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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0년(2010)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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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한계라는 이름의 마음의 장벽

한계라는 이름의 마음의 장벽

 

 

글 교무부

 

 

 

  인간은 누구나 삶 한 가운데서 한계의 벽과 마주하기 마련입니다. 높게만 느껴지는 그 벽은 어떤 이에게는 좌절의 장벽이 되지만 어떤 이에게는 새로운 역사를 향한 뜻깊은 관문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인류의 진보는 한계와의 만남 가운데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한계를 뛰어 넘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것이 외부에서 주어진 것이라기보다는 마음으로부터 솟아난 장벽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 ‘1마일의 4분대 벽’을 넘은 육상선수 로저 배니스터(Roger Bannister, 1929~)의 승부사는 마음의 장벽과 극복에 관한 좋은 예가 되어줍니다. 1마일은 약 1,609미터로 반세기 전만 해도 4분 주파가 불가능한 거리로 인식되었고 인간의 신체 조건으로 볼 때 그것은 곧 죽음에 이르는 도전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 한계에 대해 어떤 작가는 “네 바퀴, 네 번의 4분의 1마일, 4분. 이 수치는 너무도 탁월한 완벽함을 지녀서 마치 처음부터 신이 인간의 한계로 설정해 놓은 듯하다.”라고까지 표현했습니다. 당시는 1마일의 4분 주파를 무리하게 시도하면 심장과 폐가 터질 뿐만 아니라 뼈와 관절, 근육과 힘줄이 파열된다고 여길 때였으므로 그렇게 표현했을 법도 합니다.

  하지만, 신이 내린 한계라고까지 했던 이 장벽을 로저 배니스터는 기적처럼 넘어섰습니다. 그는 아마추어 육상선수이자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엑스터 칼리지에 장학생으로 들어간 의대생으로 훗날 유명한 신경과 의사가 되었고, 그 뒤 명예기사 작위와 함께 옥스퍼드 대학 펨브룩 칼리지의 학장이 되었을 만큼의 인재였습니다. 그는 1952년 헬싱키 올림픽 1,500미터 경기의 유력한 우승후보였지만 그 예상은 빗나가 겨우 4등에 머물렀습니다. 그는 헬싱키 올림픽에서의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1마일 4분대 벽’에 도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1954년 5월 6일, 로저 배니스터는 25세의 나이로 뛰는 가슴을 안고 드디어 1마일 경주의 출발선에 섰습니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그는 4분의 1마일을 60초 안에 주파해야만 했습니다. 무리한 질주로 심장에 충격이 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목숨을 걸고 네 바퀴를 돌아 결승점에 이르렀습니다. 그러고는 곧바로 쓰러져 의식을 잃었습니다. 온 몸을 타고 도는 고통과 산소 부족으로 사물은 흑백으로 보이고 몸의 기능은 마비된 듯했습니다. 하지만 그 고통의 혼돈 사이로 한 줄기 빛처럼 그의 뇌리에는 4분대의 장벽을 넘어섰다는 확신이 스쳤습니다. 로저 배니스터는 결국 1마일을 3분 59초 4로 마의 4분을 극적으로 넘어섰습니다. 신이 정한 인간의 한계로 여겼던 1마일의 4분 주파를 결국은 이루어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만의 신화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더욱 주목할 만한 놀라운 사실들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로저 배니스터가 그 한계선을 넘어서자 다른 선수들도 한 명 두 명 보란 듯이 4분의 벽을 넘어서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의 기록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10명이라는 선수들이 그 기록을 자신 있게 돌파했고 일 년이 지나자 37명의 선수들이 그리고 2년이 지나자 300명의 선수들이 반세기 전 인간 한계의 벽을 완전히 무너뜨렸습니다. 현재의 최고기록은 모로코의 하참 엘 구에로가 1999년에 세웠던 3분 43초 13입니다.

  이러한 경이로운 릴레이가 보여주는 바가 무엇일까요? 그것을 달리기 능력의 발전이라는 육체적인 현상으로 국한해서 볼 수는 없습니다. 인간의 신체조건이 로저 배니스터의 기록 이후로 갑자기 좋아졌을 리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육체의 문제가 아닌 바로 마음의 문제였습니다. 반세기 전까지 1마일 4분 벽은 신이 내린 한계가 아닌 인간 스스로가 쌓았던 마음의 장벽이었던 것입니다. 그 마음의 장벽을 로저 배니스터는 넘어섰던 것이고 그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다른 선수들에게까지 심어 주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로저 배니스터가 보여 준 것은 단지 1마일 4분대 달리기의 기록만은 아닐 것입니다. 이것은 스포츠계의 한 이변이지만 인간에 대한 새로운 발견인 셈입니다. 오랜 세월 마음의 장벽이 막은 인간의 잠재력에 대한 깨우침이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로저 배니스터가 스포츠라는 한 영역을 떠나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는 보편적인 메시지인 것입니다.

  인간은 대나무 마디처럼 한계와의 대면에서 성장합니다. 그것을 넘지 못할 장애로 못 박고 물러선다면 그 삶은 언제나 제자리일 뿐입니다. 영혼의 성장과 인류의 발전은 그러한 극복의 신념으로 한계를 뛰어 넘은 결과입니다. 모두에게는 이상(理想)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만큼의 한계가 매 순간 다가올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한계는 마음의 장벽일 뿐 도전과 극복의 자신감만 있다면 그 벽을 넘어 모두가 기적의 주인공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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