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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0년(2020)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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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를 읽고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를 읽고



잠실37 방면 선사 조주연




  수도하다 보면 제 마음이 변화되는 과정에 열려가는 순서와 단계가 있는 게 늘 신기했습니다. 저를 하나하나 고쳐나가는 수도가 어렵기도 하지만 재밌기도 하고 살면서 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수도하는 중에 마음 바탕에 있던 무력감이 수면 위로 드러나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평소 어떻게든 헤쳐나가려는 성격이었는데 무력감이 강하게 드는 게 당황스러웠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을 많이 하던 중 우연히 책 한 권을 접하게 되었는데 바로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라는 오카다 다카시의 심리학 도서였습니다.
  ‘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로 발전하는 것을 싫어한다’, ‘혼자 있는 것이 더 마음 편하다’, ‘책임이나 속박을 싫어한다’, ‘상처받는 일에 더 민감하다’, ‘실패가 두렵다’……. 저자는 이런 특징을 가진 사람이 급증하고 있으며 심리학 용어로는 이런 사람을 가리켜 ‘회피성 인격 장애’라 지칭합니다. 이런 성향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거리를 둘 뿐만 아니라, 실패할 것 같은 일, 상처받을 만한 일을 최대한 피해가려고 애쓰기 때문에 인생 자체가 위축되어 결국 자신의 능력보다 질적으로 낮은 삶에 만족한다고 합니다.
  언뜻 보면 매우 사교적이며 인생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 혹은 사회적인 지명도가 높은 사람 등등 많은 유형과 계층의 사람에게서도 이런 특징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런 특성을 좀 더 깊이 추적해보면 그 사람의 내면 깊숙한 곳에 ‘회피성 애착 성향’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회피형 인간’이 만들어지는 원인은 붕괴된 애착 관계 때문이며 이는 단순히 개인적인 위기라기보다 공동체와 인간이라는 종으로서의 위기로 보고 있습니다.
  저자는 개인주의화된 근대 사회일수록 회피형 인간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고 합니다. 회피형 인간이란, 종류에 따라 폭이 넓긴 하지만 타인에게 마음을 터놓거나 신뢰 관계를 구축하여 지속하기 힘든 공통점이 있습니다. 인간관계를 피하는 경향 때문에 사회생활, 결혼, 양육 같은 과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이런 경향은 유전보다는 양육환경 같은 2차적 요인이 큰 영향을 끼친다고 합니다.
  양육환경은 다양한데 먼저 방치하는 가정에서는 아이가 상처 입지 않으려고 스스로 관계를 피하게 됩니다. 과보호 과도한 지배는 자유의사를 박탈당한 결과로 허무감이나 무기력, 무감정 상태로 타인에 대한 신뢰가 없어지고 자신의 감정과 의사가 모호해지는 증상을 보입니다. 옳은 것만을 강요하는 양육환경은 ‘해야만 한다’라는 의무감에 속박당하거나 주체적 삶을 잃어버린 채 살게 되고 정해진 지시서 없는 일은 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이러한 가정환경이 원인이 되어 만들어진 회피형 인간은 여러 가지 특징을 보입니다. 먼저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 않습니다. 타인에게 기대를 품을 수 없다는 생각에 도움도 요청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생겨도 자신만의 힘으로 해결하려고 하다 한계에 도달하면 갑자기 좌절하고 몸으로든 마음으로든 도망쳐버립니다. 한편 최근 늘어나고 있는 회피형 인간 중에는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강한 지배를 받은 유형이 있는데, 이 유형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 못하거나 반대로 과도하게 의존하는 측면을 동시에 갖기에 부모 밑에서 벗어나 자립하는 일이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회피형 인간은 책임과 구속을 감당하는 것을 싫어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자유가 박탈당하고 생매장당하는 듯한 답답함을 느끼게 되고 이들은 자연히 새로운 도전이나 친밀한 관계를 피하게 됩니다. 또한, 회피형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자신을 무시하면 어떻게 하나’, ‘혹시나 차가운 시선으로 보지나 않을까’, ‘또 실패해서 혼나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에 사로잡혀 상처를 마주할 용기를 잃고 살아갑니다. 더 나아가 회피성 인격 장애인 사람은 ‘자신은 뭘 해도 어차피 실패한다’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산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처럼 회피형 인간은 어린 시절부터 어떤 일이 생길 때 항상 자신을 지지하고 지켜주는 안전기지를 갖지 못한 채, 안심하고 세상을 탐색할 수 없었기 때문에 무기력한 삶을 살아간다고 합니다. 이는 모두 따뜻한 인간미나 온기 가득한 삶을 경험하지 못하고 가혹한 삶을 사는 길로 흘러감을 의미합니다. 이에 저자는 안전기지를 만들어주거나 심리 상담 등 많은 해결방법을 책에 담아두었고 그 끝에 무기력에서 벗어나기를 권장하는 말을 담아두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몇백 만년에 걸친 인류의 역사에서 그 번영의 절정과 함께 공동체와 종으로서의 종말 위기를 겪고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 속에서 관계를 맺지 않고 살아가는 방식을 택하는 게 더 편하고 안전한 삶의 방식이라 여길 수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어디에도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어느 경우에도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책임이나 위험부담을 회피하며 살아가는 것은 곧 살아가는 것을 포기한 것과 다름없는 공허한 삶이라고 합니다. 이에 저자는 상처받는 위험을 피하려고 힘들게 찾아온 기회를 포기하지 말고 자신의 주체적인 인생을 되찾는 도전을 하라고 권합니다.
  이 책을 읽고 제 과거의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사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무력함의 배경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느끼던 힘든 마음도 당연히 생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심고를 드리다보니 문득 이런 고통을 겪게 한 업보가 이제 드러나는 것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전까지는 제가 지은 전생의 업보로 가족들이나 몇몇 사람들에게 괴로움을 당한 것이었겠지만 실제 세상은 제 생각과 다를 것이란 생각이 드는 한편, 전생에 제가 느꼈던 고통을 저로 인해 다른 누군가가 느꼈을 것을 생각하니 깊이 반성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상제님께 심고를 드리며 제 불신의 늪에서 벗어나려고 했는데 신기하게도 의식이 깨지면서 주변 세상이 밝아졌습니다. 그전까지는 각자 인생을 사는 것이고 누구도 저를 도와주기는 힘들며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을까 눈치를 보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고정관념이 녹아내리면서 사람들은 서로 함께 살아가는 것이고 좋은 마음을 나누며 살아가는 세상이란 것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상생의 의미가 마음으로 이해되었고 남을 위한 마음을 갖게 되니 불안감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잃어버렸던 주체성을 되찾으니 실패로부터 도망치는 마음이 아닌 부딪혀서 만들어 가보자는 열정이 되살아났습니다. 제가 도를 닦지 않았다면 사람의 따뜻한 마음을 제 인생에서 느끼지 못한 채 저만의 세상에서 불안에 떨며 살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심고만 열심히 드렸을 뿐인데도 상제님께서 베풀어주신 덕화에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제는 저만 생각하는 삶이 아닌 남을 잘 되게 하는 데 뜻을 두고 많은 사람에게 상제님의 덕화를 전하고자 합니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계속 마음을 열고 고쳐나가서 상제님께 쓰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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