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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싶은 이야기 : 마음의 꽃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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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꽃이 되고 싶습니다

 

 


잠실37 방면 선사 김지선

 

  사람들이 묻습니다.
  “당신은 무슨 공부를 하고 있습니까?”
  “남을 잘 되게 하는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라고 대답을 할 때 항상 마음 한편이 편하지 않습니다. 사회에서는 사람들도 고민이나 마음을 털어놓을 때 저를 찾아와서 이야기 상대도 되어주고 도움을 주는 것 같아서 좋았는데 도에서는 정작 선ㆍ후각을 위한다고 하지만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에 석연치 않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왠지 허한 마음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며칠 전 다큐멘터리영화 한 편을 보게 되었습니다. ‘울지마, 톤즈’, 수강 때도 이 영화에 대해 스쳐 지나가듯이 들었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들었는데 여러 사람이 이야기하다 보니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이 영화는 저의 마음을 파고들어 왔습니다. 영화는 고 이태석 신부(1962~2010)의 이야기입니다. 신부는 의과대학을 나왔습니다. 10남매이다 보니 어려운 삶을 살았지만, 다방면에 재능이 많았던 사람입니다. 그가 의사의 길을 버리고 신부의 길로 접어들게 되고 너무 열악한 환경의 아프리카 남수단의 작은 마을인 톤즈라는 곳으로 가게 됩니다. 톤즈는 전쟁이 휩쓸고 간 탓으로 어린아이들부터 어른까지 모두 몸과 마음이 상처투성이인 사람들이 있고 철저히 소외되어 살아가는 한센병 환자들도 있었습니다. 신부는 이곳에서 그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어줍니다.
  톤즈 사람들은 환경이 너무 처절해서 타인에 대한 경계심도 대단히 많을 것이고 마음의 문이 굳게 닫혀 있는 사람들인데 이태석 신부는 그들의 마음을 열게 해주었습니다. 이태석 신부는 톤즈 사람들에게 마음으로 다가섰고 진정 그들을 위해 주었습니다. 불쌍한 시선이나 이방인의 시선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톤즈 사람이 되어서 그들과 함께 지내며 이해하고 그 속에서 사랑을 실천해 나갔습니다.
  그것은 희생이라고 생각합니다. 도를 닦을 때 희생이란 부분을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요즘같이 자기 자신 위주로 사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으로 희생이란 먼 나라의 이야기입니다. 저 또한 희생을 생각하고 있지만, 이것이 정말 글자만큼 쉬운 것이 아니라는 걸 수도하면서 더 많이 느끼고 있고 감이 잡히지 않을 만큼 다가서기 어려웠는데 이태석 신부를 보면서 이것이 정말 희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누군가에게 마음으로 남을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값지고 벅차오르는 것인지 간접적으로나마 느꼈습니다.
  이태석 신부가 고인이 된 후 취재진이 톤즈로 찾아가서 이태석 신부의 사진을 그들에게 보여주는데 모두 하나같이 눈물을 흘립니다. 미개한 나라의 사람들…, 얼굴색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곳에서 그는 이미 톤즈 사람의 영혼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도 보이지 않는 나환자는 그의 사진에 입을 맞추고 어떤 이는 자신의 집에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사진을 놓고 그를 생각하며 너무나 애달픔의 눈물을 흘립니다. 고인이 생전에 브라스 밴드를 만들어 아이들을 직접 가르쳤습니다. 행진이 허락되지 않는 전쟁 중인 남수단의 마을 한복판을 밴드를 연주하며 지나는 행렬을 아무도 막지 않고 바라볼 뿐입니다. 신부는 그곳에서 직접 그리스도를 전하는 일을 했습니다. 사람들이 종교를 억지로 받아들인 것이 아니며 몸소 움직이는 그의 모습을 보며 그리스도를 알게 되고 느낍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부끄러운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저는 종교를 알리는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고 상제님의 도를 전하는 사람인데 사람들에게 그만큼의 마음을 주지 못하고 항상 급급해 하기만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일을 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그만큼의 값어치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나의 모습을 보고 도를 알고 싶어 하고 닦고 싶어 할까? 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졌을 때 스스로 너무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태석 신부는 자신이 힘든 길을 택했고 이 안에서 자신이 고생하는 것들 그리고 작은 하나하나를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살아갔습니다. 그리고 힘든 사람들에게 자신을 맡기면서 행해나가는 모든 일을 당연시 했습니다. 그것을 보면서 이태석 신부란 사람의 영혼이 매우 아름답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저는 자신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제가 『전경』이 생소할 때 선각이 읽어줬던 구절이 있습니다. “망하려는 세간살이를 아낌없이 버리고 새로운 배포를 차리라. 만일 애석히 여겨 붙들고 놓지 않으면 따라서 몸마저 망하게 되리니 잘 깨달아라(교법 1장 8절).” 처음 이 구절을 들었을 때 이해가 잘 가지 않았습니다. 제가 수도를 하면서 어려웠던 부분이 마음을 진실로 쓰는 것과 자신에 대한 욕심을 버리는 일이었습니다. 욕심이 너무나도 많다 보니 주변을 살피지 못하는 것도 많고 다른 사람들에게 진실로 마음을 쓰는 일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것을 버려야지 행복해지고 스스로 열려나갈 수 있을 것만 같은데 잘 되지를 않습니다. 영화를 보고 저 자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큰일을 하는 것인데 사소한 것으로 내 욕심만을 앞세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제 자신이 정말 큰 것을 놓치면서 수도해나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수도를 하면서 저도 다른 사람에게 꽃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저 자신만을 바라보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이에게서, 가장 가까운 선ㆍ후각에게 꽃이 될 수 있도록 남들에게 마음으로 진정 도를 알릴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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