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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3년(2013)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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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광장 : 음양합덕으로 되살아나는 삼강오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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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합덕으로 되살아나는 삼강오륜

 

연구위원 김호용

 

 

 

 

  “삼강오륜(三綱五倫)은 음양합덕·만유조화 차제 도덕의 근원이라 부모에게 효도하고, 나라에 충성하며, 부부 화목하여 평화로운 가정을 이룰 것이며, 존장을 경례로써 섬기고 수하를 애휼 지도하고, 친우 간에 신의로써 할 것.”


  
  삼강(三綱)은 중국 전한(前漢) 때 유학자인 동중서(董仲舒)에 의해 확립되었고 오륜(五倫)은 오상(五常) 또는 오전(五典)이라고도 하며 『맹자(孟子)』에 그 원형이 나타난다.01 이렇듯 오랫동안 인간사회의 윤리로서 전해져 온 규범은 없을 듯하다. 종교적인 윤리, 이를테면 탈무드나 십계명, 팔정도처럼 신앙으로 전해진 윤리라면 오랫동안 유지된 것이 어렵지 않게 이해가 된다. 그러나 유교는 기성 종교처럼 절대적 신관(神觀)이나 신앙의 형태를 갖추지 않았음에도 우리사회에 그 영향력이 지속되고 있는 점이 새삼 놀라운 역사로 인식된다.
  현대에서 삼강오륜은 사람이 행해야 할 도리로 이해하고는 있으나 시대에 뒤쳐진 낡은 사상으로 취급하고 있으며 정확하게 무슨 뜻인지도 모른 채 잊혀져가고 있다. 이렇게 고장 난 골동품으로 취급 받는 이유는 지난날 남녀와 신분 그리고 계층의 차별이 제도화되었던 우리 사회의 불평등한 구조에서 비롯된 좋지 않은 기억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반상의 구별, 남존여비, 적서의 차별과 같은 불평등한 제도는 어떻게 형성된 것일까?
  우리나라는 조선 시대에 중국의 영향으로 유교를 국교로 삼았다. 조선(1392~1910)이 개국하는 시기에 중국은 명(明) 왕조(1368∼1644)가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고 한족(漢族)이 나라를 되찾아 대대적으로 국가를 재정비하는 정국이었다. 이때 중국에서는 주자학을 관학(官學)으로 권위화 하였으며 조선도 이것을 관학으로 받아들였다. 조선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주자학을 근본으로 하여 나라를 정비해 나갔으며 우리나라에서 주자학은 학문적으로 사단칠정론(四端七情論)과 같은 논의를 통해 대단한 진보를 이루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조선 중기 이후 주자학 외의 다른 학문은 이단으로 배척하는 경향이 강화되었고  조선의 사회는 점점 양반 중심의 신분사회로 변모하면서 여러 방면에서 폐쇄적이고 불평등한 요소들이 심화되었다.
  주자학은 “음양은 ‘조화(造化)’의 근본이므로 없을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선량함’과 ‘사악함’의 구분이 있을 뿐이다. 대개 양은 선량하고 음은 사악하며 양은 좋은 것이고 음은 나쁜 것이니 이는 낮이 있으면 반드시 밤이 있고 더위가 있으면 반드시 추위가 있는 것과 비슷하다.”거나 “양은 항상 음을 겸하지만 음은 양을 겸할 수 없으며 양은 크고 음은 작다. 음은 반드시 양에 기대야 하는 것”에서 “양을 보존하고 음을 억제한다.”는 주장을 한다.02 이와 같은 억음존양(抑陰尊陽)의 이론을 조선은 그대로 받아들여 제도화하는 과정에서 남존여비나 반상의 구별과 같은 폐단을 낳았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심해진 것이다.
  이로 말미암아 발생한 원한과 척은 조선 사회를 깊이 병들게 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삼강오륜은 수직관계를 강조하기 위한 지배 체제의 윤리가 되면서 유학의 근본정신에서 멀어져갔다. 유학의 정신은 인(仁)을 근본으로 한다. ‘인’을 근본으로 하여 삼강오륜의 윤리를 이해하면 자발적이고 본연적인 것이지 외재적이거나 강제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인’은 남을 사랑하는 것이고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베풀지 않는 것이며 내가 서고자 하면 남도 서게 해 주는 것이다. 전국시대에 활동했던 맹자는 순임금과 같은 성인은 인간과 금수의 차이를 밝히기 위해서 인륜을 가르쳤다고 하며, 그 내용이 바로 ‘부자유친(父子有親), 군신유의(君臣有義), 부부유별(夫婦有別), 장유유서(長幼有序), 붕우유신(朋友有信)’의 오륜이다. 오륜은 인간이 금수의 세계에서 벗어나게 하는 조건이 되며 인의(仁義)에 입각한 윤리라 하였다.03 이와 같은 위대한 철학과 정신이 세파에 휘말리며 그 의미가 변색되고 마침내 반인본적이고 비인격적인 부작용을 낳았다고 볼 수 있다.
  서구문명이 빠르게 전해지는 가운데 과거의 불합리하고 반인권적인 제도가 사라진 반면, 우리 전통문화의 해악만을 생각하여 우리 것은 버리고 서양의 고급스런 문화와 종교 그리고 각종 제도를 우선시하는 풍조가 만연된 상황이다. 법고창신(法古創新)04의 정신으로 삼강오륜을 이 시대에 맞도록 재해석하고 현대에 적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삼강오륜은 오늘날의 보편윤리로 훌륭하게 재탄생할 것이다.
  억음존양(抑陰尊陽)을 바탕으로 하는 삼강오륜이 아니라 음양합덕(陰陽合德)의 근원이 되는 삼강오륜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그것은 음과 양의 관계가 상하나 수직에서처럼 어느 한쪽이 미흡해 의지하거나 보완하는 관계가 아니라 음과 양이 개별적으로 완전해 수평과 동시에 수직관계가 될 수 있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로써의 삼강오륜을 뜻한다 할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누구나가 소원하는 바가 있다. 임금이 되기를 원하나 누구나 임금이 될 수 없고, 아비가 되기를 원하나 누구나 아비가 될 수 없고, 스승이 되기를 원하나 누구나 스승이 될 수 없다. 임금이 있으나 신하가 없으면 그 임금이 어디에 설 것이며, 아버지는 있으나 자식이 없으면 그 아버지는 설 곳이 어디 있으며, 스승이 있으나 제자가 없으면 그 스승이 설 곳이 또한 어디에 있으리오.”05라고 상제님께서 말씀하셨다. 임금이나 부모나 스승이란 위치는 벼리의 위치이다. 그러나 신하와 자식 그리고 제자가 없으면 그 벼리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상하나 수직관계의 의식에서 수평관계로까지 확장해야 이 말씀의 참의미를 깨달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교법 1장 10절에 “상제께서 비천한 사람에게도 반드시 존댓말을 쓰셨도다. 김형렬은 자기 머슴 지남식을 대하실 때마다 존댓말을 쓰시는 상제를 대하기에 매우 민망스러워 ‘이 사람은 저의 머슴이오니 말씀을 낮추시옵소서.’ 하고 청하니라. 이에 상제께서 ‘그 사람은 그대의 머슴이지 나와 무슨 관계가 있나뇨. 이 시골에서는 어려서부터 습관이 되어 말을 고치기 어려울 것이로되 다른 고을에 가서는 어떤 사람을 대하더라도 다 존경하라. 이후로는 적서의 명분과 반상의 구별이 없느니라.’ 일러 주셨도다.”라는 말씀이 있다. 삼계 대권의 주재자이신 상제님께서 천한 사람을 존대하시어 상하 관계의 음양 기운을 고르게 하심으로써 사람 사이의 신분차별에 따른 음양 관계를 고르게 하신 장면으로 보인다.
  『전경』의 위 두 구절을 종합하여 판단해보면, 임금이나 스승의 위치에 있더라도 자신을 스스로 낮추어 아랫사람을 대할 때 오히려 많은 신하나 제자가 따른다는 말씀으로 이해되며 음양이 만나 합덕이 되는 지점은 이미 고정된 음과 양의 관계에서의 지점이 아닌 서로 음과 양의 입장을 고려하는 상생의 덕을 바탕으로 하는 지점에서 올이 바른 음양 관계가 성립한다는 생각에 도달된다. 이러한 음과 양의 관계와 관련하여 적합한 용어는 ‘정음정양(正陰正陽)’06일 것이다. 억음존양이 아닌 정음정양의 관계에서 음과 양이 합덕을 하는 새로운 설정은 온전하고 바른 음과 양이 평등한 가치로 합덕을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관점에서의 삼강오륜은 음과 양의 새로운 관계로 이해되는 정음정양의 강륜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과거의 신분과 남녀의 차별은 수많은 원(冤)과 척(慼)을 발생시켰으며 지금도 그 여음이 남아 있다. 그 원인이 삼강오륜에 있다고 말할 수도 있으나 삼강오륜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진리나 이론을 행하는 사람들에게서 먼저 그 원인을 찾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많은 차별에 의해 생기는 원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고 상생을 이루는 진정한 윤리는 서로가 다른 점을 인정하고 이해하여 그 장점을 합덕하려는 마음에 달려있을 것이다. 이러한 마음으로 삼강오륜을 행한다면 음과 양은 합덕될 것이고 또한 음양합덕으로 삼강오륜은 되살아날 것이다.

 



01 오륜이라는 용어 자체는 명(明)대에 선종(宣宗)이 편찬한 『오륜서(五倫書)』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02 김영식, 『주희의 자연철학』, 예문서원, 2005, p.106.
03 성균관대학교유학과교재 편찬위원회, 『유학사상』, 성균관대학교출판부, 1999, pp.117~118.
04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創造)한다는 뜻으로, 옛것에 토대(土臺)를 두되 그것을 변화(變化)시킬 줄 알고 새 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根本)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뜻. 05 “所願人道 願君不君 願父不父 願師不師 有君無臣其君何立 有父無子其父何立 有師無學其師何立…”(공사 3장 40절)
06 “…공신에게 ‘너는 정음 정양의 도수니 그 기운을 잘 견디어 받고 정심으로 수련하라’고 분부하시고 ‘문왕의 도수와 이윤의 도수가 있으니 그 도수를 맡으려면 극히 어려우니라.’고 일러주셨도다.”(공사 2장 1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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