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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0년(2020)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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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싶은 이야기 : 엔트로피와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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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로피와 수도



잠실10 방면 선사 변현지




  이제 코로나19로 치성에 참석할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에 작년의 치성을 떠올려본다.
  도장에서 치성 때 도인들은 한복을 단정하게 갖추어 입고 촘촘하게 줄을 서서 심고를 드린다.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도장으로 모인 덕분에 치성 참석자도 다른 치성때 보다 많다. 시립 중 구령 소리에 맞추어 배례를 드린다. 좁은 공간에 빽빽하게 있다 보니 에어컨이 돌아가고 있어도 온도가 점점 올라가고 시간이 지날수록 숨이 막힌다. 땀이 비 오듯 흐른다. 열기로 가득해서 어지럽고 숨도 잘 안 쉬어진다. 도인들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숨을 죽이고 정성 들이는데 몰두한다. 1시간이 지나도록 집중하고 있다.
  치성이 끝나고 줄을 서서 음복할 조를 짜고 기다린다. 도인들이 참 대단하다. 세상 어디서 이런 무더위에 사람을 모아놓고 가만히 서 있으라고 할 수나 있을까? 게다가 질서정연하기까지. 아마 없을 것이다. 견디지 못하고 뛰쳐나가는 사람이 생기고 무질서해질 것이다.
  음복을 기다리며 질서에 대해 생각해 본다. 질서, 수도하면서도 질서를 잘 지키란 얘기를 많이 들었다. 질서의 의미는 혼란 없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게 하는 사물의 순서나 차례라고 한다. 도에서는 체계와 질서를 같이 얘기할 때가 많다.
  질서에 대해 생각하니 물리학의 엔트로피가 떠올랐다. 엔트로피는 원래는 열역학에서 나온 개념이다. 엔트로피가 증가하면 자연 물질이 변형되어 다시 원래의 상태로 환원될 수 없게 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 반대의 과정은 무질서에서 질서로 옮겨가는 과정이다. 이것은 자발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열역학에서 엔트로피 증가는 분자운동이 질서 있는 상태로 있을 적은 확률에서 무질서한 상태의 큰 확률로 이동해 가는 자연 현상으로 본다. 엔트로피는 다른 말로 ‘무질서도’라고 한다.
  열역학 제2 법칙이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이다. 자연 물질계의 변화는 일정한 방향으로만 진행된다. 이미 진행된 변화를 되돌릴 수 없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자연 물질계의 변화는 엔트로피 총량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질서에서 무질서로 변화한다. 즉 시간이 흐를수록 무질서해진다. 물은 가만히 두어도 증발하고 아무리 튼튼하게 지은 건물도 시간이 지나면 낡고 부서진다. 젊었을 때 건강하던 사람도 시간이 지날수록 늙고 병에 걸린다. 열역학에서는 신체의 균형이 무질서해진다면 병은 악화하여 죽음에 이른다고 본다.
  마음에 비유해서 본다면 마음의 무질서로 양심을 잃는다면 마음의 병에 걸린다. 삶을 관리하지 않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둔다면 엔트로피 법칙에 따라 무질서해지는 쪽으로 가게 된다. 그래서 의지를 세워서 삶을 관리하며 살아야 한다. 수도는 무질서에서 질서로 가는 과정이란 생각이 든다. 의식적으로 도를 닦아서 질서를 잡아 나가는 과정이다.
  무질서하다는 것을 무도(無道)와 연관 지어 생각해 본다. 상제님께서 모든 인사가 도의에 어긋나서 인륜의 질서가 무너지고 망기부자무도 망기군자무도 망기사자무도 세무충 세무효 세무열 시고 천하 개병(忘其君者無道 忘其師者無道 世無忠 世無孝 世無烈 是故天下皆病)이라 하셨다. 깨진 인륜의 질서를 바로 행하는 것이 도를 닦는 것이고 도를 닦으면서 질서가 바로 잡히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질서가 완전히 바로 잡힌 세계가 후천이고 인간의 몸과 마음의 질서가 완전히 바로 잡힌 상태가 도통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한번 씨를 뿌리면 계속 열매를 맺고 사람이 불로불사하여 장생을 얻는 것은 엔트로피 법칙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무질서해져 가는 자연계의 흐름에서 벗어나서 인간이 우주와 온전한 질서를 함께하게 되는 것이 도통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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