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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3년(2013)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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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문(一覺文) : 타고르의 회상

타고르의 회상

 

 

글 교무부

 

  타고르는 강 위에 떠 있는 배에 머물고 있었다. 배 위의 작은 오두막 속에서 그는 모든 시인들의 오랜 질문인 ‘미(美)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심하고 있었다. 그는 미에 관한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책들을 뒤적거리고 있었다. 그의 오두막은 미학에 관한 거의 모든 책이 있는 작은 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었다. ‘미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그가 평생을 두고 고심하던 문제였다. 왜냐하면 그는 ‘미란 곧 진리요 신(神)’이라는 느낌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밤이 깊어졌다. 강은 은빛으로 빛났고 바깥은 너무나 고요했다. 멀리서 뻐꾸기 소리가 은은히 들려올 뿐이었다. 그는 모든 생각을 잊었다. 그러다 피곤해져 책을 덮고 작은 촛불을 껐다.
  그러자 갑자기 커다란 계시가 일어났다!
  그가 작은 촛불을 끄는 순간 창문으로부터, 문으로부터, 모든 곳으로부터 달빛이 스며들어와 오두막 안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 순간 타고르는 큰 경외감에 젖어 말했다.
  “나는 그 순간 미가 무엇인지 알았다. 나는 누구에게도 그것을 말할 수 없었고, 아직 그것을 정의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그 순간 나는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알았다. 그 전적인 고요함, 멀리서 들리는 뻐꾸기 소리, 그리고 서서히 밀려오는 달빛….”
  그는 밖으로 나갔다.
  그것은 순수한 아름다움 자체였다. 전 존재가 축제를 벌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노트에 적었다.
  “얼마나 어리석었던가! 나는 미에 대한 정의를 책에서 찾고 있는데, 미는 내 문 밖에 서 있었다니! 작은 촛불이 거대한 빛들의 들어옴을 막고 있었다니!”
  퇴계 이황 선생은 「도산십이곡」 속의 제5곡에서 다음과 같이 읊었습니다.


  
  청산(靑山)은 어찌하여 만고(萬古)에 푸르르며
  유수(流水)는 어찌하여 주야(晝夜)에 그치지 아니 하는고
  우리도 그치지 말아 만고상청(萬古常靑)하리라.

 

 

  ‘만고에 푸르른 청산’과 ‘주야로 그치지 않는 유수’는 문자 그대로 ‘만고상청’하는 것으로 살아 움직이는 진리의 체현(體現)입니다. 범부는 성인(聖人)을 본받고 성인은 자연을 본받는다고 했습니다. 타고르의 회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천지자연은 살아있는 문장이고 미학(美學)의 교본입니다. 자연은 생동하는 진리의 경전입니다.
  도주님께서도 “무릇 성인의 경전은 문장의 색채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를 구하고, 진인의 마음은 그 진실을 구하되 겉꾸밈을 구하지 않으며, 사물의 이치를 구한 즉 천연을 구하지 조작을 구하지 않는다.”고 하시며 “문장을 구하는 자는 성인의 심법을 얻기가 어렵고 겉꾸밈을 구하는 자는 성인의 진실을 얻기가 어렵다.”고 하셨습니다.01 우리가 무자기(無自欺)를 근본으로 수도하여 나의 마음이 지극히 진실한 양심(良心)의 영역에 머물 때 사사물물(事事物物)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대면하며 만고상청(萬古常靑)을 노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문헌
ㆍ이수원, 『삶과 사랑의 미학』, 집문당, 1997, pp.143~144.

 

 


01 夫聖人之經典不求文章之色彩而求其眞理眞人之心求其實而不求外飾求其物之事理則求其天然而不求造作也…求於文章者聖人之心法難得求乎外飾者聖人之眞實難得… (교운 2장 33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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