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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1년(2021)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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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예 : 오! 나의 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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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대순문예공모전 산문부문 우수


오! 나의 원수님!



문정2 방면 평도인 손예린




  도장에서 수호를 서는 동안 있었던 일입니다. 저와 스타일이 매우 다른 수호자 한 분과 함께 지낸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처음엔 잘 몰랐는데 함께 생활하면서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을 일일이 따지기도 하고, 소리에 민감한지 조금이라도 큰 소리가 나면 인상을 찌푸리며 조용히 해달라고 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서 ‘아! 많이 예민한 사람이구나!’ 싶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때문에 도장 내부의 인원은 감축되고 외부로의 출입이 제한되면서 방면에서 수호 교대자를 보내 줄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적은 인원으로 일을 해 나가다 보니 수호자들은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지쳐갔고 그분의 예민함도 극도로 치닫게 되었습니다.
  그분과 같은 조가 된 적이 있었는데, 저는 어떤 순서로 처리하든 결과만 맞게 나오면 된다는 주의이고, 그분은 어떤 상황이든 원칙대로, 순서대로 일해야 한다는 주의였기 때문에 수호를 서면서도 숙소 생활을 하면서도 돌아서면 부딪치기 일쑤였습니다. 평소 일상적으로 대화할 때도 제 목소리가 너무 크다고 지적하실 때가 많았고, 제가 그분의 생각과는 다르게 일하면 부드럽게 설명해도 잘 알아들을 수 있는데 답답함이 서린 말투로 얘기하시며 항상 못마땅해할 때가 많아서, 차라리 처음부터 이 사람과 만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습니다. 갈등이 고조 될수록 이런 일의 빈도가 잦아지다 보니 서로 인사도 안 하게 되고 어색한 공기만 감돌았습니다. 마음이 불편하다 보니 서로 충분히 배려할 수 있는, 공용 물품을 사용하는 것, 불을 켜는 것, 창문이나 방문 여닫는 것 등 사소한 부분으로도 잡음이 생겼습니다. 급기야는 ‘전생에 무슨 원수였나? 어떻게 하면 이런 부분으로도 쉽게 다툴 수 있는 건지’하며 작은 행동 하나에도 눈치를 보게 되는 상황이 왔고, 남들은 오고 싶어도 못 오는 도장에 있으면서도 차라리 도장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 사람과 함께 했던 1년은 무언가를 열심히 할 의지도 안 생기고, 중요한 건 힘을 합쳐 일해야 할 순간에 화합이 되지 않았습니다. 갈등을 겪는 과정에서 마음이 힘들어서 눈물도 많이 흘렸고, 경우마다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잘 몰라서 방면 선각분께 자주 전화도 드렸습니다. 선각분께서는 “원래 사람마다 스타일이 다 달라서 단체생활이 쉽지 않다. 내가 좀 힘들더라도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하고 맞춰야지 함께 잘 생활할 수 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듣고 처음에는 ‘왜 힘든 내 마음은 알아주시지 않을까’ 섭섭한 마음이 많이 들었는데, 말씀대로 내가 힘들지만 조금씩 상대에게 맞춰서 생활하다 보니 갈등이 실제로 많이 줄어들었고, 그 후 그분은 방면에 복귀하게 되어 상황은 일단락되었습니다.

  그후에 방면 임원분께서 도장에 오셨다가 오랜만에 저를 보고 놀라시면서 “어쩌다가 통통하던 사람이 이래 살이 확 빠졌을까?” 하셨고 “이번 일로 마음이 답답하고 힘들었는지 입맛이 없어져 저도 모르게 살이 많이 빠졌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사정을 들으신 임원분께서 “한마디로 마음고생을 했다 이 말이제?”
하시며 마음가짐에 대해서 말씀해주셨습니다.


  내 마음에서 좋다고 느끼는 사람은 어떤 행동을 해도 좋아 보이고 내 마음에서 싫으면 그 사람의 어떤 행동이든 싫어 보이겠제? 그 사람이 나를 불편해하고 싫어했다면 내가 어떤 특정 행동을 해서 그런 게 아이라 내 마음의 높이가 높다 보니까 그 사람도 그걸 느낀 걸 끼다. 니가 안 맞는 부분이 있어도 그냥 “예, 그렇게 하세요.” 하고 받아주고 했으면 됐을 낀데, 싸움닭처럼 ‘꽝!’하고 들이받았겠지! 내 마음이 높이가 높다 보면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을 자꾸 시비하고 걸게 돼. 그런 마음에 척이 발동하고 감정으로도 나타날 거 아냐. 잘 생각해 봐라. 보면 도인이든 비도인이든 누구나 마음의 높이가 낮은 사람을 좋아한다. 부부나 연인이 권태기가 오는 것도, 서로 마음의 높이가 높다 보니 안 맞춰줘서 그런 거지. 상제님께서도 ‘트집을 잡고 싸우려는 자에게 마음을 누그리고 지는 사람이 상등사람이다’ 하셨는데 내가 마음을 낮추고 상대를 이해하면 누구랑도 잘 맞춰나갈 수 있는 거야. 일하는 부분이나 생활하는 부분은 늘 다를 것 없이 돌아가잖아. 항상 새로운 것은 마음이란 말이야! 매일을 즐겁게 새롭게 살 것이냐 지옥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느냐가 다 내 마음에 달려있는 거다. 알았나?




  여태껏 저의 마음가짐과 행동들을 다시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이 단순히 너무 예민해서인 줄 알았는데, 내가 마음에서부터 그 사람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불편함을 가진 채 내 생각만 강하게 주장해서 그 사람이 내 마음의 장벽을 느꼈던 것이 아닐까? 또 ‘해원은 척을 푸는 일이며 척을 맺는 것도 나요 푸는 것도 나라는 것을 깨닫고 내가 먼저 풀므로써 상대는 스스로 풀리게 되니, 양편이 척이 풀려 해원이 되고 해원이 되어야 상생이 된다는 것을 깊이 깨달아야 할 것이다’라는 구절이 떠오르면서 해원상생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전경, 지침, 요람을 통해 수도인의 올바른 마음가짐과 해원상생에 대해 많이 들어왔지만, 여태까지 그냥 머리로만 ‘그렇구나’, ‘그렇게 해야 하는 거구나’ 했었지, 그렇게 크게 마음에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막상 누군가와 갈등이 생기거나 억울한 일을 겪게 되면 ‘내가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 거지?’하고 불평불만을 할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수호자를 통해 이제야 해원상생의 의미를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전경을 살펴보면 상제님께서 억울한 일을 당한 종도들에게 오히려 자신의 허물을 먼저 반성하고, 가해자를 죽이려는 마음을 버리고 은인과 같이 생각하라고 하신 구절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사람과 갈등을 겪을 때는 정말 한 판 싸우고 싶기도 했고, 그 상황을 벗어나고 싶었지만 그를 통해 저의 높았던 마음을 깨달을 수 있었기 때문에 지금은 그분에게 정말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또 그분으로부터 배운 점도 있습니다. 일을 할 때 내 상황에 맞춰서 적당히 타협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나한테 맞추는 게 아니라 내가 그 상황에 맞춰서 시간을 내고 마음을 써야 하는 것을 알았고, 또 내가 괜찮다고 생각되면 앞뒤 안 가리고 불도저처럼 행동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사람마다 느끼는 부분이 다 다르기에 상황을 살펴서 하게 되고, 조심스럽게 행동하게 되었습니다. 여태 살면서 사회에서는 나와 결이 달라 갈등이 생기고 힘들면 피하거나 관계를 끊어냈었는데, 도에서는 피할 수 없이 나의 모난 부분을 닦아 성장하게 되었으니 정말 감사한 일이 아닌가 합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들과 관계를 맺을 때 제 마음을 낮춰 상대를 이해할 줄 알고, 더 나아가 상제님의 덕화를 올바르게 펼칠 수 있는 수도인이 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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