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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1년(2021)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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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산책 :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 유행을 바라보며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 유행을 바라보며



교무부 주소연




  한국형 서바이벌게임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지난 9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후 전 세계가 말 그대로 ‘오징어 게임 열풍’에 빠졌다. 넷플릭스 사상 한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1위를 달성한 것은 《오징어 게임》이 최초인 것은 물론, 그 누적 시청자 수는 이제까지의 넷플릭스 상위 40위권 영상물들의 총 시청자 수를 능가했다고 한다.01 한류의 유행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되었지만, 이번 한국 드라마의 세계적 성공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넷플릭스라는 인터넷 기반 영상물 스트리밍 체계를 통해 전 세계 곳곳에, 심지어 한류에 관심이 없던 외국인들에게까지 이 드라마와 관련한 한국문화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지금까지 세계적 언론 미디어들이 앞다투어 《오징어 게임》 관련 기사를 발표하였으며, 유튜브와 각종 SNS상에는 《오징어 게임》에 대한 다양한 리뷰와 드라마에 나오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나 딱지치기, 달고나 뽑기를 직접 체험하는 영상들이 수없이 많이 올라와 있다.
  사실 《오징어 게임》이 이 정도로 흥행할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않았다. 서바이벌게임 장르라는 점에서 이미 폭력적인 요소를 전제로 하고 있으며, 사회의 어두운 측면에 초점을 두는 디스토피아 드라마인 데다가 선정적 장면도 있어 이 드라마는 상당히 수위가 높은 19금 영상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오징어 게임》을 모르면 대화가 안 된다”라고 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큰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 80개국에서 1위를 기록한 날 미국의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 현상(global phenomenon)이 됐다. 누구도 기대하지 않은 디스토피아적 흥행작”이라고 했으며, ABC뉴스는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거대한 히트작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문화에 기반한 콘텐츠가 전 세계적인 열풍을 연이어 일으키고 있는 최근의 현실에 대해 의아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제님의 천지공사를 아는 수도인은 이것이 천지공사의 도수대로 돌아가는 현상임을 놀랍고도 반가운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다. 상제님께서 세계각 족속의 문화의 바탕은 선ㆍ불ㆍ유도와 서도라고 하셨듯이02 모든 문화의 기초는 종교적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한국문화가 더욱 세계로 뻗어나갈 때 궁극적으로는 한국적 정서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종교사상도 관심을 끌게 될 것이다. 이때 우리는 세계포덕의 방향성을 《오징어 게임》의 성공을 통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오징어 게임》이 세계인을 사로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해외 언론에서 많이 이야기하는 인기 요인으로는 돈과 욕망에 치우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은유, 젊은이에게 어필하는 게임 장르라는 점, 한국적인 정서와 문화, 독창적인 미술 감각과 음악 등을 들 수 있다.03
  이 글에서는 세 가지 요인을 필자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먼저 이 드라마는 영화 《기생충》처럼 ‘빈부격차’라는 세계 보편적 문제를 풍자적으로 다룬다. 빈부격차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로, 특히 고리대금 같은 문제는 가난을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요소이다. 오징어 게임 참가자 대부분은 감당할 수 없는 빚에 삶이 무너져버린 사람들이다. 주인공 성기훈은 직장을 잃은 후 연이은 사업 실패로 결국 이혼하고 딸 양육권도 재혼한 전 부인에게 넘긴다. 나물 파는 일로 먹고사는 어머니에 빌붙어 살다가 사채업자에게 신체포기각서까지 쓴 위기에서 병든 어머니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목숨을 담보로 한 게임에 참여한 것이다. 한편, 성기훈처럼 오갈 데 없이 절망에 빠진 사람들은 소수의 부자에겐 재미로 즐기는 게임의 말에 불과하다. 돈을 위해 목숨을 거는 가난한 자와 돈으로 사람 죽이는 게임을 즐기는 부자는 인간성이 돈 앞에서 무너지는 비극적인 현실을 반영한다. 이때 인간의 가치나 존재 이유는 모호해지고 만다. 이러한 상황은 상제님께서 말씀하신 ‘죽이는 공사만 보는 선천’의 상극적 구조와 물질에 치우쳐 상도를 잃은 인간세계를 떠올린다.
  두 번째는 한국문화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표현한 점이다. 딱지치기,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뽑기 같은 놀이는 한국의 어른들에겐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기억된다. 이런 놀이가 소위 ‘어른을 위한 잔혹 동화’라는 이 드라마의 소재가 되긴 했지만, 오히려 이것은 한국의 놀이문화를 전 세계에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곳곳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딱지치기 체험 행사가 열리고 있는데 미국의 한 참가자는 “코로나 시기에 이런 한국 놀이를 통해 다 같이 모여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말하였다.04 이처럼 현재 세계인들이 한국문화에 대해 “신선하고 독창적이다”라며 열광하고, 더 나아가 한국문화를 중심으로 서로 소통하고 연대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다. 또한, 단순한 아이들 놀이를 서바이벌게임의 소재로 한 것은 드라마의 극적 요소를 강조하여 관객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다. 순수한 어린 시절의 놀이가 목숨이 오가는 무서운 서바이벌게임이 되는 상황, 온갖 풍파를 겪고 벼랑 끝에 선 어른들이 아이들 놀이를 목숨 걸고 하는 상황은 매우 역설적이면서도 그 비극적인 현실을 더욱 풍자스럽게 부각한다.
  세 번째는 한국의 콘텐츠에서는 거의 소재가 되지 않던 서바이벌게임이란 새로운 장르를 도입한 점이다. 게임은 현대사회의 가장 대중적인 오락문화이다. 물론 온라인게임의 중독성과 폭력성의 문제가 논란이 되지만 현대의 IT사회에서 게임은 사이버공간의 다양한 현실의 매트릭스를 통해 의료나 군사훈련, 교육 등 여러 가지 기능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각각의 매트릭스는 특정한 목적과 가치관을 가진 하나의 세계라고 볼 수 있는데 여기 참여하는 사람들은 그 세계의 원리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제작자가 어떤 목적과 가치를 가지냐에 따라 매트릭스의 원리는 달라지며 그 안의 참여자들도 달라진다는 점에서 게임은 철학적인 의미가 있다.
  《오징어 게임》이 사회비판적 드라마임에도 희망적인 것은 그런 상생의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주인공 성기훈은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로서 생존의 게임 속에서도 주변 사람들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마지막엔 모든 상금 대신 친구를 택하고, 그 비인간적인 게임을 만든 자들과 맞서겠다는 용감한 행보를 보여준다. 그것은 상극적인 구조에 더 이상 노예처럼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이며 딸에게 더욱 당당한 아버지가 되겠다는 선언으로 보인다.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생존게임 같은 현실 대신 사람이 사람을 믿을 수 있는 세상, 서로가 서로를 챙겨주고 살려주는 세상이 반드시 실현 가능하다는 희망을 그의 용기 있는 발걸음에서 엿볼 수 있다.
  네 번째는 주인공 성기훈과 주변 인물들이 보여주는 인간적인 정이다. 외국인들이 한국 영화나 드라마 문화의 가장 특별한 점으로 인간의 깊은 감정을 이끌어낸다는 점을 든다. 이것은 소위 ‘K-신파’라고 하는데 단순히 눈물샘을 자극한다는 의미의 신파라기보다는 스토리텔링으로 나타나는 여러 인간관계를 통해 인간의 깊은 내면을 바라보게 하여 심금을 울리게 한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다.05 현재 유튜브나 틱톡 등에서 세계인들이 뽑은 《오징어 게임》의 명장면 중에는 게임 자체보다도 등장인물 간의 인간적인 유대에 대한 것이 많다. 이것은 《이스케이프 룸》, 《데스노트》같은 외국의 서바이벌게임 콘텐츠가 무섭고 잔인한 데에 그치는 것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예를 들어, 주인공 성기훈은 돈이 없어서 부모와 자식에게 부끄러운 처지에 있지만, 원래는 성품이 선하고 주변 사람들을 보듬을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그래서 그는 모두 외면하는 힘없는 노인 참가자 오일남을 파트너로 챙기고 자기 돈을 훔친 탈북자 강새벽도 자기 사람으로 받아들인다. 이외에도 조상우와 외국인 노동자 알리와의 관계, 강새벽과 그에게 승리를 양보하는 지영, 마지막 편에서 기훈이 죽은 상우와 새벽의 가족을 챙기는 모습, 또 새벽의 동생을 가족으로 받아주는 상우의 어머니 등 드라마는 비인간적인 생존게임의 상황에서도 꽃처럼 피어나는 인간적인 모습들을 잘 그려내고 있다.




  이처럼 《오징어 게임》의 성공의 핵심은 현실을 직시하는 진지한 시선, 한국 고유의 문화와 정서, 그리고 이를 게임물이라는 현대적 장르와 결합하여 표현한 점이다. 특히 각종 인터넷 기반 콘텐츠들은 현대 문화의 중심으로 지금 젊은 세대에게는 소통과 놀이의 장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현대인들에게 가장 친숙하고 빠르게 다가갈 수 있는 도구인 것이다. 또한, 《오징어 게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놀이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 달고나 뽑기, 딱지인 것처럼 ‘단순하고 쉬운 것’이 대중을 끌어당기는 힘이다.
  《오징어 게임》 드라마를 통해서 한국의 문화와 정서가 전 세계에 폭발적으로 유행하는 현상은 상제님의 천지공사로 한국이 상등국이 되는 과정의 한 일면으로 볼 수 있다. 대순진리회 수도인은 천지공사를 받드는 중심축으로서 앞으로 전 세계에 해원상생과 보은상생의 진리를 전하는 우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상극적 구조를 상생으로 바꾸신 상제님의 진리는 현실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공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는 현 인류에게 가장 희망적인 메시지가 된다. 이를 기반으로 우리의 포덕사업이 현대인과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진다면 훨씬 더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또한 인터넷 세대와 소통하고 그들에게 상제님의 진리를 알리기 위해서는 현대적 감각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누구나 다가가기 쉽게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리의 포덕사업이 현대사회의 흐름을 고려하는 형태로 나아갈 때 앞으로 대순사상이 한류 열풍의 가장 선봉에 서게 될 날은 멀지 않을 것이다.






01 「《오징어 게임》, 드라마계 BTS가 되다」, 《시사저널》 2021. 10. 9.
02 “선도(仙道)와 불도(佛道)와 유도(儒道)와 서도(西道)는 세계 각 족속의 문화의 바탕이 되었나니…”(교운 1장 65절); “세계의 모든 족속들은 각기 자기들의 생활 경험의 전승(傳承)에 따라 특수한 사상을 토대로 색다른 문화를 이룩하였으되…”(교법 3장 23절).
03 조 윌리암스(Zoe Williams), 「오징어 게임의 인기 요인은 현대인의 불안(Squid Game owes its popularity to anxieties of modern life」, 《더 가디안(The Guardian)》 2021. 10. 9.; 마이크 헤일(Mike Hale), 「오징어 게임을 아직 못봤다고요? 참고하세요.(Haven’t Watched ’Squid Game’? Here’s What You’re Not Missing.)」, 《뉴욕타임즈(The New York Times)》 2021. 10. 11.
04 「뉴욕에서도 ‘달고나 뽑기’‥“사흘 휴가내고 왔어요”」
(2021.10.27., MBC 뉴스데스크) https://www.youtube.com/watch?v=TrfNsyE_so8

05 「K-신파를 왜 좋아할까...? 한국식 신파를 맛 본 외국인들 찐 반응」, 『스브스뉴스』https://www.youtube.com/watch?v=fq4ndvFKvLw; 「오징어 게임 ‘K신파’에 해외선 큰 박수...」, 《한국일보》 2021. 9. 25.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109231705000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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