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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9년(2019)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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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에세이 : 총욕약경(寵辱若驚)

총욕약경(寵辱若驚)
 
 

연구원 한상덕

 
 
 
  우리의 삶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많다.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예기치 않게 일어나기도 하고, 간혹 우연한 행운에 기뻐 우쭐하기도 하며 뜻밖의 불행한 일로 좌절하여 슬퍼하기도 한다. 때로는 복이 화가 되기도 하고 화가 복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사회적으로 명예와 영화를 누리던 인사가 하루아침에 적폐청산의 대상이 되어 여론의 지탄을 받는 현실을 종종 목도하지 않는가. 이처럼 화복은 항상 변화하여 예측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하여 인간의 삶에서 화복을 겪을 때 과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이 글에서 소개하는 『노자(老子)』의 ‘총욕약경(寵辱若驚)’이란 말은 인생의 화복에 관한 가르침이 담겨 있다. 이를 통해 우리가 수도하면서 직면하고 있는 화복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총욕약경(寵辱若驚)
   총애를 받거나 욕을 당하거나 깜짝 놀란 듯이 하라.

하위총욕약경(何謂寵辱若驚)
  총애를 받거나 욕을 당하거나 깜짝 놀란 듯이 하라는 것은 무엇을 말함인가?
총위하(寵爲下)
  총애는 하등의 것이다.
득지약경(得之若驚)
  그것을 얻어도 놀란 듯이 하고,
실지약경(失之若驚)
  그것을 잃어도 놀란 듯이 한다.
시위총욕약경(是謂寵辱若驚)
  이것이 총애를 받거나 욕을 당하거나 깜짝 놀란 듯이 하라는 말이다.01
 
  이 글의 저자로 알려진 노자는 춘추시대의 인물이다. 비록 주(周)나라의 지배력이 약화하고 있었지만, 주나라가 확립한 종법제(宗法制)에 의해 사회질서가 유지되고 있었다. 따라서 그 종법제에 따라 정해진 신분은 그 신분에 따른 여러 행동 양식과 절차를 규정하고 제한하였다. 천자와 제후, 경, 대부, 사 등은 자신의 신분에 맞는 적절한 행동이 요구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신분이 낮은 사람은 높은 사람에 의해 그 생사존망이 좌우되는 경우도 많았다. 이러한 당시의 정치 사회적 배경을 바탕으로 하여 나온 가르침이 바로 ‘총욕약경’이다. 예컨대, 어떤 신하가 군주로부터 총애를 받다가 간신(奸臣)의 모함으로 파직되고 귀양을 가는 욕을 당하게 되었다면, 또는 후에 오해가 풀려 다시 중용되고 총애를 얻게 되었다면 그 심정이 어떠했을까? 이를 통해 우리는 당시 일정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언행과 처사에 얼마나 신중을 기하였을지 짐작해볼 수 있다.
  여기 내용에서는 누구로부터 총애와 욕을 당하는가 하는 그 대상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없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총애와 욕은 자신보다 신분이 높은 사람을 대상으로 사용하는 어휘다. 곧, 자신의 군주나 직책상 상급자 정도가 될 것이다. 노자가 말하는 ‘총욕약경’의 의미는 총애를 받거나 욕을 당하더라도 항상 놀라워하며 경계하는 삶의 태도를 말하는 것이다. 곧, 나와 관련된 총애나 욕됨에 얽매이지 않고 올바르게 자신의 삶을 살아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노자는 이 경구를 통해 항상 화복을 경계하여 자신을 살피는 경(敬)의 자세로 살아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성어로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고사가 있다. 이 고사는 세상일의 좋고 나쁨을 예측할 수 없으므로 눈앞에 벌어지는 결과에 너무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곧, 자신에게 닥친 화나 시련에 굴하지 않고 진실하게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해나가야 한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이 고사는 ‘총욕약경(寵辱若驚)’이 시사하는 교훈과 유사한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에 이 경구를 배경으로 생겨난 이야기일 수도 있다.02 
  일반적으로 총애나 귀함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 심지어 총애나 명예를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진정한 자아를 추구하는 삶은 탐욕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노자는 순간에 닥친 행복으로 어찌할 줄 모르는 어리석음을 피할 수 있으며 불행이 닥쳐도 그 안에 반전의 요소가 무엇인지 살펴야 함을 말하고 있다.03 우리는 종종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을 보기 때문에 인생을 전체적으로 보지 못하고 일부분만을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지혜로운 자는 이러한 상대적 가치로부터 초연하기 때문에 정신이 자유롭고 자연히 넓은 시야를 갖게 된다.04 따라서 노자가 이 경구를 통해 일러주는 교훈은 화복에 대한 이분법적 분별심을 버리고 화복의 양면을 전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수도인들에게도 이러한 삶의 자세는 중요하다. 도전님께서는 “모든 일에 그 목적을 달성하려는 과정에는 반드시 장애가 있으니 이것을 겁액이라 한다. 겁액을 극복하고 나아가는 데 성공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05라고 훈시하셨다. 이 말씀은 우리의 수도과정에는 반드시 겁액이라는 장애가 발동하므로 여기에 굴하지 말고 반드시 극복하고 나아가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다시 말해서 이러한 겁액을 극복하지 않고서는 우리가 수도의 목적을 이룰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우리는 매 순간 직면하는 상황에 따라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고 목적을 반드시 이루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일심(一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복(祈福)적인 수도생활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화복을 초월하여 진리에 극진한 수도를 해나가야 한다. 우리가 이분법적인 화복을 초월하여 참된 마음으로 진리를 묵묵히 수행해 나갈 때 비로소 진정한 복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참고 문헌
『대순지침』
김용옥, 『노자와 21세기(下)』, 서울: 통나무, 2000.
전명용, 『노자 쉽게 읽기』, 서울: 문사철, 2014.
차경남, 『노자 1, 진리는 말하여질 수 없다』, 서울: 글라이더, 2013.
최진석, 『노자의 목소리로 듣는 도덕경』, 경기: 소나무, 2001.
 
 
 
 

01 『노자』, 「13장」, “寵辱若驚, … 何謂寵辱若驚. 寵爲下. 得之若驚, 失之若驚. 是謂寵辱若驚.” 이에 대한 해석은
‘최진석, 『노자의 목소리로 듣는 도덕경』, (경기: 소나무, 2001)’을 참고하였다.
02 김용옥, 『노자와 21세기(下)』 (서울: 통나무, 2000), pp.140-141 참고. 이 ‘새옹지마’의 고사가 수록된 원전인 『회남자(淮南子)』는 중국 전한(前漢) 시기 회남왕(淮南王)이었던 유안(劉安, 기원전 179~122)이 저술한 서적이다. 당시 회남국에 모여든 문인들은 통일제국의 체제에 반대하여 도가사상을 중심으로 사상적 통일을 추구하였는데, 이들이 남긴 서책이 바로 『회남자』이다.
03 전명용, 『노자 쉽게 읽기』, (서울: 문사철, 2014), p66 참고.
04 차경남, 『노자 1, 진리는 말하여질 수 없다』, (서울: 글라이더, 2013), p200 참고.
05 『대순지침』,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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