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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9년(2019)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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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으로 : 잘못과 실수에 대하여 영화 ‘플랫라이너’

잘못과 실수에 대하여 영화 ‘플랫라이너’
 
 

잠실9 방면 교정 주소연

 
 
 
  사후세계는 아마도 인간을 종교적이게 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일 것이다. 여기서 종교적이란 말은 초월적 존재나 자신의 근원에 대한 경외감, 지향성을 말한다. 종교가 없는 사람도 종교적일 수 있다. 특히 죽음 같이 불가항력적인 일 앞에서는 누구나 조금씩은 종교적으로 된다. 현재의 나는 초월성의 경험을 통해 자신을 반성하고 조금 더 새로운 나로 확장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초자연적 현상이나 사후세계 등을 다룬 영화들은 청중을 종교적이게 한다.
  그중에서 2017년에 개봉한 ‘플랫라이너’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1990년 ‘플랫라이너’(한글 제목: 유혹의 선)의 리메이크 작품이다. 플랫라이너(flat liner)라는 말은 사람이 죽을 때 모니터링 스크린의 심장박동 선이 일직선이 되는 것처럼 ‘죽은 사람’을 의미한다. 한편, 이 영화는 공포 영화로 분류되어 있지만, 오히려 한국 영화 ‘신과 함께’와 비교할 수 있는 판타지 드라마라고 볼 수 있다. ‘신과 함께’가 저승세계를 통해 인간 삶을 돌아보는 영화라면 ‘플랫라이너’는 주관적 관점의 사후세계를 통해 인간 삶을 반성하는 영화이다.
  영화에서 의대생들은 미지의 세계인 사후세계를 과학적으로 규명한다면서 의료기기를 이용해 임사체험 실험을 한다. 정말 죽을지도 모르는 위험천만한 실험에 성공했다고 자축하던 철부지 의대생들은 결과적으로 삶을 바꾸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전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영화에서 보면 죽음 경계에 간 사람은 육체에서 이탈하여 먼 곳까지 마음껏 가고 의식이 초월적 영역으로 확장된다. 하지만 핵심은 그 영역이 인간 세상의 경험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육체가 죽어도 그 의식이나 영혼은 육체로 살았던 경험에 기초한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여기서 중요한 의식이 ‘죄책감’이다. 네 명의 의대생들이 죽음의 경계에서 공통으로 경험하는 것은 자유롭게 날아가다가 결국엔 살면서 가장 강하게 각인된 감정이나 의식을 일으킨 경험에서 멈추는 일이다. 모두 죄책감을 일으킨 경험이다.
  임사체험 이후 각자의 죄책감은 환각이 되어 현실에 나타나고 네 사람의 일상은 혼란과 두려움으로 가득 찬다. 그리고 위기는 네 명 중 가장 먼저 임사체험을 했던 코트니의 죽음으로 절정에 달한다. 남은 학생들은 살기 위해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들의 결론은 자기가 상처 준 사람들을 찾아가 사과하고 용서를 빌고, 실수에 대한 책임을 지자는 것이었다.
  여기서 주목할 사람은 말로이다. 과거 그녀의 실수로 의료사고가 있었고 환자가 사망했다. 그녀의 ‘죄책감’의 대상인 환자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니 현실에서 용서를 빌 방법이 없었다. 이때 말로의 남자친구는 대학병원에 자신의 실수를 보고하고 그 현실적인 책임을 지라고 권한다. 하지만 병원에서 쫓겨날 일을 걱정한 말로는 다시 임사 상태로 그 환자를 만나 보려고 한다. 하지만 임사 상태로 들어간 말로는 환자를 만나는 데 실패하고 죽음 직전에 이르게 된다. 바로 그때 코트니의 목소리를 듣는다.
 
“말로, 네가 너 자신을 용서해야 해.”
 
  ​죄책감은 자기가 저지른 잘못에 대한 책임을 느끼는 마음이다. 영화에 의하면 죄책감은 실제로 잘못을 저지른 대상에게 용서를 빌고 현실적인 책임을 짊으로써 해소된다. 하지만 차 사고로 동생을 죽게 한 코트니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차 사고와 동생의 죽음은 코트니가 현실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결국 코트니는 극도로 커진 죄책감으로 죽음에 이르게 된다. 그래서 코트니는 임사상태에서 차라리 죽음을 택하려는 말로에게 ‘자신을 용서하라’고 말한 것이다.
  결국 이 영화는 ‘잘못과 실수’에 어떻게 대처하는가를 통해 삶을 반성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상대방에 어떤 상처를 준 잘못이나 실수는 그것을 스스로 인식하는가 여부에 상관없이 의식 속에 남는다. 그리고 그것은 어떻게든 삶에 영향을 준다. 이 영화에서는 임사체험이 계기였다. 이 영화는 자기가 저지른 죄와 잘못은 사후에 신이라는 외부 존재가 판단하고 벌을 주는 것이 아니라 현재 삶에서 자기의식에 의해 스스로 파괴하게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해결책은 잘못한 상대방에게 실제로 용서를 빌고 책임을 지는 일이다. 말로는 죽음 직전에서 살아난 후 병원에 자기 실수를 보고하고 정직 처분을 달게 받는다.
  코트니가 말한 “자기를 용서하라”는 것은 자기가 지은 행위를 그냥 잊으라는 것이 아니다. 그 행위에 대한 무조건적인 죄책감에서 벗어나라는 뜻이다. 자기를 용서한다는 것은 아마도 ‘자기가 한 일을 직면하고, 그런 일이 일어났음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그 일에 대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라’는 뜻일 것이다.
  『전경』에 보면 도주님께서 백종일을 맞이하여 “인숙무죄(人孰無罪)요 개과하면 족하니라”(교운 2장 15절)라고 하셨다. 이처럼 우리가 지은 잘못은 도주님의 가르침처럼 개과하면 족할 것이다. 하지만 실수라도 남에게 원을 품게 한 경우는 실제 행동으로 용서를 구하고 책임을 지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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