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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3년(2013)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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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 우주질서의 회복과 진리를 수호하는 천지의‘healing Symb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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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질서의 회복과 진리를 수호하는 천지의‘healing Symbol01

 

 

연구위원 김성호

 

 

 

  사람들은 해(年)가 바뀌면 올해가 무슨 띠의 해인가 따져, 그 해의 띠 동물이 상징하는 좋은 의미처럼 올 한 해도 행복이 충만하기를 염원한다. 2013년은 육십갑자에서 계사년(癸巳年)에 해당하며, 10천간(天干)에서 검은색을 의미하는 계(癸) 자와 12지지에서 뱀을 뜻하는 사(巳) 자가 합해져 60년 만에 돌아오는 검은 뱀의 해이다.
  육십갑자에서 을사(乙巳)·정사(丁巳)·기사(己巳)·신사(辛巳)·계사(癸巳)의 순으로 돌아오는 뱀은 십이지의 여섯 번째이며 방향으로는 남남동, 시간으로는 오전 9~11시, 달로는 음력 4월을 상징한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뱀은 징그럽고 기다란 몸뚱이, 미끈하고 축축할 것 같은 촉감을 비롯해 치명적인 독성을 가진 탓에 친근하고 반가운 동물로 여겨지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이런 혐오감 뒤에는 호기심과 관심이 숨어있다.
  인간이 살아온 시간의 40배가 되는 1억 3천만 년 전부터 지구상에 존재해 온 뱀은 특이하게도 다른 띠 동물과는 달리 겨울에 자취를 감추었다가 봄에 다시 나와 허물을 벗는 습성이 있다. 새로운 성장을 위해 묵은 허물을 벗는 뱀의 습성은 종종 자기혁신에 비유되기도 한다. 이러한 뱀의 탈피현상 때문에 옛사람들은 뱀을 ‘재생의 생명력을 지닌 불사(不死)의 존재’로 인식했다.
  뱀이 가진 상징성 중 재생적 능력은 고구려의 고분벽화 사신도(四神圖)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 벽화에는 양(陽)의 기운을 가진 뱀과 음(陰)의 기운을 가진 거북이 서로 얽힌 채 머리를 돌려 마주 보고 입에서 뿜어낸 기운이 허공에서 어우러지는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는 재생의 관점에서 볼 때 우주적 질서의 회복을 의미한다. 게다가 벽화에서 두 마리의 뱀이 각각 제 꼬리를 무는 듯한 둥근 원형의 형상은 우로보로스02와도 통하는 것으로 우주의 무한성과 순환적 성질을 상징한다.  
  한편, 뱀은 독성이 강한 특성을 지녔음에도 고대로부터 치유의 신(神)으로 여겨져 왔다. 이는 그리스의 의신(醫神) ‘아스클레피오스(Asklepios)의 지팡이’에 뱀이 감겨있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뱀의 치유적 상징성은 오늘날에도 이어져 의술(醫術)의 상징물로 활용, 세계보건기구(WHO)와 대한의사협회의 마크에서부터 군의관의 배지와 유럽의 병원과 약국의 문양에 이르기까지 두루 사용되고 있다. 게다가 모세의 장대 끝에 매달린 청동 뱀은 상처를 치유하고 목숨을 구제해주는 역할을 하였다고 하니 가히 동·서양을 아우르는 치유의 대표코드로 받아들임에 손색이 없을 듯하다.
  이와 더불어 예로부터 뱀은 하늘에 그려진 아름다운 색동 띠인 무지개의 상징동물로도 인식되었다. 무지개를 뱀 형상으로 보는 무지개 뱀 관념은 중국, 인도, 페르시아, 유럽, 아프리카,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일본 등 세계 전역에서 볼 수 있다. 이는 무지개의 형상이 용보다는 팔다리가 미끈한 뱀의 모습과 비슷하거니와 돌연 모습을 나타내는 것도 뱀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반면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그 유래의 관점이 조금 다르다. 특이하게도 일본어 발음에서 뱀과 무지개는 ‘오나지’라는 같은 발음으로 불린다. 게다가 일본에서는 무지개가 비가 그칠 때 나오며 소나기에 많고 번개와도 결합된 영물(靈物)로 보아 물의 신이기도 한 뱀을 무지개와 동일시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무지개는 ‘뱀이 불어내는 영기’이자 ‘하늘에서 뱀이 내려오는 통로’라는 전승도 있다. 이는 하늘에 걸려 있으면서 다리는 대지에 내리고 있는 무지개를 천지(天地)를 왕래케 하는 매개체로 인식한 것이다. 이때 뱀은 천지를 이어주는 매개적 영물인 셈이다.
  이러한 예는 고대 마야 문명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금도 문명의 수수께끼로 남아있는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치첸이트사(Chichen-itza)에는 ‘쿠쿨칸’(마야어로 뱀을 뜻함)이란 이름의 피라미드가 있다. 이 ‘뱀 피라미드(쿠쿨칸)’에는 1년 365일을 상징하는 365개의 계단이 있는데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춘분과 추분이 되면 어김없이 불가사의한 현상이 일어난다. 해가 서쪽으로 사라지기 직전, 하늘에서는 거대한 뱀 모양의 그림자[뱀신]가 건물을 기어 내려와 지상과 맞닿는 계단 아래의 뱀 머리 조각에 정확히 연결된다는 것이다. 마야인들은 이때를 기준으로 씨앗을 뿌리고 수확을 했는데, 그 때문에 이들은 뱀을 하늘과 땅을 통합하는 신적인 존재로 인식했다.   

 

 

 

  그런가 하면 고대 그리스에서는 뱀이 지혜의 신 아테나의 상징물이었고, 그리스 신화에선 영생의 사과나무를 지키는 수호신, 히브리인에겐 인간과 친숙한 친구이자 진리를 수호하고 옹호하는 상징물로 여겨지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상징성을 지닌 뱀은 우리나라 민간신앙에서 집안의 재산을 지키는 영물로 인식되어 업(業)·지킴이 또는 집 구렁이로 불렀다. 뱀을 가옥(家屋)의 가장 밑바닥에 살면서 집을 지키는 가신(家神)으로 여긴 것이다. 이러한 뱀의 상징성 때문에 선조들은 집안에서 뱀이 사람의 눈에 띄거나 꿈에 집밖으로 나가면 가정의 운수와 가옥의 수명이 다 된 것으로 여겼다.
  이런 믿음에서 집안에서 뱀과의 접촉과 만남은 대부분 재수와 재운으로 여겼고 꿈에서 뱀을 만나면 길몽(吉夢)으로 보았다. 특히 꿈속에서 뱀은 주로 임신을 미리 알려주는 태몽으로 해석되는데, 이는 한 번에 많은 알과 새끼를 낳는 뱀의 습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뱀이 가진 풍요와 다산(多産)의 상징성은 넓이를 재는 단위로도 쓰여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시골에서 논을 한 뱀, 두 뱀이라는 넓이의 단위로 불렀는데, 이 또한 논에서 뱀과 같이 다산 수확을 기원하는 마음에서라고 한다. 이밖에도 뱀은 예부터 내면적인 힘, 정신적 에너지, 성인(聖人)의 덕(德)을 상징하여 숭배의 대상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뱀의 상징성에 흐트러진 우주질서의 회복과 진리(眞理) 수호, 치유와 재생, 그리고 자기혁신 등의 갖가지 길한 의미가 깃들어 있는 것처럼 2013년[癸巳年] 새해에는 모든 수도인이 진심갈력(盡心竭力)하여 진리(眞理) 수호에 힘쓴다면 뱀의 해에 깃든 모든 길한 의미가 발하여 도문소자의 소원이 성취될 것이라 생각된다. 이와 더불어 도전님께서도 “자신을 혁신하여 새롭게 되라.”03는 말씀과 함께 “새롭게 혁신하여 모든 척을 없앰으로써 도통을 받을 수 있는 성숙한 도인이 되어야 한다.”04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성경신을 다해 대순진리를 생활화하여 해원상생의 원리에 부합하는 성숙한 수도인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01 치유적인 상징물을 뜻함.
02 자기 꼬리를 입에 문 모습으로 우주를 휘감고 있다는 뱀. 무한을 나타내는 일종의 상징적 존재로 고대 그리스의 지도에는 세계를 둘러싼 대해(大海)에 우로보로스가 그려지기도 했다. 조디악(황도대: 黃道帶)의 12궁도에서도 12궁 주위를 우로보로스가 둘러싸고 있다. 기독교 그노시스 파에서는 세계를 삼켜버리는 존재의 상징으로써 부적 등에 이 모습을 그려넣었고, 헤르메스 철학에서는 이 세상을 구성하는 근원적 물질의 상징으로 우로보로스를 이용했다.
03 『대순회보』 35호 코너 참고.
04 『대순회보』 35호, 도전님 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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