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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1년(2011)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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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문예 : 상생(相生)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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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相生)의 길


부산 방면 평도인 이수문

 

  사람이 한 시간 후의 일을 알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가정하면 부지기수로 일어나는 사고나 테러, 재해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사람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다. 오직 현재만 있을 뿐이다. 잘못한 과거를 뉘우치는 것도 현재이며 헤어졌던 연인이 다시 만나 미래를 약속하는 것도 현재이다. 세상 만물은 어디에 있으나 현재의 그늘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현재의 앞은 신성불가침의 구역이다. 아무리 가려고 해도 갈 수 없는 곳이다. 이곳은 만물을 창조하신 상제님께서 관장하시며 지성으로 도를 닦는 도인에게 내려주실 약속의 세계이다. 우리 주위에 자칭 도인이라는 사람들이 자기 나름의 상상의 세계에서 진실 같은 거짓을 보고 참인 듯 세상의 진리를 왜곡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까운 일이다.
  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삼계를 공사하신 상제님의 규율에 따라야 한다. 나무로 태어남은 한여름 푸른 잎을 뽐내라는 것이고 꽃으로 태어남은 그 향기와 화려함으로 세상을 밝히라는 것이고 짐승으로 태어남은 야수의 본능으로 생존의 질서를 지키라는 것이고 풀 한 포기 쥐 한 마리 작은 파리 모기 한 마리도 우주 속에서 자기 생명으로 종족보존의 고리를 이어가라는 귀중한 규율과의 약속이다. 그중에 인간으로 태어남은 가장 큰 약속이고 축복이다.
  사람 하나를 탄생시키기 위해 선령신이 육십 년 동안 공들인 보람을 헛되이 할 수 없는 일이다.(교법 2장 36절) 우리의 태어남은 무엇을 약속함인가. 다른 생명과 달리 생각하고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선택된 약속이다. 미움 끝에 용서할 줄 알고 비판 끝에 이해할 줄 알며 질시 끝에 사랑할 줄 알고 대립 끝에 화해할 줄 아는 해원상생의 길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것은 진정한 상제님과의 약속일 것이다.
  나는 어렸을 때 유난히 별을 좋아하였다. 이십팔수주를 즐겨 낭송하시던 어머니의 음덕을 받아서일까? 밤하늘에 찬란한 별을 쳐다보면 어느덧 날개를 달고 이 별 저 별을 다니며 그곳에 담긴 태고의 옛이야기를 듣고 은하수 속에 마음을 담아 그날 친구와 싸웠던 일, 어른에게 야단맞았던 언짢은 일을 흘려보냈다. 별을 보면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고 남을 도와줄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다. 지금은 삶의 수단으로 도시에 살고 있어 별을 볼 수 없으나 어린 날의 별들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자리 잡아 나와 같이 서로 상생의 길을 가고 있다.
  어머니는 무슨 병인지는 모르나 몇 해를 시름시름 앓다 내가 여덟 살 때 돌아가셨다. 병석에 누운 어머니께서 마음이 답답하실 때 이십팔수주를 외우던 기억이 생생하다. 유독 이십팔수주만 낭송한 이유가 무엇일까? 밤하늘의 별들과 무언의 교감이라도 있었을까? 어린 기억에 어머니는 이웃의 가난한 사람을 불러 밥을 주는 것을 종종 보았다. 당시에 아버지께서 방앗간을 하고 있어 세는 쌀이나 보리쌀로 받았는데 살기 어려운 사람들은 세를 받지 않거나 조금만 받았다. 이것은 어머니의 부탁으로 아버지의 동의 하에 이루어진다. 그러면 그 사람들은 농번기에 일손이 귀할 때 우리 일을 도와준다. 때로는 아버지가 방앗간 일로 바쁠 때 우케(찧기 위하여 말리는 벼) 가마니를 널어 주고 어머니가 건네는 막걸리 사발을 시원하게 마시고 간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는 상생의 도를 다 깨우치기도 전에 육 남매를 두고 네 살인 막내의 이름을 부르며 별나라로 가셨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우리 집은 기울기 시작하였다. 아버지가 집을 받쳐주는 기둥이면 어머니는 바람을 막아주는 벽이나 지붕일 것이다. 아버지는 계모를 들였고 할머니와 계모의 불화는 분가로 이어져서 잘 달리던 차는 고장이 나기 시작하였다. 아버지는 방앗간을 딴 사람에게 넘기고 계모와 장사를 하였는데 지반이 약한 모래성은 오래가지 못했다. 몇 년 만에 계모와 헤어지고 할머니 곁으로 돌아왔다. 척을 짓지 말라는 상제님의 진리를 새삼 느끼는 순간이다.
  어릴 때의 첫 기억은 평생 잊지 않는다고 한다. 나의 첫 기억은 무엇일까? 아마 어머니가 외우던 주문일 것이다. 나는 그것이 불경의 한 구절인 줄 알고 여태 살아왔다. 두 번째의 기억은 몸이 아플 때 이마를 짚어 주시던 어머니의 손길이었다. 옷에 바깥바람을 묻혀온 어머니의 향기가 코끝에 다가오고 열난 이마에 시원한 촉감은 안도와 믿음과 사랑으로 다가와 병이 금방 나을 기분이었다. 그리고 잠이 들었는데 깨어보니 아무도 없었다. 집안은 쥐 죽은 듯 조용하고 밖은 어둑어둑해지고 엄마를 불러도 아무 대답이 없다. 천정을 보고 누워 있는데 갑자기 문을 열고 괴물이 뛰어 들어올 것 같다. 지독한 공포가 온몸을 덮치었다. 문고리를 걸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엄마가 하듯 이십팔수주를 외웠다. 어머니 곁에서 늘 속으로 듣던 것을 처음으로 소리 내 암송하였다. 별들의 교감인가 어머니의 믿음이 나에게 상생의 은덕을 베푼 것인가 무서움이 사라졌다. 어머니가 사무치게 그리웠던 소년 시절 되새겨 보던 내 영혼에 깊이 각인된 영상의 한 장면이다. 내가 살아 있는 한 그대로 있을 것이며 만약 치매가 와도 이것만은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계모 때문에 가산을 좀 탕진한 아버지께서는 타고나신 건강한 체질로 우리 형제들을 잘 키워 주셨다. 아직 젊은 나이에 고독을 참아 내시고 어린 자식들과 상생의 길을 걸어가셨다. 추석날 고향을 찾아가는 날이면 벼 이삭이 익어가는 따가운 햇볕 사이로 유년의 추억이 고개를 내민다. 명절이 다가오면 아버지는 가마니를 짜시고 가마니 짜는 소리가 자장가로 들릴 무렵 달이 만삭을 알리면 옷가지를 사 들고 와 보름달처럼 환하게 웃으시던 아버지, 내 유년의 윗목에는 언제나 아버지의 보름달이 비치고 있다. 나는 늦은 나이에 대순진리회를 알게 되었는데 입도 후 선각으로부터 주문의 문구를 받았다. 거기에 이십팔수주가 있는 것을 보고 잃어버린 보석을 찾은 기분이었으며 여기에 어머니가 연관된 것에 오래된 숙제를 푼 것 같았다. 지나온 발자취를 뒤돌아보며 어머니의 상생 진리를 잘 지켜나가야 하겠다는 사명감을 느꼈다.
  우리 주위에는 이제 밥을 굶는 사람은 없지만 잘사는 사람을 보면 상대적 빈곤을 느낀다. 특히 부동산 투기를 하여 많은 부를 축적한 사람은 이웃의 소년 소녀 가장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 장애인이나 사업에 실패하여 가정파탄이 난 사람들을 돌봐주는 풍토가 생겨야 할 것이다. 이것이 상부상조 상생의 길이다. 만약 자기 자신이 밤하늘의 별과 같이 떨어져 있다고 생각해 보라!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 사람 속에서 사람에 의하여 돈을 벌었다면 쓰고 남은 것은 어려운 이웃에게 돌려주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념에 피를 흘리며 싸우고 권력 투쟁에 배신을 밥 먹듯 하는 사람들은 밤하늘의 별을 따라 더 넓은 우주를 여행해 보라! 얼마나 신성한가? 그곳에는 상제님 상생의 이치와 도통진경에 이르는 수많은 밀어 들이 속삭이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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