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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0년(2010)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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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광장 : 射ㆍ활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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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쏘기

 

 

연구위원 조규제

 

 

 

  지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효자종목인 한국 양궁은 남녀 단체전과 개인전에 걸린 네 개의 금메달을 모두 휩쓸었다. 남자 단체전에서는 지난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8회 연속 금메달을 땄다. 이번에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고교 궁사 김우진(충북체고)은 메이저대회에서 2관왕에 오르면서 스타 탄생을 알렸다. 여자 양궁의 간판 윤옥희(예천군청)도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두 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태극 궁사들은 경쟁국들의 거센 도전을 이겨내고 한국 양궁이 세계최강임을 전 세계에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양궁은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의 금메달보다 대표선수 되기가 더 힘들다고 할 만큼 국내선수들 간의 경쟁이 치열한 종목이다. 대표선수로 선발되면 이미 세계최고 수준의 기량을 갖고 있지만 양궁대표팀에 들어오면 담력을 길러 심리적 안정을 기하기 위해 상상을 초월하는 극기훈련을 치러야 하는 것이 통과의례다. 관중들의 함성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야구장에서 활시위를 당기기도 하고, 최전방에서 철책근무를 서는가 하면 뱀을 목에 두르고 활시위를 당기기도 했다. 이에 조은신 대표팀감독은 “그래서 충분히 금메달을 딸 만한 자격이 있다.”고 했다.

  옛날부터 중국에는 창, 일본에는 칼, 한국에는 활이 무섭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나라는 활을 잘 쏘는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 기록에 의하면 활쏘기는 인간의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사냥이나 외적의 침입에 대한 방어의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우리 선조들은 활쏘기를 생활을 위한 사냥이나 방어의 수단을 넘어 심신 수양의 한 방편으로도 즐겼다. 활쏘기는 옛날 사대부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인 육례[六禮: 예(禮)·악(樂)·사(射)·어(御)·서(書)·수(數)] 중 세 번째 덕목인 사례(射禮)였다.

  이러한 사례는 화살을 날려서 멀리 있는 과녁을 맞추는 것으로, 집중력과 결단력, 그리고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는 정동(靜動)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어 우리네 선조들은 수양으로 활쏘기를 즐겼다. 사례[射禮: 활쏘기]는 진심을 다해야 하는 운동이며 충실하지 못하면 표적을 맞힐 수 없기 때문에 고대부터 사대부 가문의 남자라면 반드시 배워야 할 교양으로 수양과 함께 국가의 어려움에 대비하기 위하여 행해졌다.

  활쏘기는 장기간의 수련이 있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인내력을 요하는 운동이다. 그래서 활쏘기는 반드시 배우고야 말겠다는 의지로 굳은 결심을 미리 다져 두어야 한다. 이 활쏘기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을 몇 가지 들어보면, 활쏘기는 활을 잡기 전에 먼저 표적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활을 잡기 전에 표적이 어디에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 이것은 일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무슨 일을 언제 어떻게 할 것인지 잘 따져서 계획을 세우는 것과 비슷하다. 과녁을 마음에 담아두듯이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일을 시작하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활쏘기는 자신을 바로잡은 뒤에야 화살을 날리고 발사한 화살이 설령 표적에 맞지 않더라도 활과 화살을 핑계 삼지 않아야 한다. 또한 상대와의 경쟁에서 지더라도 상대를 원망하지 않고 잘못의 원인을 자신에게 찾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군자는 활쏘기를 즐겼으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여 스스로를 바로잡는 계기로 삼았던 것이다.

  그리고 활쏘기에 있어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활시위를 당기는 것이다. 활쏘기를 할 때 의욕이 앞서서 활시위를 너무 급하거나 과하게 당기면 활이 견디지 못하고 부러지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고 약하게 당기면 화살이 표적까지 날아가지 않는다. 따라서 활시위를 당길 때에는 활이 충분히 날아갈 수 있도록 과녁을 천천히 그리고 끝까지 당겨야 한다. “활을 너무 성급히 당기면 활이 꺾어지나니 진듯이 당겨야 하느니라.”(교법 2장 35절) 활을 진듯이 당겨서 표적을 맞추기까지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한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통해서 과부족이 없는 심신(心身)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지난날 우리의 선조들이 활쏘기를 통해 진정으로 이루고자 했던 것은 인격(人格)의 완성이었다. 증자는 “일일삼성(一日三省)”이라 하여 하루 세 번 스스로를 반성하는 것으로 수양을 삼았다.(논어 학이편) 하지만 과거 어느 때 보다도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는 오늘을 사는 우리는 일상 자신을 반성하여 매순간 과부족이 없는가를 살펴 고쳐나가야 한다. 그래서 잘못의 발견은 위대한 진리가 된다.

  자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여 바로잡지 않고는 발전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 활쏘기이다. 쏜 화살이 표적에 맞지 않거나, 상대와의 경쟁에서 패하였을 때 단 1%라도 향상에 도움이 된다면 잘못을 과감하게 수정해야 한다.

  반성(反省)은 자기를 돌아봄이다. 이제 경인년(庚寅年)의 마지막 남은 한 장의 달력을 보면서 지난 한해를 반성해 볼 일이다. 지난 일을 반성하여 잘못된 일은 살펴서 교훈으로 삼고, 잘된 것을 더욱 발전시켜 신묘년(辛卯年)의 계획을 새롭게 세워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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