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별 보기
   daesoon.org  
대순143년(2013) 1월

이전호 다음호

 

도전님 훈시 종단소식 상제님의 발자취를 찾아서(76) 청계탑 신년기획 고사 한마디 치성 이야기 기획코너 금강산 이야기 일각문(一覺文) 대순광장 동양고전 읽기의 즐거움 나누고 싶은 이야기 민간신앙 대순문예(금상) 종교산책(한국종교편) 퀴즈 및 퀴즈 정답자 알립니다

나누고 싶은 이야기 : 버터플라이를 꿈꾸는 애벌레 이야기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버터플라이를 꿈꾸는 애벌레 이야기

 

중흥2 방면 최유진 내수


 

 

  ‘도인’이라는 단어는 저한테 있어 때론 아주 생소하게 느껴지는 말입니다. 입도한 지는 4년이 되었지만, 정성을 드리기 시작한 건 얼마 안 되었기에 ‘풋내기 도인’이라는 수식어가 저한테는 더 잘 어울리지 않나 싶습니다. 이 글을 쓰는 순간조차 신기하게 느껴지니 말입니다.
  저한테는 고등학교 동창생이자, 제 직계 선각인 선무가 있습니다. 그 친구와는 3년 내내 같은 반이 된 적도, 친구의 친구로도 안면이 없는 무심한 관계였습니다. 스무 살이 되면서 어떤 인연이 닿았는지 몰라도 같은 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고, 그때까지만 해도 서로 별 친분이 없이 지내다가 ‘도’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관심이 없는 분야이기에 한 귀로 듣고 반대쪽 귀로 흘려보내기 일쑤였습니다. ‘그래 너는 말해라. 나는 들어줄 수는 있다. 하지만 나한테 강요는 말아라.’ 하는 마음으로 교화를 들었습니다. 저는 평소에 역학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치성 이야기를 듣고서는 손해 보는 거 없으니 한번 해보자는 식으로 치성을 드리겠다고 했고, 추운 겨울날 한참 달콤하게 자고 있던 저는 갑작스런 전화 한 통에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로 포덕소에 가서 비몽사몽간에 치성을 드렸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 느낌은 너무 무서웠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 낯선 환경, 한복을 입으라는 요구 등…. 정말 저는 생각지도 못한 채 엉겁결에 치성을 드리게 된 경우였습니다. 도를 알고 난 지금에야 ‘아! 그런 게 다 공덕이었구나.’ 하지만, 그때는 저에게 닥친 상황이 너무 싫어 벗어나고 싶었고, 제 선각이 미워 얼른 자리를 뜨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치성을 드리고 난 저는 선입견이 너무 강했던지라 더 빠져들기 전에 잠수(?)를 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마음이 힘들 때면 이상하게 그 친구를 찾게 되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친구는 저한테 맞장구를 쳐주면서도 교화를 간간히 해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옛말에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고 했지요? 도통 못 알아들을 거 같았던 저에게도 교화가 한두 마디씩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마음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같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죠. 교화를 들으니 좋은데, 행동까지 컨트롤 하려니 영 내키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포덕소에 일주일에 한두 번 발걸음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정에 약해 오라고 하면 못 이기는 척 가고, 거짓말 아주 조금 보태서 자의에 의한 것보다 타인에 의해 움직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초반에는 포덕소에 대한 개념이 내가 힘든 일이 있으면 마음 터놓고 얘기할 공간 정도였습니다.
  “신의 작용이다. 마음은 신이 드나드는 통로다.”라는 교화를 들으면서도 이치가 서지 않았던 탓에 신(神), 기(氣), 겁액(劫厄)이라는 말이 와 닿지 않았고, 단지 그냥 내 얘기를 다 들어주니까 편하고 좋다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습니다. 겁액 중에서 정겁(情劫)이 가장 무섭다고 하는데, 그 정겁에 제가 탁 걸려버린 일이 발단이 되어 본격적으로 정성을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만나던 사람과 너무 안 좋은 인연으로 끝난 것이 포덕소와 선각분들에게 매달리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당시엔 누구라도 붙잡고 위로 받고 싶었고, 마음의 안정이 필요했습니다. 친구들한테는 구할 수 없었던 마음의 위안을 선각분들은 채워주셨습니다. 전과는 달리 한 달 두 달이 지나면서 신기하게도 교화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잘난 것 하나 없으면서 이기적으로 살았던 나를 반성하게 되고, 손해보기 싫어하고 희생하기 꺼려했던 나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되고, 겁액이라는 말을 인생의 실패자가 지어낸 하나의 위안이라고 여겼습니다. 교화를 듣다보니, ‘아 겁액이 있을 수 있겠다’ 에서 ‘아, 그런가?’, ‘아 그렇구나!’의 과정을 거쳤죠. 그러면서 점점 상제님께서 대순하신 진리와 그 가르침이 마음에 와닿기 시작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것을 알기까지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포덕이라는 말에 덜덜 떨기만 했던 저였지만 지금은 포덕에 힘써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직장생활과 수도를 병행하다 보니 주어진 상황이 극과 극인지라 힘에 부칠 때도 많이 있습니다. 어디를 가나 우리 수도인만큼 가식 없고 사람 냄새가 나는, 사람 같은 사람을 보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그런 가운데서 회의감도 많이 느끼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사람마다 주어진 위치가 다르듯 저의 현 위치는 여기인가 봅니다.
  포덕을 한 명 두 명 하고 교화를 해 나가면서 느끼는 감동은 세상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된 일이라는 걸 다들 아실 겁니다. 저는 지금도 도에 있어서 남들보다 빠르거나 열정적이지 못합니다. 전보다 남을 포덕하려는 마음이 많이 생긴 것과 주어진 상황에 나를 먼저 돌아볼 줄 알게 된 것이 제가 배운 가장 큰 공부라 생각합니다. 솔직히 저보다 앞서가고 포덕도 곧잘 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습니다. ‘나도 빨리 저렇게 되야지! 난 뭐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 불쑥불쑥 들곤 합니다.
  얼마 전에야 깨달은 사실이지만 ‘어른 아이’로 내가 행동하지는 않았나 싶더군요. 아직 부족한 게 너무 많은데 남들 잘하는 것만 보고 거기에 저를 맞추려는 오류를 범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당장은 조금 느리더라도 내 상황에서 나에게 주어진 운수를 더 당겨쓰려고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고쳐먹었습니다.
  그리고 상제님의 도문소자로 쓰여질 수 있게 해주신 선각분들께 감사하고 또 감사드린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더불어 친구이자 선각인 ○○○ 선무한테도 기대에 못 미치는 수반이지만, 미우나 고우나 선각의 수반인 이상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는 간곡한 말과 함께 말입니다!

 


 

관련글 더보기 인쇄 이전페이지

Copyright (C) 2009 DAESOONJINRIHOE All Rights Reserved.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강천로 882 대순진리회 교무부 tel : 031-887-9301 mail : gyomubu@daesoon.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