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루수 (婁宿) - 대순회보 119호 28수 별자리

대순141년(2011)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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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수 별자리 : 16. 루수 (婁宿)

16. 루수 (婁宿)

글 교무부

28수(宿) 중 열여섯 번째 별자리인 루수(婁宿)는 규수ㆍ위수ㆍ묘수ㆍ필수ㆍ자수ㆍ삼수와 함께 금기운(金氣運)을 맡아 다스리는 서방 백호 7수(宿)에 속하며, 새끼 호랑이의 형상에서 몸01 부분에 해당한다. 『천문류초(天文類抄)』02에 따르면 루수는 6개의 별자리로 구성되어 있다. 루수는 주로 제물이 될 짐승을 길러서 제사 때 공급하는 일과 병사들을 키우고 무리를 모으는 일을 맡고 있으며 28수 신명 중에 임광(任光)03 신명이 관장한다.
루수의 수거성(宿距星)04인 루성(婁星)은 3개의 주홍색 별로 이루어져 있다. 루성이 움직이거나 흔들리면 사람들이 모여들고, 별이 일직선으로 곧아지면 임금의 명령을 처리하는 이가 있으며, 서로 가까이 모여 있으면 나라가 불안해진다고 한다. 루성은 24절후 중 추분(秋分: 양력 9월 23일경) 때에 동쪽에서 떠오른다. 루성은 마치 뭔가를 잡아 가두는 틀과 같은 형태로, 하늘의 감옥이나 목장에 해당한다.
루수에 딸린 별자리 중에서 루성의 좌우에는 각각 5개의 별로 이루어진 좌경(左更)과 우경(右更)이 위치한다. 좌경은 산림을 지키는 직책으로 주로 산림과 호수 및 늪 등의 후미진 곳을 관장한다. 우경은 목장을 관리하는 직책으로, 소나 말 등을 양육하는 일을 맡는다. 금성 또는 화성이 머무르면 산과 호수 등에서 병란이 일어나는데, 그 성점(星占)이 좌경과 같다. 또한 좌경은 지(智)와 인(仁)을 맡고, 우경은 예(禮)와 의(義)를 맡았다고도 한다.
루성의 위에 11개의 별로 이루어진 천장군(天將軍)은 무운을 주관하는 별로 병사들을 관장한다. 가운데 위치한 큰 별이 장군이고, 주변의 작은 별들이 장교와 병사이다. 대장별이나 병사별이 움직이거나 흔들리면 병란이 일어나고 별들이 일직선으로 밝게 빛나면 병사들이 공격하는 곳마다 이기게 된다고 한다.
우경 아래에 6개의 붉은색 별로 이루어진 천창(天倉)은 곡식을 저장하는 곳간이다. 별이 서로 가까우면서 촘촘하게 있으면 곡식이 잘 익고, 반대로 별이 서로 멀어서 성글게 있으면 곡식이 잘되지 않는다고 전한다.
천창 아래에 위치한 천유(天庾) 또한 곡식을 저장하는 일을 한다. 성점(星占)은 천창과 동일하다.

『홍연진결(洪煙眞訣)』05에 따르면 하늘의 현상이 인세에 영향을 준다고 믿어 땅에 별자리를 대응해 놓았다. 우리나라 땅에서 루수는 천안ㆍ연기ㆍ목천ㆍ전의ㆍ문의ㆍ회덕ㆍ옥천ㆍ회인ㆍ보은ㆍ영동ㆍ청산ㆍ황간에 해당한다.

서양의 황도 12궁과 비교해 볼 때 루수(婁宿)는 양자리(Ari)에 해당한다. 루수의 수거성인 루성 중에서 가장 서쪽에 있는 1개의 별과 양자리(Ari)의 β (Beta)별을 비교할 수 있다. 고유명은 세라탄(Sheratan, 2.7등성)으로 표시나 신호를 의미한다.
루수에 딸린 천장군은 안드로메다자리(And), 천창은 고래자리(Cetus)와 비교할 수 있다.
양자리는 황도 12궁 중에서 가장 먼저인 제1궁에 해당한다. 황도상에 있는 첫 번째 별자리가 물고기자리인데도 이 별자리가 제1궁인 것은 기원전 100년경에 하늘의 춘분점이 세차운동으로 인해 바뀌었기 때문이다.

양자리에 관한 신화에는 고대 그리스 시대에 테살리(Thessaly)에 사는 아타마스(Athamas)왕이 등장한다. 그에게는 프릭수스(Phrixus)와 헬레(Helle) 두 남매가 있었다. 두 남매는 어린 나이에 모친이 죽어 계모의 품에서 자라게 되었다. 사악한 계모가 너무 심하게 아이들을 괴롭히자 신들이 나서서 아이들을 구해내려고 하였다. 신 헤르메스(Hermas)가 보다 못해 황금빛을 발하는 숫양(Aries) 한 마리를 아이들에게 보내 더 행복한 곳으로 태워주게 하였다. 가는 도중에 헬레가 손을 놓쳐 아래로 떨어졌는데 사람들은 그의 운명을 기억하고자 떨어진 지역을 헬레스폰트(Hellespont)라고 불렀다. 한편, 혼자 남은 프릭수스는 양을 타고 동쪽 연안에 자리 잡고 있는 콜키스(Colchis)에 도착해 행복하게 지냈다고 전한다. 제우스는 이 양의 공로를 치하하여 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었다고 한다.
『천문류초(天文類抄)』에 따르면 루수에 딸린 우경 별자리는 짐승을 돌보는 목동이고, 좌경은 산을 돌보는 산지기인데, 이들은 루수를 도와서 하늘의 식물원과 동물원을 가꾸고 보살핀다고 한다. 동양 별자리인 루수의 이러한 특성과 서양 별자리인 양자리를 보면 모두 보살피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01 『사기』의 천관서에는 호랑이의 몸체라고 설명한다.

02 세종의 명에 따라 천문학자 이순지[李純之, 1406(태종 6)∼1465(세조 11)]가 편찬한 천문학 서적.

03 하북지방 왕랑이 광무제에게 현상금을 걸어 쫓고 있었을 때 신도군의 태수였던 임광이 광무제를 받아들였다. 그 후 함께 병사를 모아 왕랑을 무찌르고, 광무제가 후한을 건국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04 각 수(宿) 구역의 서쪽에 위치한 가장 밝은 별로 28수의 위치를 쉽게 찾는 기준이 된다.

05 화담 서경덕 선생이 짓고 토정 이지함 선생이 수정한 고대 천문, 기문, 둔갑술에 대한 서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