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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0년(2010)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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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광장 : 『생각의 지도 - 동양과 서양, 세상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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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지도 - 동양과 서양, 세상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을 읽고

 

 

연구위원 박인규

 

  현재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교육은 거의 서양식 교육이다. 한글을 미처 떼기도 전에 조기 영어 교육을 받는 어린이들이 많으며 초ㆍ중ㆍ고에서 배우는 수학, 인문과학과 자연과학 또한 서양 학문이다. 이렇게 교육은 물론이고 문화에 있어서도 거의 서양 문화로 도배하였다 하여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문화에는 서양과는 다른 고유성이 존재하고 있으며 그 문화적 특질이 ‘한류’라는 이름으로 발휘되고 있다. 분명 우리는 겉으로는 서양화되었지만 내면에 서양과 다른 동양적이고 한국적인 가치관을 지니고 있는 셈이다.

  최근 미국의 저명한 사회심리학자 리차드 니스벳(Richard E. Nisbett) 교수는 현대를 사는 서양화되어 보이는 동양인들이 그 내면까지 서양인들과 유사하게 변하였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한국인, 중국인, 미국인 제자들과 함께 동양과 서양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구체적인 실험을 통해 연구를 하였다. 연구 결과 니스벳은 동양인과 서양인01이 자기 개념, 세상을 지각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니스벳은 그러한 차이가 고대 그리스와 중국의 지적 전통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한다.

  현재 지구촌의 약 10억 정도가 고대 그리스의 지적 전통을 물려받은 사람들이고 그보다 훨씬 많은 20억 정도는 고대 중국의 지적 전통을 물려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부터 2,500년 전의 고대 그리스와 중국은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과 사회 구조 면에서 매우 달랐으며, 철학과 문명에 있어서도 서로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이러한 차이가 현대를 사는 동양인과 서양인의 사고방식에 큰 차이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 상호의존적인 사회를 사는 동양, 독립적인 사회를 사는 서양

  니스벳이 그의 저서 『생각의 지도』에서 동양인들은 상호의존적인 사회를 살기 때문에 자기를 전체의 일부분으로 생각하지만, 서양인들은 독립적인 사회에서 살기 때문에 자기를 전체로부터 독립된 존재로 여긴다고 하였다. 니스벳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먼저 동양인들은 타인의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인간관계의 조화를 추구하지만, 서양인들은 자신에게 충실하고 인간관계를 희생해서라도 정의(正義)를 추구한다. 그리고 동양인들은 위계질서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집단의 통제를 수용하지만, 서양인들은 형평성을 존중하고 개인의 자유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에 관련된 대표적인 실험이 있었다. 아래에 있는 두 그림의 가운데 위치한 인물이 행복해 보이는지 여부를 동양인과 서양인에게 물었다.

  답변의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질문에 응했던 동양인들의 대다수가 왼쪽 그림에서는 행복해 보이지만 오른쪽 그림에서는 불행해 보인다고 하였다. 반면, 서양인들 대다수는 두 그림 모두에서 행복해 보인다고 하였다. 이런 반응을 해석해보면 동양인들은 주변 사람들의 감정 상태에 따라 자신의 행복 여부에 영향을 받지만, 서양인들은 주변과 상관없이 행복감은 자신의 내면에 있다고 여긴다고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여러 실험을 통해 니스벳은 자신이 제기한 동서양의 차이에 대한 주장을 입증하고 있다.

 

 

■ 전체를 보는 동양과 부분을 보는 서양

  니스벳은 동양인과 서양인에게 ‘호랑이’ 사진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호랑이는 그대로 두고 주변 배경을 바꾼 사진을 또 보여 주며 동양인과 서양인의 시선의 움직임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동양인은 배경과 호랑이를 동시에 보았지만 서양인들은 호랑이에 집중하였다. 이와 유사한 여러 구체적 실험을 통해 니스벳은 다음과 같은 결론을 이끌어냈다. 현대의 동양인들은 고대의 동양인들처럼 세상을 종합적으로 이해한다. 동양인들은 전체에 주의를 기울이고 사건 사이의 관계성을 파악하는 데 익숙하며, 세상을 복잡하고 매우 가변적인 곳이라 생각한다. 또한 세상의 구성 요소들은 서로 얽혀 있기 때문에 사건들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의 협동과 조정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반대로 현대의 서양인들은 고대의 그리스인들처럼 세상을 보다 분석적이고 원자론적인 시각에서 바라본다. 사물을 주변 환경과 떨어진 독립적이고 개별적인 것으로 이해하고, 변화가 일어난다면 한 방향으로 일정하게 진행될 것이며 개인이 그런 일들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동양인들은 주변 상황에 맞추어 행동하려고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태도나 행동에 서양인보다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인다. 과거를 회상하는 데 있어서도 서양인들은 자신을 주인공으로 하여 회상하지만 동양인에게는 그런 경향이 약하게 발견된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있어 서양인들은 주로 자신의 관점, 즉 안에서 밖을 내다보는 관점을 지니지만 동양인들은 제3자의 입장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일상생활에서도 세상을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곳이라 믿는 동양인들은 자신이 세상을 통제하려고 하기보다 세상에 적응하려고 한다. 흥미롭게도 동양인들은 자신을 통제해 줄 사람이 주변에 있다고 믿을 때 더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반대로 세상은 단순하고 어떤 일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그 일 자체만 고려하면 된다고 믿는 서양인들은 동양인보다 훨씬 더 세상을 통제 가능한 곳으로 여긴다. 결론적으로 서양인들은 자신의 삶에 대한 주체성이 중요하지만, 동양인에게는 누군가와 같은 배를 타고 있다는 일체감이 중요한 것이다.

 

 

■ 경험을 중시하는 동양과 논리를 중시하는 서양

  철학자 앤거스 그레이엄(A. C. Graham)은 문명 세계의 양극단인 동양과 서양에서 나타나는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논리학의 지위에 있다고 하였다. 논리학은 서양 문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왔으며 한 번도 그 전통의 맥이 끊어진 적이 없었다. 그런데 동양의 지적 전통에서는 논리학의 영향력이 매우 미약했다. 동양에서는 현실과 유리된 형식적인 논리를 거부하였으며 인간 내부의 감각과 상식에 근거한 경험에 위배되는 주장은 수용하려 하지 않았다.

  논리학에 대한 이러한 입장은 현대의 동서양 문화에도 나타난다. 서양은 ‘이것 아니면 저것’을 지향하지만 동양은 ‘이것과 저것’을 지향한다고 한다. 어떤 모순된 두 주장이 있을 때 서양인들은 논리적 근거로 하나의 주장을 선택하여 모순을 완전히 제거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지만 동양인들은 중요한 신조인 중용, 즉 극단적 명제 사이에 끊임없이 중도를 탐색하려는 노력을 한다. 서양인들은 모순된 두 주장을 받아들이는 데 강한 거부감을 보이며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극단적 판단의 가능성이 있지만 동양인들은 모순된 주장을 동시에 수용하여 타협하려는 성향을 보였다.

  이런 동양인의 특성은 동양인들의 우주관에서 비롯된다. 동양적 사고에서는 우주는 정적인 곳이 아닌 역동적이고 변화 가능한 곳이다. 또한 우주는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에 대립과 역설이 늘 발생하며 선악, 강약이 모든 사물 안에 동시에 존재한다고 본다. 모순 관계에 있는 두 주장이 역동적인 조화의 상태로 존재하며, 서로 대립적인 동시 서로 연결되어 상호 통제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대순진리회에서의 동양적 가치와 서양적 가치의 합덕

  근세의 산업혁명 이후 크게 발전한 서양 문명은 제국주의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로 진출하면서 여러 나라를 식민 지배하며 폭력과 갖가지 만행을 저질렀다. 그들은 자신들의 문명이 우수하다고 생각하고 자신들의 잣대로 타 민족을 바라보며 그 문화를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상제님께서는 “…그 문명은 물질에 치우쳐서 도리어 인류의 교만을 조장하고 마침내 천리를 흔들고 자연을 정복하려는 데서 모든 죄악을 끊임없이 저질러…”02라 하시며 이런 서양 문명의 폭력성과 해악을 통찰하셨다. 그리고 “이제 동양 형세가 위급함이 누란과 같아서 내가 붙잡지 아니하면 영원히 서양에 넘어가리라.”03고 하시며 “이제 서양사람의 세력을 물리치고 동양을 붙잡음이 옳으니 대신문(大神門)을 열어 사십 구일을 한 도수로 하여 동남풍을 불어 일으켜 서양 세력을 꺾으리라.”고 하셨다. 그런데, 상제님께서는 서양 문화의 부정적인 측면만 말씀하시지는 않으셨다. 종도 차경석에게 하신 말씀에서 서양 사람이 발명한 문명이기를 그대로 두어야 옳다고 하셨다. 문명이기란 곧 서양 문화의 총체 중 하나인 과학 기술을 일컫는 것이다.

  말하자면, 상제님께서는 서양 문화의 부정적 측면을 걸려내시고 긍정적인 부분을 취하시는 공사를 행하셨다. 니스벳의 연구 결과에서 보듯 동양 국가들이 그 속까지 완전히 서양화 되지 않고 내면에는 여전히 동양적 가치관을 지니며, 문화와 정치 그리고 경제면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룬 것이 바로 상제님의 공사 덕분이라고 생각된다.

  요즘 서양에서는 동양적 가치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극심한 이기주의와 배금주의, 성장과 발전 지향의 가치관으로 인한 환경파괴와 무한 경쟁에 따른 인간소외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이때, 자신과 남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외부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지니며 전체를 조망하고 모순을 조화와 타협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동양적 가치의 필요성이 역설된다. 그런데, 동양은 서양적 가치를 빠른 속도로 습득하였지만 서양은 동양적 가치를 이해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양적 가치가 합리적ㆍ분석적이라면 동양적 가치는 변증법적ㆍ통합적이며 심오하기 때문일 것이다.

  상제님께서는 “세계의 모든 족속들은 각기 자기들의 생활 경험의 전승(傳承)에 따라 특수한 사상을 토대로 색 다른 문화를 이룩하였으되 그것을 발휘하게 되자 마침내 큰 시비가 일어났도다. 그러므로 상제께서 이제 민족들의 제각기 문화의 정수를 걷어 후천에 이룩할 문명의 기초를 정하셨도다.”04라 말씀하셨다. 이런 상제님의 말씀처럼 문명의 양극단인 동ㆍ서양의 문화는 이제 시비에서 벗어나 각자의 정수가 하나로 합덕되어 조화롭게 발휘될 것이다. 그 시작점이 바로 우리 대한민국 그리고 상제님께서 펼치신 대순진리가 아닌가 한다.

 

 

 


01 니스벳은 여기서 동양인은 중국인과 중국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한국인과 일본인, 대만인 등으로 서양인은 유럽인과 미국인으로 한정하였다. 물론 각 나라 사이에도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지만 동양과 서양의 차이에 비할 때 훨씬 적었기 때문에 동양과 서양이라는 이분법적인 구분으로 비교하였다고 한다.

02 교운 1장 9절.

03 예시 23절.

04 교법 3장 2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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