다.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이정수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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