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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52년(2022)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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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코너 : 백락상마(伯樂相馬)

백락상마(伯樂相馬)



부여 방면 선무 신혜정


▲ 백락상마도, 명 나라 화가 仇英 작, 출처: https://www.zmkm8.com/thread-60091-1-1.html.



  얼마 전 지인을 통해 백락상마(伯樂相馬)라는 고사성어를 알게 되었다. 주로 훌륭한 인재를 잘 알아보고 등용하는 것을 비유한 말로 많이 사용되는데, 그 고사성어와 관련된 일화를 통해 느낀 점을 함께 나누고 싶어 글을 쓰게 되었다.



백락상마(伯樂相馬)
  중국 춘추전국 시대에 말(馬)을 보는 안목이 신(神)의 경지에 이른 백락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가 마음에 들어 하는 말은 모두 최상급 명마였다. 하루는 초나라 왕의 명으로 천리마를 구하기 위해 명마의 고장인 연나라와 조나라를 둘러보았으나 마음에 드는 천리마를 찾을 수 없었다. 낙심하고 돌아오는 길에 백락은 소금 장수의 마차와 마주쳤다. 마차를 끌던 말은 뼈만 앙상하게 남아있었고 꼬리는 축 늘어진 채 어디에도 쓸모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백락은 그 말이 천리마의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 보았다. 왕을 태우고 천하를 누벼야 할 천리마가 제대로 먹지 못해 비쩍 마른 채 소금 마차를 끌고 있는 모습이 측은하여 말을 쓰다듬자, 말은 자신을 알아봐 주는 백락에게 감격하여 앞발을 들어 보이며 크고 우렁차게 울었다. 백락은 소금 장수에게 말을 샀고 초나라로 돌아와 왕에게 말을 보여주었다. 볼품없이 늙은 말을 천리마라고 소개받은 왕은 자신을 농락하는 것 같아 화를 내었지만, 백락이 보름 동안 잘 보살펴 말이 회복하면 그때 다시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말에 믿고 기다려 보기로 했다. 소금 마차를 끌던 비쩍 마른 말에게 좋은 먹이와 마구간을 내주어 정성껏 보살피니 몰라보게 건강해져 위풍당당한 천리마의 모습을 되찾았다. 이를 본 초나라 왕이 매우 기뻐하며 말 위에 올라 채찍을 한 번 휘두르자 말은 순식간에 천 리를 달렸다. 훗날 초나라 왕은 그 천리마와 함께 전쟁에서 수많은 공적을 쌓았다고 한다.



  이 일화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모든 사람을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초나라 왕이 그랬듯이 우리는 상대방의 수많은 모습 중 단편적인 모습 몇 가지만 보고 이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혹은 나에게 도움을 줄 사람인지 그렇지 않을 사람인지 판단하기 쉽다. 물론 시간을 두고 오래 지켜볼 수도 있겠지만, 소금 장수가 그 말이 천리마인 줄은 상상도 못 했던 것처럼 가까이 있고 오래 보았다고 해서 모두가 다 상대의 잠재되어있는 본모습까지 꿰뚫어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백락은 달랐다. 남들은 쳐다보지도 않을 볼품없는 말이었지만 관심을 가지고 보았고 그 말이 천리마의 자질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보았다. 그리고 초왕의 불신에도 자신의 안목을 믿으며 정성껏 말에게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였다. 그 결과 말은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 천리마가 되었다.




  중국 당나라를 대표하는 문장가인 한유(韓愈)는 『고문진보』01 후집 제4권에 있는 잡설(雜設)이란 글에서도 백락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아무리 천리마라도 말을 키우는 사람이 그 말의 능력을 알지 못하고 함부로 채찍질하며, 다른 말과 똑같이 먹이를 주고, 말이 울어도 그 뜻을 알아채지 못한다면 천리마는 비록 천리를 달리는 능력이 있어도 그 재주가 드러나지 못하고 보통 말들과 같아진다고 한다. 그래서 세상에는 좋은 말은 많이 있어도 그것을 알아보는 백락과 같은 사람이 항상 존재하는 것은 아니며, 백락이 먼저 있고 난 뒤 천리마가 있을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백락과 같이 상대의 내면을 꿰뚫어 보는 안목은 어떻게 생길 수 있을까? 상제님께서 우리의 일은 남을 잘되게 하는 공부라고 하신 말씀에서부터 그 방법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남을 잘되게 하기 위해서는 모든 생각과 행동의 초점을 내가 아닌 상대에게 맞춰야 한다. 상대의 진정한 가치를 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서 각자가 가진 역량을 바르게 잘 발휘하면서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준다면 이 또한 남을 잘되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백락이 쓸모없어 보이던 말을 보고도 태생이 천리마라는 것을 알아채고 그 재주가 세상에 드러날 수 있도록 하였듯이 그동안 우리 주변에도 대순진리를 바르게 알려주면 함께 수도할 수 있는 인연을 무심코 지나쳤거나, 수도에 별 관심이 없어 보여서 포기했던 사람 중에 제대로 보지 못하고 놓친 인재는 없었는지 다시 관심을 가지고서 제대로 보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습관 하나도 고치는 게 어렵다 보니 같은 충고를 몇 년째 들어도 쉽게 변하지 않는 나를 보면 나라면 벌써 포기했을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내가 본모습을 되찾고 역량을 키우길 바라는 마음으로 끊임없는 관심과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는 분들이 계신다. 그 덕분에 더디더라도 예전보다는 조금씩 변화되고 있는 나를 보면서 포기하지 않고 더 바르게 수도를 해야겠다는 의지를 세우며 나아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감사한 분들께 보은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내가 받은 이 은혜를 남들에게도 베풀며 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현재의 위치에서 더욱더 노력하는 수도인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01 주나라에서 송나라에 이르는 동안의 한시(漢詩)와 문장들을 수집하여 분류한 책이다. <위키백과 : 고문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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