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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2년(2022)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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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광장 :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자세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자세



교무부 주소연



후천에는 사람마다 불로불사하여 장생을 얻으며
궤합을 열면 옷과 밥이 나오며…   (예시 80절)


…병들어 괴롭고 죽어 장사하는 것을 면하여 불로불사하며
빈부의 차별이 없고 마음대로 왕래하고
하늘이 낮아서 오르고 내리는 것이 뜻대로 되며
지혜가 밝아져 과거와 현재와 미래와 시방 세계에 통달하고…
(예시 81절)


  위의 『전경』 구절은 상제님께서 예시하신 후천의 인간의 모습과 생활양식을 보여준다. 이것은 상제님께서 천지공사를 통해 여신 미래이며 인간이 수도를 통해 도달할 수 있는 이상적인 경지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경지가 과연 어떻게 이루어질지 궁금하다. 그런데 오늘날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분야에서 기술을 통한 불로장생이나 의식의 무한한 확장 등 현재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고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완전히 새로운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미래가 도래하는 시점을 ‘기술적 특이점’이라고 하는데 미국의 컴퓨터 과학자이자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 1975~)은 그 시점을 2045년으로 예측하였다. 하지만 최근 학자들은 정보기술의 비약적인 발달로 그 시점이 2029년으로 앞당겨질 거라고 예상한다.01 실제로 코로나 팬데믹으로 디지털과 인공지능 기반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었고, 자율주행 차량이나 음성인식 원격제어, 유튜브 알고리즘 등에서 인공지능 기술은 우리의 일상생활로 다가오고 있다. 이때 우리 수도인은 이러한 경향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기술 특이점: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식 총량을 뛰어넘는 시점

  2016년 1월 19일 세계경제포럼의 의장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이 4차 산업혁명02의 새로운 미래 전망을 제시한 이후 그 핵심기술인 인공지능은 더욱 빠른 속도로 발전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가장 큰 이목을 끈 것은 2016년 3월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일 것이다. 당시 이세돌은 1승 4패로 알파고에 패했는데 이것은 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초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또한, 이것은 인공지능의 발전이 가속화되어 모든 인류의 지성을 합한 것보다 더 뛰어난 인공지능이 출현한다는 ‘기술적 특이점’을 예고하는 일이기도 하였다.


▲ 이세돌 9단과 AI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국장면, 2016년 3월, TBS 뉴스



  특이점은 원래 수학과 물리학에서 ‘무한대가 시작되는 시점’ 또는 ‘더 이상 기존의 법칙으로 이해될 수 없는 지점’이란 뜻으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빅뱅의 시작점이나 블랙홀의 중심점은 현재 인간이 아는 물리법칙을 초월한 곳이다. 기술적 특이점도 마찬가지 개념이 적용된다. 레이 커즈와일 등 기술 특이점 학자들에 의하면 기술은 수확 가속의 법칙(The Law of Accelerating Returns)에 따라 서서히 발전하다가 그 정보량이 축적되면 어느 순간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발전하여 인공지능이 인류의 지능을 초월하는 특이점에 도달한다. 이러한 기술 특이점의 경지가 구체적으로 어떨지는 현재 인간의 사고로는 예측하기 어렵다. 이 지점에서 인공지능은 인간을 모방하는 학습(Deep Learning 딥러닝) 능력에서 더 발전하여 자기 스스로 진화하는 경지까지 나아가기 때문이다. 기술 특이점을 처음 언급한 미국의 수학자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 1903~1957)은 특이점으로 인한 변화는 “모든 규칙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하였고, 영국의 수학자 어빙 존 굿(Irving John Good, 1916~2009)은 인공지능 스스로 더 뛰어난 기계를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인공지능이 폭발적으로 발전하고 인간의 지능은 한참 뒤처질 것이다”03라고 말하였다.
  이러한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예측 불가능성은 인공지능 기술이 오히려 인간에게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영화 〈터미네이터〉와 같은 각종 SF 시리즈가 예고하듯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에 인간이 지배당할 수도 있고 심지어 인간이 멸종할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있는 것이다. 실제로 자율주행차 기업인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Elon Musk) 회장은 “AI는 원자폭탄보다 더 위험하다”라고 경고하였다.04 하지만 현재 인공지능 기술에 대해서는 암울한 전망보다 낙관적인 전망이 더 크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인공지능 기술은 이미 우리 현실이 되고 있으며 실제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인간에게 이로운 점이 많기 때문이다. 
  기술 특이점의 핵심은 나노기술과 유전공학에 기반한 ‘인공지능과 인간의 생물학적 융합(symbiosis)’이다. 생체융합 인공지능 기술은 여러 가지 긍정적인 기능을 할 수 있다.05 예를 들어, 몸속에 나노봇을 넣어 몸 상태를 24시간 관찰하여 암과 같은 질병을 초기에 탐지하고, 손상된 신경망을 연결하거나 체내에 약물을 주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각종 병을 치료할 수 있다. 또한, 분자 수준에서 유전정보나 단백질 형태를 업그레이드하거나 재조직하는 단계로 발전할 수 있다. 그러면 노화를 멈추거나 수명을 연장하고 몸의 힘과 기능을 얼마든지 강화할 수 있게 된다.06




  더 나아가 인간의 뇌에 지능정보가 내장된 마이크로 칩을 넣어 슈퍼컴퓨터나 클라우드와 연결함으로써 인간 뇌의 용량을 무한대로 확장할 수도 있다. 레이 커즈와일은 뇌의 확장으로 인간의 의식이 우주만큼 커지므로 이를 영적인 진화라고 말하기도 한다.07 또한, 이스라엘의 역사학 교수인 유발 노아 하라리(Yubal Noah Harari, 1976~)는 『호모 데우스』에서 인간은 로봇과 컴퓨터와 결합하는 과정을 통해 업그레이드되어 호모 사피엔스(지혜가 있는 사람)로서의 인간은 사라지고, 창조와 파괴라는 신적인 힘을 가진 호모 데우스(Homo Deus 신적인 인간)로 상승할 것이라고 말한다.08 이것은 유전공학과 사이보그 인공지능 기술로 인간이 생명을 창조하고 재구성할 수 있으므로 인간이 신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기술에 의존한 진화가 진정 인간이 추구하는 경지인가

  이처럼 인공지능 기술은 현재 우리 일상 깊숙이 다가오고 있으며 심지어 인간의 영적 영역에도 접근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 수도인은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인공지능 생체융합 기술로 오래된 장기를 새것으로 교체하고 유전자를 조정하여 병을 없애고 심지어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면 이것은 혹시 상제님께서 말씀하신 불로불사의 경지와 비슷하지 않을까, 또는 인간의 뇌가 컴퓨터와 연결되어 인간 의식이 우주처럼 확장된다면 그것은 우리가 수도를 통해 추구하는 최종의 경지와 비슷하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레이 커즈와일과 유발 하라리 같은 학자들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 물론 상제님께서는 서양의 문명이기를 창생의 편의를 위해 유지하게 하셨으므로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은 앞으로 도래할 후천 문명의 기반이 될 것이다. 그리고 기술 특이점이 현재 세상과 완전히 다른, 현 차원에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미래를 제시한다는 것은 상제님께서 예시하신 미래의 한 측면이 실현된다는 암시로도 볼 수 있으므로 이는 상제님 공사로 도래할 개벽이 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러한 미래 기술을 수용하되 인류의 위기를 초래한 문명이기의 남용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과 인공지능 기술의 관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즉 인공지능 기술이 이제껏 인류가 추구해 온 인간 완성이나 이상적인 경지를 실현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다음과 같은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인공지능 기술 특이점 학자들이 말하는 영적 진화 또는 신처럼 되는 경지는 인간의 뇌와 지식적인 측면에 한정되어 있다. 이것은 영 또는 영혼 개념에 대한 현대 서양인의 관점을 반영한다. 기술 특이점 학자들이 말하는 영혼은 주로 뇌와 관련한 이성적인 측면을 가리킨다. 하지만 한국 문화에서 영혼은 ‘생명의 근원’으로 사후에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나거나 저승에서 영생하는 ‘불멸의 존재’로 정의되므로09 영혼이 이성적인 측면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더 나아가 대순사상에서 영혼은 사후에도 존재하는 실체로서 마음과 함께 심령(心靈)으로 연결되는 개념이다. 「포유문」에서 “심령을 통하면 귀신과 더불어 수작할 수 있고 만물과 더불어 질서를 갖출 수 있다”10라고 하였다. 이처럼 마음은 인간이 더 큰 차원과 연결될 수 있는 매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행록 3장 44절11을 참고할 때, 인간의 마음은 신(神)이 드나드는 통로이며 선한 것은 배우고 악한 것은 고쳐서 마음을 닦아 천지 즉 우주와 같은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뇌 중심의 이성적 사고의 확장보다 마음을 닦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둘째, 마음을 닦는 과정은 인간관계에서 도덕을 실천하는 수도가 중요하다. 도덕성은 인간관계에서 각자의 도리를 다하고 인ㆍ의ㆍ예ㆍ지 등의 덕을 실천할 수 있는 성품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수도는 다양한 인간관계와 다양한 상황 속에서 이루어진다. 도전님께서 “수도는 인륜을 바로 행하고 도덕을 밝혀 나가는 일”12이라고 하셨다. 인륜도덕을 행하는 것은 수칙 3번에서처럼 부모, 나라, 부부 등 인간의 사회적 관계 속의 나의 역할을 이해하는 일이 필요하다. 또한, 인륜도덕의 실천은 마음과 상관없이 뇌 중심의 이성적 사고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부모에 대한 효도와 나라에 대한 충성, 존장에 대한 경례와 같이 상대에 대해 감사하고 존중하는 마음에서 일어나는 행동이다. 이것은 외면적 행동에 대한 알고리즘과 데이터 분석에 기반하여 논리적 판단으로 작동하는 인공지능이 따라잡지 못하는 부분이다.
  셋째, 인간이 진정 추구하는 것은 인공지능처럼 지식이 무한하고 로봇처럼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도덕적인 인격을 완성하여 모두가 화합하고 평화로운 세상에서 사는 것이다. 인간의 도덕적 완성은 지금의 상극적인 사회를 화평한 사회로 변화하기 위한 핵심 요소이다. 상제님께서 제시하신 후천은 인간이 불로불사하고 모든 것을 아는 경지에 이르는 것 외에 사회적으로도 “천하가 한 집안이 되고 조화로써 창생을 법리에 맞도록 다스리고”, “백성은 원울과 탐음의 모든 번뇌가 없고”, “빈부의 차별이 없는” 세상이다.(예시 81절) 인간의 도덕성을 간과한 기술 특이점의 미래가 위험할 수 있는 것은 첨단 기술을 다루는 사람이 비도덕적일 때 그 기술이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빈부격차와 사회적 갈등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인간이 육체적 한계를 넘는 경지에 도달했다 하여도 그런 상극적 사회를 인간이 추구하는 경지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는 인간의 본질을 묻는 계기

  지금 인공지능 기술은 현대사회의 일상이 되고 있으며 그 수준은 폭발적인 속도로 발전하여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려 하고 있다. 이것은 기술 특이점이라는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지점을 향해 도달한다는 전망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앞서 살펴보았듯이 인공지능 기술에서 제시하는 인간의 미래는 여러 가지 면에서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 인간의 진화를 지적인 확장과 육체적인 한계를 초월하는 것에 초점을 두는 점이 그것이다. 아마도 이것은 인간이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차이에서 비롯될 수 있다. 동양사상에서 인간은 하늘과 하나가 되는 것(天人合一)과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며 하늘의 이치를 삶 속에서 구현하는 것이 삶의 목적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근대 이후 서양 사상에서 인간은 신이나 자연의 섭리와 분리된 개인으로서 각자 욕구를 실현하는 존재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이런 관점에서 인공지능 기술은 불로장생과 같은 인간의 오랜 꿈을 실현하는 기술로 각광받을 수 있다. 하지만 상제님의 도를 받드는 우리에게는 기술을 통해 편리하고 이상적인 세상을 실현하는 것이 궁극의 목적은 아니다. 상제님께서 “일월은 지인(知人)이 아니면 허영(虛影)”(교운 1장 30절)이라고 하셨듯이 인간은 천지의 이치를 인지하는 존재이며, 그 도의 이치를 체득하고 덕을 실천하여 이 세상을 상제님의 도가 펼쳐지는 곳으로 만드는 존재이다. 인간이 그 이치를 체득하고 덕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닦는 수도가 필요하다. 마음을 닦아 천지와 같이 크게 하고 그런 마음을 통해 세상에 덕을 베풀면 그것이 인간의 도리를 다하는 길이고 세상 전체를 밝히는 일이 될 것이다.
  현재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려는 시점에서 인간의 명확한 역할을 모른다면 인간을 닮은 인공지능을 무엇이라고 부를지,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할 때 인간은 과연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등 여러 가지 인간의 존재 의미를 묻는 상황이 생겨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인간의 존재 의미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지금의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것이다. 지금은 결국 인간이 어떤 존재이고 무엇을 위해 존재하느냐는 근원적인 질문에 인간이 책임감을 갖고 답을 해야 하는 결정적인 지점일지도 모른다.

 






01 김성태, 「2029년 과연 ‘특이점’은 올 것인가」, 《ZD Net Korea》 2021.8.18.
02 “4차 산업혁명이란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 등이 융합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으로서 1784년 영국에서 시작된 증기기관과 기계화로 대표되는 1차 산업혁명, 1870년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이 본격화된 2차 산업혁명, 1969년 컴퓨터 정보화 및 자동화 생산 시스템이 주도한 3차 산업혁명에 이어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을 통해 실재와 가상이 통합돼 사물을 자동적, 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가상 물리 시스템에 기반을 둔 산업상의 변화를 일컫는다.” 조광희, 「4차 산업혁명에서 살펴본 인간의 확장성과 상생윤리」, 《대순회보》 193 (2017).
03 레이 커즈와일, 『특이점이 온다』 , 김명남·장시형 옮김 (파주: 김영사, 2007), pp.42-43.
04 김성태, 앞의 글.
05 레이 커즈와일, 앞의 책, p.270.
06 같은 책, pp.316-427 참고.
07 같은 책, p.542.
08 Yubal Noah Harari, Homo Deus: A Brief History of Tomorrow, Canada: Signal Books, 2016, p.57.
09 김태곤, 『한국의 무속연구』 (파주: 한국학술정보, 2002), p.40.
10 “心靈通則鬼神可與酬酢萬物可與俱序”(교운 2장 41절)
11 “心也者鬼神之樞機也門戶也道路也 或有善或有惡 善者師之惡者改之 吾心之樞機門戶道路大於天地” (행록 3장 44절)
12 『대순지침』,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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