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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0년(2020)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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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있는 풍경 : 참다운 선각자의 길

참다운 선각자의 길



연구위원 최정락


  우리의 삶은 인간관계의 연속이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항상 부모와 형제, 부부와 자식, 스승과 제자 등등의 관계 속에서 각자의 역할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나도 결혼하여 어느덧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다. 근래에는 아이들에게 과연 어떤 아버지가 되는 것이 바람직한 모습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내가 살아온 가치관이나 직업관을 아이들에게 강요할 수는 없을 듯하다. 아이들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도록 도와주고 응원해주는 것이 훌륭한 부모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수도생활에서 참다운 선각자의 길은 무엇일까?
  선무 시절 수반과 있었던 일이 떠오른다. 나는 어렵게 인연을 맺은 최외수가 포덕소 생활을 함께하게 되어 많은 관심을 두고 있었다. 최외수도 나에게 다가오려고 노력해서 우리는 서로 진솔하게 도에 대한 생각을 나눌 수 있었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포덕 사업을 하면서 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최외수에게 감정 상하는 일이 많아졌다. 감정이 상하여 한숨짓는 내 모습을 보고 방면 선사는 “수반을 자신의 후각이라고 여기지 말고 함께 수도하는 도문소자라고 생각해 보는 건 어때요?”라는 조언을 건네주었다. 당시 ‘나의 후각’이라는 생각에 얽매였던 나를 돌아보게 하는 말이었다.  
  이러한 과거를 회상하면 노자(老子)가 말한 “자기가 낳아도 자기의 소유물로 여기지 않고, 덕을 베풀면서도 그것에 의존하지 않으며, 잘 성장하도록 도우면서도 지배하지 않는다(生而不有, 爲而不恃, 長而不宰).”01라는 구절을 생각하게 된다. 이 구절은 인간관계에서 욕심과 집착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 부모가 자식을 낳았다고 해서 자신들의 소유물로 여길 수 없고, 부모는 자식에게 여러 은덕을 베풀지만 그 은덕에 기대어 자식에게 대가를 바랄 수는 없다. 또한, 부모는 자식이 잘 성장하도록 돕지만 자식 스스로 원하지 않는 일을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노자가 말하려 했던 올바른 관계 맺음이란 결국 자신의 욕심을 내려놓고 상대방이 온전히 자신의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니었을까?
  후각과의 관계도 이와 마찬가지일 것이다. 고된 수도생활 속에서 부모의 마음처럼 선각이 후각에게 끊임없는 애정을 가지고 도를 알려주는 것은 보람된 일이다. 그런데 수도의 과정에서는 선각이 후각을 자기 사람으로 여기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왜 후각을 자기 사람으로 여기는 것일까? 아마도 처음에는 상제님의 뜻을 받들 후각이라 여겼겠지만, 후각과의 친밀감이 깊어지면서 ‘내 사람’이라고 집착하는 마음이 자리 잡는 건 아닐까. 후각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 자기의 뜻과 같은 방식으로 사고하길 바란다면 이는 사사로운 욕심이 앞서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연운(緣運) 관계로 맺어져 있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상제님·도주님·도전님으로 이어지는 연원(淵源)에 따라 입도하여 도를 닦고 있다. 도인 각자는 상제님과 삼생(三生)의 인연으로 도를 만나 도통을 목적으로 수도하고 있는 것이다. 도전님께서는 올바른 도인을 만드는 길은 상제님을 믿고 도를 따르게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02 또한, 우리는 모두 ‘상제님의 뜻을 받드는 도문소자’라고 강조하셨다.03 참다운 선각자의 길이란 후각이 상제님을 잘 따를 수 있도록 응원하고 후원하며 이끌어주어 온전하게 자기 수도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마치 훌륭한 부모가 자식을 대하는 마음처럼.





01 『도덕경』 10장. 
02 「도전님 훈시」 (1989. 1. 12) 참고.
03 《대순회보》 16호, 「도전님 훈시」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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