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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0년(2020)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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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있는 풍경 : 겨울을 견딘 꽃눈

겨울을 견딘 꽃눈



연구원 김의성




  매년 봄마다 피어있는 각양각색의 꽃을 보면 누구 할 것 없이 설레고, 희망찬 기운을 느낀다. 하지만 봄에 피는 꽃이 겨울을 겪으며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 쉽게 생각하곤 한다. 꽃을 피우기 위해 겨울은 꼭 필요한 시간이다. 나무는 추위를 견뎌낸 다음에야 비로소 겨울잠에서 깨고 꽃을 피울 준비를 한다. 겨울에 시작된 추위와 배고픔은 나무가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아끼고 저장할 수 있게 만든다. 그래서 어떤 가지에는 겨울에 이미 꽃눈이 돋아있다. 이것을 ‘겨울눈[冬芽]’이라고 부른다.
  도장에도 영산홍과 개나리가 만개하여 도인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꽃을 피운 이 나무들도 지난겨울의 추위를 몸소 견뎌냈으리라. 도장에 핀 꽃을 보면서 선각자들이 겪었을 수많은 시련을 생각해 본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혹은 겪어야 할 고통을 경건하게 마주해 본다.
  우리는 수도하면서 누구나 몸과 마음으로부터 고통을 겪는다. 옆에서 볼 때는 가벼워 보이는 고통도 그 상황에 부닥친 당사자에게는 세상이 끝날 것 같은 무게감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그래서 내가 고통을 마주할 땐 고통을 참고 견디라는 선각의 위로가 속 모르는 사람의 잔소리처럼 들리기 십상이다. 그러다 보니 고통 속에 괴로워하고 있는 도우를 보고 어떤 격려의 말이나 위로의 말을 건네기 어려워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고통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안다면 우리는 조금 더 용기 있는 마음으로 고통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도전님께서는 “도를 닦아 나가는 데, 사업을 해나가는 데도 여러 가지 고통, 어려움이 있다. … 우리는 모든 고통을 겪어 나가야 한다. 그것이 없으면 안 된다. 거기에 따른 고통을 겪어 나가고 이겨 나가는 데서 수도가 된다. 힘이 되는 더 강한 마음이 생긴다.”01 라고 말씀하시며 우리의 마음을 북돋워 주셨다.
  고통은 우리가 목적을 이루기 위해 겪어야 하는 과정일 수 있다. ‘겨울눈’은 겨울의 추위를 견디며 성장한다. 추위가 나무의 모든 에너지를 꽃눈에 모을 수 있도록 만들 듯이 우리에게 주어진 고통은 우리를 성장시켜주는 동기가 된다. 또한, 고통은 자신을 돌아보며 변화할 수 있는 지혜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지혜는 보이지 않는 내면의 성장 속에서 생겨난다. 동아시아의 음양오행 사상에서 지혜[智]의 덕목을 겨울에 배속시킨 것은 움츠림 속에서 생겨나는 성장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지혜는 우리가 또 다른 고통에 직면할 때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혜안과 강한 마음을 지닐 수 있게 한다. 결국, 고통이 나를 성장시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도록 해줄 것이라는 믿음은 고통을 두렵지 않게 할 것이다. 우리의 수도는 이러한 믿음에서 힘을 얻는다.
  도장에 만개한 꽃을 보면서 새삼스럽게 지난겨울의 추위를 생각해 보니 이 꽃이 더욱 깊어 보이고, 자신에게 주어진 고난을 묵묵히 이겨내고 있는 수도인들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누군가 말했다. 겨울이 추울수록 봄은 더 아름답다고. 우리의 수도 과정도 이와 같을 것이다. 지난겨울의 혹독한 추위는 이듬해 봄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게 할 것이고, 수도의 과정에서 겪는 많은 시련은 내일의 나를 더욱 밝고 강하게 변화시켜 나갈 것이다. 그리고 그 힘으로 우리는 수도의 결실에 한발 다가갈 것이다.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 위해 지난겨울의 시련을 묵묵히 이겨낸 것처럼 말이다.






01 「도전님 훈시」 (1991.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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