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天理)와 인사(人事)의 합일성(合一性)

대순143년(2013)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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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탑 : 천리(天理)와 인사(人事)의 합일성(合一性)

천리(天理)와 인사(人事)의 합일성(合一性)

글 교무부

천리(天理)와 인사(人事)의 합일성을 밝혀 만상만유가 도 안에서 생성 존재하고 있는 진리를 확신케 하여야 한다. (『대순지침』, p.45)

대순진리에서 대순의 의미는 『대순진리회요람』에 의하면 ‘삼계대순(三界大巡) 개벽공사(開闢公事)’의 뜻을 담고 있다고 하였다.01 개벽공사는 『전경』 교법 1장 3절의 ‘삼계공사(三界公事)’, 공사 1장 1절의 ‘천지공사(天地公事)’, 『대순진리회요람』「취지」의 ‘대공사(大公事)’ 등 여러 가지 용어로 쓰여도 다 같은 것이다. 결국 대순이라는 어귀에는 상제님께서 행하신 천지공사의 내용이 담겨 있다.
대순진리는 우주의 주인이신 구천대원조화주신(九天大元造化主神)께서 삼계대권(三界大權)을 주재하시고, 지상천국 건설과 비겁(否劫)에 쌓인 신명과 재겁(災劫)에 빠진 창생을 건지시기 위하여 음양합덕·신인조화·해원상생 대도의 진리로써 신인의도(神人依導)의 이법으로 해원을 위주로 천지공사를 보은으로 종결하심으로써 이 세상은 만고에 쌓였던 모든 원울이 풀리고 세계는 도화낙원(道化樂園)으로 이루어지게 하신 진리다.02 구천대원조화주신이신 절대자 하느님[天]께서 대순하신 진리[理]가 바로 대순진리인 것이다. 여기서 천리(天理)는 ‘하늘의 섭리’로 이해할 수 있고 하늘의 섭리는 하느님께서 역사하신 진리, 곧 상제님께서 대순하신 진리가 되므로 천리는 바로 대순진리가 되는 것이다.
천리에서 천(天)의 의미는 우리의 신조 중 경천(敬天)의 뜻을 살펴보면 더욱 분명해지는데, 『대순진리회요람』에서 경천은 “모든 행동에 조심하여 상제님 받드는 마음을 자나 깨나 잊지 말고 항상 상제께서 가까이 계심을 마음속에 새겨두고 공경하고 정성을 다하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03라고 설명하고 있다. 경천은 막연히 하늘을 공경하는 것이 아니라 상제님을 공경하는 것이다. 여기서 천은 하늘의 이치를 뜻하기보다는 인격천(人格天)으로서 상제님을 뜻한다.
한국철학사에서 천(天)의 개념은 리(理)를 강조하는 주자(朱子)의 천리(天理)에서 퇴계(退溪) 이황(李滉, 1501~1570)의 하늘을 섬기는 사천(事天)의 개념으로, 근세 동학에서는 상제님을 모시는 시천(侍天)의 개념 등으로 다양하게 전개되어 왔다. 우리 도(道)에 이르러 경천의 개념을 언제나 상제님께서 가까이 계심을 마음속에 새겨두고 공경하고 정성을 다하는 마음을 자나 깨나 잊지 않는 것이라고 함으로써 ‘天=상제님’의 공식을 완성하였다고 할 수 있다.
천리와 인사의 합일성은 사회의 모든 인사가 천리, 즉 대순진리대로 이룩되어 가는 것임을 의미한다. 상제님께서는 신성·불·보살들의 하소연으로 인세에 대강하사 상도를 잃은 천지도수를 정리하시고 후천의 무궁한 선경의 운로를 열어 지상천국을 건설하시는 천지도수를 물샐틈없이 짜두시고 제 한도가 돌아 닿는 대로 새로운 기틀이 열리게 하셨다. 이렇게 상제님께서 천지공사를 보신대로 세상일은 전개되어 나가는 것이다. 여기서 천리와 인사의 합일성이 주어진다.
도전님께서는 “도인들은 성·경·신을 요체로 삼아서 위로 상제님을 받들고 아래로는 사회의 모든 인사(人事)가 상제께서 대순하신 진리대로 이룩되어 가는 진리임을 깊이 심도록 노력하여야 한다.”04라고 하셨다. 이것이 천리와 인사의 합일성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신 말씀이다.
이와 같이 천리는 곧 대순진리이므로 천리와 인사의 합일성은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이 상제님께서 대순하신 진리, 즉 대순진리대로 이룩되어 가는 진리라 할 수 있다. 일례로 과거로부터 전승되어오던 적서의 명분과 반상의 구별이 없어지고, 성차별이나 인종차별의 벽을 허물고 여성 대통령이나 흑인 대통령이 나온 것을 비롯하여 정보통신과 교통수단의 발달로 지구촌을 이룬 것, IT 기술이 발달하여 스마트폰으로 언어의 장벽이 무너지는 것 등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크고 작은 모든 일이 다 상제님께서 천지공사를 통하여 물샐틈없이 짜두신 대순진리대로 차착이 없이 진행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천리(=대순진리)와 인사의 합일성이다.
시속에 ‘순천자(順天者)는 흥(興)하고 역천자(逆天者)는 망(亡)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과 더불어 『전경』에 “천하의 대세를 아는 자는 사는 기운이 따르고, 천하의 대세에 어두운 자는 죽는 기운이 따른다(知天下之勢者有天下之生氣暗天下之勢者有天下之死氣).”05라는 성구도 대순진리를 바로 알고 행할 때 천리의 흐름에 부합하여 일에 성공이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도전님께서 “가정화목·사회화합·인류화평으로 세계평화를 이룩하는 것이 대순진리이다.”06라고 말씀하셨다. 전 인류는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여 화평한 세상을 이룸으로써 밉고 고움이 없이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도의 무한대한 진리(대순진리)의 바다에 합류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 도인들은 세상의 모든 일[人事]이 상제님께서 대순하신 진리[天理]대로 이룩되어 가는 것임을 깊이 자각하고, 대순진리를 바르게 이해하고 가르쳐 온 세상에 대도(大道)를 현창하는 일에 성(誠)·경(敬)·신(信)을 다하여야 하겠다.

01 『대순진리회요람』, pp.5~6.
02 『대순진리회요람』, p.8 참조.
03 『대순진리회요람』, p.15.
04 『대순지침』, p.32.
05 행록 5장 38절 참조.
06 『대순지침』, p.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