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별 보기
   daesoon.org  
대순150년(2020) 1월

이전호 다음호

 

도전님 훈시 전경 성구 종단소식 신년기획 종단역사코너 대원종 고전 에세이 울타리 정각원 대순광장 나누고 싶은 이야기 대순캠프 대순문예 독자코너 기자 수첩 엽서톡톡

신년기획 : 다산과 근면의 상징 쥐

다산과 근면의 상징



연구원 조규제




  2020년은 60갑자의 37번째인 경자(庚子)년 쥐의 해이다. 쥐띠는 지지(地支)01, 열두 띠 중에서 첫 번째 띠이다. 경자년의 경(庚)은 방위로는 서쪽이고 색깔로는 흰색이며 오행으로는 금(金)에 해당한다. 자(子)는 시간으로는 하루를 시작하는 11시에서 새벽 1시에 해당하고, 1년 열두 달 중에는 11월[자월(子月)]이다. 방위로는 정북(正北) 쪽이고, 오행으로는 수(水)에 해당한다. 그래서 경자년은 흰색 쥐의 해라고도 한다.
  우리는 해가 바뀔 때마다 그해 띠에 해당하는 동물의 상징을 살펴서 기대와 설렘으로 새로운 희망을 꿈꾼다. “쥐띠라 부지런하고 재물복이 많겠네!” 하며 어른들은 쥐띠 아이를 보고 덕담을 한다. 쥐띠에 대하여 사람들이 가지게 되는 보편적인 인식이다. 경자년 쥐해에 쥐에 대한 풍속과 상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쥐를 생활 주변에서 직접 대면하게 되면 그 생김새에서 혐오감을 느끼게 된다. 또 쥐는 곡식을 축내고, 더러우며 질병을 옮기는 해로운 동물로 인식되어 있다. 일부 애완용 쥐를 제외하고 말이다. 쥐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것은 모두 훔쳐먹는 탓에 인간들에게 구축을 받으면서도 또 한편으론 다산(多産)과 부지런하고 활동적인 면이 두드러지는 밉고 고운 정을 함께 느끼게 하는 양면성을 가진 띠 동물이다.
  쥐는 지금부터 3,600만 년 전에 나타나 지구상의 거의 모든 곳에서 번성하고 있다. 한반도에서는 구석기 유적에서 쥐의 화석이 발견되고 있다. 쥐와 관련된 상징에는 위험을 미리 감지하는 예지의 본능과 어려운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근면한 동물 등 쥐라는 동물이 갖는 생태적, 생물적 특징에서 비롯된 여러 풍속과 상징이 있는데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쥐는 부지런함과 지혜의 상징으로 통한다. 쥐가 먹이를 찾아 부지런히 돌아다니는 습성을 가진 탓에 “쥐띠 해에 태어난 사람은 부지런해서 잘 산다.”라는 속담이 생긴 듯하다. “쥐가 소금 나르듯 한다.”라는 속담은 쥐의 부지런함을 잘 보여 준다. 쥐띠 중에는 근면하고 절약 정신이 강한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먹을 것이 부족했던 과거에 곡식을 축내는 쥐는 여간 귀찮은 존재가 아니었다. 그래서 농부들은 쥐를 없애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정월에 들어 첫 번째 쥐의 날을 상자일(上子日)이라고 한다. 이날 자시(子時)에 방아를 찧으면 쥐가 없어진다고 해서 부녀자들이 밤중에 방아를 찧었다. 가난하여 방아에 넣을 곡식이 없는 집에서는 빈 방아를 찧어서라도 방아 소리를 내어 쥐를 예방하고자 했다고 한다. 또 상자일엔 일도 하지 않고 모든 일을 금하고 놀았다고 하는데 이것도 쥐가 곡식을 축내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쥐가 곡식을 잘 쏠아 먹는 까닭에 상자일에 불을 밝히지 않았고, 경상도 지역에서는 길쌈이나 의복을 짓지도 않았다. 이것도 쥐가 옷이나 천을 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반면 상자일에 곡식을 볶아서 주머니에 넣으면 재수가 좋다고 하여 나누어 주기도 했다고 한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정월조(正月條)」에 콩을 볶으면서 “쥐 주둥이 지진다, 쥐 주둥이 지진다.”라고 하면서 주문처럼 외웠다는 기록이 있다. 또 충청도 풍속에는 아이들이 떼를 지어 횃불을 사르는데 이를 ‘훈서화(燻鼠火)’라 했다는 기록도 있는데, 상자일에 논두렁과 밭두렁을 태우면 그해 쥐의 피해가 없어진다고 여겨 이같이 쥐불을 놓았다. 지금은 산불의 위험성 때문에 쥐불놀이는 점차 사라지고 정월 대보름에 쥐불놀이가 그 흔적으로 남아 있는 정도다.
  쥐는 위험을 감지하는 예지력이 있다고 알려져있다. 쥐는 지진이나 화산폭발, 그리고 산불이 나기 전에 그것을 미리 알고 그곳에서 도망친다고 한다. 또한, 어업이나 해상운송을 업으로 하는 선원들은 쥐가 파선(破船)이나 난선(難船)을 예고해준다고 믿었다. 그래서 노련한 선원들은 쥐가 배에서 내리는 것을 보면 태풍이 올 것이라 하여 출항을 늦추거나, 쥐가 없는 배에는 타지 않는다는 속신(俗信)이 있었다. 쥐의 이러한 예지력은 숭배의 대상이 되기도 했는데 전라도 비금면 월포리와 진리, 대촌리 등에서는 쥐신(-神)을 모시는 쥐당(-堂)02을 설치하여 주신(主神)과 더불어 제를 올린다고 한다.
  쥐는 다산의 상징이다. 쥐는 보통 한배에 6~9마리의 새끼를 낳는데, 그 새끼는 빠르면 한 달에서 70일이면 다 자란다. 그 새끼는 어미가 다음번 새끼를 낳기 전에 새끼를 낳을 정도로 엄청난 번식력을 자랑한다. 이렇게 해서 한 쌍의 쥐가 1년이면 600여 마리로 늘어날 수 있다고 한다. 게다가 쥐는 눈치가 빠르고 어려운 조건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는다. 이러한 생태적 특성으로 인하여 다산의 상징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쥐와 관련하여 전해오는 몇 가지 풍속과 속신(俗信)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이 밖에도 쥐를 소재로 한 속담들이 많이 있는데 도둑, 약삭빠름, 왜소함, 약자 등으로 표현되는 것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질병의 온상으로 지탄받아 온 쥐가 그와 반대로 실험실에서 인류의 의학 발전에 밑거름이 되어 건강증진에 이바지하고 있는 고마운 존재이기도 하다. 이렇듯 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 선조들은 부정적인 것을 넘어 긍정적인 면을 본받으려 노력했다.
  국내 경제 연구원에 따르면 경자년의 경제는 2019년보다 어렵거나 조금 나아지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한다. 희망도 있고, 어려움도 있을 것이라는 말로 이해된다. 2020년에는 부지런함과 힘든 환경에 적응하는 쥐의 특성을 본받아 희망을 일구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경자년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경자년에는 도인들 모두가 화합 속에 쥐의 근면한 특성을 본받아 영민하고 착실하게 포덕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01 12지(十二支)라고도 하며, 자(子, 쥐), 축(丑, 소), 인(寅, 호랑이), 묘(卯, 토끼), 진(辰, 용), 사(巳, 뱀), 오(午, 말), 미(未, 양), 신(申, 원숭이), 유(酉, 닭), 술(戌, 개), 해(亥, 돼지)가 이에 해당한다.
02 신안문화원, 「신안군의 당제」,
http://shinanculture.net/history/index.html?mode=read&now_no=1&p=3&start=20&uid=400


관련글 더보기 인쇄

Copyright (C) 2009 DAESOONJINRIHOE All Rights Reserved.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강천로 882 대순진리회 교무부 tel : 031-887-9301 mail : gyomubu@daesoon.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