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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0년(2010)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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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종 : 왜 상제님께서 절사(節祀)와 제사(祭祀)에 쓸 제수를 먼저 드셨을까?

왜 상제님께서 절사(節祀)와

제사(祭祀)에 쓸 제수를 먼저 드셨을까?

 

 

글 연구위원 신상미

 

 

 

“상제께서 종도들에게 절사를 가르치셨도다. 어느 명절에 이런 일이 있었느니라. 김 형렬이 조상의 절사를 준비하였으나 상제의 명을 받고 마련하였던 제수를 상제께 가져갔더니 상제께서 여러 종도들과 함께 잡수시고 가라사대 ‘이것이 곧 절사이니라’ 하셨도다. 또 차 경석도 부친의 제사를 준비하였던바 그 제수를 상제와 여러 종도들과 함께 나눴도다. 이때에 상제께서 종도들에게 ‘이것이 곧 제사이니라’고 가르치시니라. 이후부터 형렬과 경석은 가절과 제사를 당하면 반드시 상제께 공양을 올렸도다.”

(교운 1장 45절)

 

 

  상제님께서 제사에 쓸 제수를 먼저 드시면서 절사와 제사의 의미를 가르쳐 주셨다. 과연 제수를 먼저 드신 것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유추해 보고자 한다.

  우리는 흔히 신명이나 돌아가신 조상의 넋에게 음식을 바치어 정성을 드리는 것을 제사(祭祀)라고 한다. 제사의 종류는 사시제(四時祭), 시조제(始祖祭), 선조제(先祖祭), 묘제(墓祭), 기제(忌祭) 등 다양하다. 그 중에서 조상에게 달과 계절, 해가 바뀜을 알리는 동시에 그해 새로난 과일과 농산물을 신에게 올리는 의례로 절기나 명절을 따라 지내는 제사를 절사(節祀) 또는 차례(茶禮)라 한다. 절사는 정월 초하루ㆍ정월보름ㆍ한식ㆍ삼진ㆍ단오ㆍ유두ㆍ추석ㆍ중양ㆍ동지 등에 지낸다.01

  제사를 지낼 때에는 제사상 앞에서 축문을 읽는다. 축문은 제사를 모시는 자손이 제사를 받는 조상께 제사를 모시는 이유와 조상을 생각하면서 정성껏 음식을 마련했으니 맛있게 드시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 글이다. 조상의 기일에 지내는 기제사(忌祭祀)에는 술을 세 번에 나누어 올리는데, 절사 때에는 독축(讀祝)을 하지 않고 술도 일헌(一獻)만 하는 등 제사보다 조금 절차가 간단하다. 그러나 제사와 절사 모두 조상을 받든다는 공통점이 있다.

  제사에 쓰이는 여러 가지 재료를 제수(祭需)라 하며 조리된 음식을 제사 음식이라 한다. 제사를 모시기 전에는 제상에 올릴 음식을 먼저 맛보아서는 안 되며 메(밥), 탕 등은 따뜻해야 하므로 미리 올리지 않는다. 절사 때에는 밥 대신 명절에 먹는 음식을 올리기도 하는데 설날에 떡국, 추석에는 송편 등을 올리는 것이 그 예이다. 이렇게 제사와 절사 때에 올리는 음식은 다르더라도 한 가지 공통된 점이 있다. 바로 ‘음복(飮福)’을 한다는 점이다.

 

 

 

  음복은 조상께서 내린 복된 음식이라는 뜻으로 조상이 자손들에게 복을 내려주는 것이요 제례를 거치면서 신이 잡수시고 남기신 신성한 음식이다. 그러므로 음복은 조상들의 음덕을 음식으로써 후손들의 몸에 체화하는 의식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조상을 잘 섬기고 복을 받으려는 후손들의 마음이 들어 있다. 그래서 음복을 끝내기 전에는 제복을 벗거나 담배를 피우지 않고 예를 갖추었다. 음복이 끝나면 집안이나 마을 사람들과 음식을 나누는 풍습이 있으며 제사 음식은 그날 중으로 모두 소비해야 한다는 풍습이 있다. 이는 신의 은택을 묵혀서는 안 된다는 관념에서 나온 것이지만, 또한 음식이 상하기 전에 처분하려는 배려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지역에 따라서는 다음날까지도 어른들을 초대하여 제사 음식을 나누어 먹기도 한다.02

  모든 제례의 절차는 마지막 절차인 음복까지 다 하였을 때 끝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경』의 교운 1장 45절 내용을 보면 상제께서는 절사와 제사에 준비된 제수를 제상에 올리기 전에 다른 종도들과 함께 나눠 드셨다. 앞에서 설명하였듯이 신명이나 돌아가신 조상의 넋에게 음식을 바치어 정성을 드리는 것을 제사(祭祀)라 하고, 절기나 명절에 조상에게 지내는 제사를 절사(節祀)라 하였다. 유교에서 제사는 자기 조상의 ‘신(神)’만이 아니라 인간의 생명과 삶의 근원이 되는 모든 ‘신’ 존재에 드려진다. 『예기』03에 의하면 “만물은 ‘천(天)’에 근본하고, 인간은 조상에 근본하니, 이는 ‘상제(上帝)’에 배향되는 까닭이다. ‘교(郊)’제사는 크게 근본에 보답하고 시원(始原)으로 돌이키는 것이다.”라고 하여 ‘보본반시(報本反始)04’를 제사의 목적으로 제시하였으며, 만물과 인간조상의 ‘신’이 모두 ‘상제’에 배향된다면, 모든 제사는 인간이 자기 생명의 근원에 보답하고 그 근원과 일치를 추구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유교에서는 신이 존재하는 영역을 하늘, 땅, 사람으로 구분하고 있다. 비를 맡은 신이나 바람을 맡은 신 등은 하늘의 신이고, 산을 맡은 신이나 강을 맡은 신은 땅의 신이며, 문화를 일으킨 성인의 신이나 자신의 혈연적 선조의 조상신은 사람의 신이라 정의한다. 이들 신은 마치 인간이 자연의 현상이나 사물을 접촉하고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는 경우처럼 신들끼리도 서로 교류한다고 보았다. 유교에서 말하는 상제관은 상제님을 최고신으로 보는 대순진리회 상제관과 유사함을 보여준다.05 이러한 내용을 보았을 때 상제님께서 제사에 쓸려고 준비된 제수를 드신 것은 상제님께서 친히 이 우주를 총할하시는 가장 높은 위에 계신 천존임을 암시해 주신 부분이라 생각된다.

  아울러 신은 제물만 드리면 저절로 흠향하는 것이 아니라 “지극한 정성에 흠향한다.”06하였듯이 모든 제사를 드릴 때에는 정성을 다하여야 하며, 신이 인간에게 복을 내려주는 의식인 음복 또한 빠지지 않아야 함을 상제께서 친히 보여 주신 것이라 생각된다.

 

 

 

 


01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1.

02 전통예절연구회 편, 『상례(喪禮)와 제례(祭禮)』, 신나라, 1991.

03 예(禮)에 관한 경전을 보완(補完)ㆍ주석(註釋)한 중국 고대 유가(儒家)의 경전.

04 은혜를 입으면 보답할 것을 생각하여 그 근본을 잊지 않는다는 뜻으로, 천지와 선조의 은공에 보답함을 이르는 말.

05 이경원, 『대순상제관 연구』, 대순논총 1집, 1996.

06 『書經』, 「太甲下」에 “鬼神無常享, 享干克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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