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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으로 :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루시(Lucy)’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루시(Lucy)’
 
 

연구위원 이광주

 
 
 
  인류의 과학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로봇과 인공지능, 생명공학의 융합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뇌과학은 인간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로봇이나 인공지능의 연구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뇌과학의 발전이 미지의 영역에 머물러 있던 뇌의 신비를 조금씩 밝혀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자기 뇌의 능력을 몇 퍼센트나 사용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며, 학계에서 발표되는 수치 또한 계속 바뀌고 있다. 만약 인간이 자신의 뇌에 잠재된 능력을 모두 발휘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루시(Lucy)’는 이러한 상상과 뇌과학의 가설을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2014년에 개봉한 루시는 해외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를 석권한 뤽 베송 감독의 화제작이다. 이 영화는 ‘그랑블루’, ‘니키타’, ‘레옹’, ‘제5원소’ 등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만들어가며 액션의 거장으로 자리 잡은 뤽 베송 감독이 10년 전부터 머릿속에서 구상하고 준비해 온 작품이다. 그가 오랜 기간에 걸쳐 완성한 루시는 인간의 뇌 사용량의 평균치가 10%에 불과하다는 가설에 입각해 그것을 넘어설 때 벌어질 상상 속의 일들을 그려낸 작품이다. 헐리우드의 대표적인 액션 여배우 스칼렛 요한슨(루시 역)이 주인공을 맡았고 신(神)을 연기할 수 있는 유일한 배우라는 모건 프리먼(노먼 역)이 세계적인 뇌과학자로 등장한다. 여기에 대한민국 대표 배우 최민식(미스터 장 역)이 지하조직의 보스로 등장하는 환상의 캐스팅은 언론과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영화는 평범한 여성 루시가 일련의 사건을 통해 뇌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흥미롭게 그리고 있다.
 
 
  평범한 삶을 살던 루시는 며칠 사귄 사내로부터 정체불명의 가방 하나를 미스터 장에게 전해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영문도 모른 채 가방을 전하려던 그녀는 험악한 사내들에게 이끌려 미스터 장을 만난다. 그는 무시무시한 범죄조직의 보스로서 공권력도 우습게 여기는 인물이다. 미스터 장의 손에 걸린 루시는 졸지에 파란색 합성물질인 CPH401의 운반책으로 전락한다. 그녀와 3명의 남성은 복부절개 후 배 속에 약물을 한 봉지씩 넣은 채 유럽 각국으로 보내진다. 루시가 어디론가 보내지기 전 갑작스러운 외부 충격으로 배 속의 강력한 약물이 체내로 퍼진다. 그러자 그녀 안의 모든 세포와 감각이 깨어나고 뇌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놀라운 변화들이 일어난다.
 
▲ 대학에서 뇌 사용량에 따른 인간의 변화를 설명하고 있는 노먼 박사
 

  루시의 뇌 사용량이 20%, 40%, 60% … 이렇게 점차 높아지면서 상상할 수 없는 능력을 갖게 되고 엄청난 양의 지식과 정보도 습득하게 된다. 또한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중력과 전파를 자유자재로 이용하는 등 초능력에 가까운 힘을 발휘한다. 루시의 뇌 사용량의 변화는 스크린에 순차적으로 표시되면서 관객들이 루시의 급격한 변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변화들은 세계적인 뇌과학자로 인간의 뇌 사용량에 따른 변화를 연구해 온 노먼 박사의 강연을 통해 설명된다. 인간의 뇌 사용량은 평균 10%인데 만약 24%를 사용하게 되면 자기 몸의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고 초감각이 생긴다. 뇌 사용량이 40%에 도달하면 모든 상황의 제어가 가능해지고 62%에서는 타인의 행동까지 조정할 수 있다. 만약 인간이 뇌 사용량의 100%에 도달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노먼 박사는 그것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미지의 영역이라고 말한다.
  루시의 뇌세포는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지적 능력을 끌어올리고 육체적 초능력까지 강화한다. 가공할 힘을 가지게 된 루시는 미스터 장을 찾아가 복수를 하고 다른 약물의 행선지도 파악한다. 한편, 그녀의 뇌 사용량이 늘어남에 따라 인간적인 감정과 감각은 옅어지지만, 인류가 쌓아놓은 정보들이 뇌 속에서 폭발하면서 엄청난 지식이 쌓인다. 하지만 그녀에게 남은 수명이 24시간도 채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루시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뇌과학을 연구해 온 노먼 박사를 찾고 그와 통화하면서 모든 생명의 존재 이유가 자신이 얻은 지식을 후대에 전하는 데 있음을 깨닫는다. 그래서 그녀도 자신이 얻은 지식을 인류에게 전하기 위해 프랑스에 있는 노먼 박사를 찾아간다.
  이때 미스터 장은 CPH4를 되찾고 복수를 하기 위해서 집요하게 루시의 뒤를 쫓고 있었다. 루시 또한 자기 뇌 사용량을 10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CPH4가 더 많이 필요했다. 그래서 다른 곳으로 보내진 3명의 운반책들을 프랑스 경찰의 협조를 얻어 잡아들인다. 그러나 미스터 장의 수하들이 경찰을 제압하고 운반책들에게서 약물을 탈취해 가려고 한다. 이런 사실을 초감각으로 알게 된 루시는 도로 위의 모든 상황을 예측하고 통제하며 엄청난 속도로 역주행하며 달려가 그들을 제압하고 약물을 확보한다.
  그 후 루시는 노먼 박사를 찾아가 남은 약물들을 모두 자기 몸속에 투약한다. 이때 중무장한 미스터 장과 그의 수하들이 그녀를 찾아와 경찰과 치열한 총격전을 벌이면서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간다. 약물 투여 직후 곧바로 뇌 사용량이 다시 급격하게 늘어난 루시는 시간을 초월하고 공간을 넘나들기까지 한다. 루시는 공간을 이동하고 시간을 거슬러 선사시대 태초의 인류와 만나고 공룡시대를 거쳐 우주가 탄생하는 순간까지 도달한다. 동시에 그녀는 자신이 얻은 지식을 인류에게 전하기 위해 미래의 컴퓨터를 만든다. 루시의 뇌 사용량이 100%에 도달하는 순간 미스터 장이 그녀에게 방아쇠를 당기지만 그녀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리고 그녀가 얻은 모든 우주적 지식은 컴퓨터에 의해 USB 형태로 저장되어 노먼 박사에게 전해진다. 루시를 돕던 경찰이 미스터 장을 처단한 후 그녀의 행방을 물었을 때 그녀는 “나는 모든 곳에 존재한다(I am everywhere)”는 문자를 보낸다.
 
▲ 루시가 세계 석학들에게 자신이 알게 된 우주적 지식을 설명하고 있다.
 
 
  ‘루시’는 액션 영화처럼 보이지만 뇌의 신비에 주목한 SF영화의 성격이 짙다. 뤽 베송 감독은 뇌과학과 인간의 존재 이유, 짜릿한 액션을 혼합해 인간의 뇌가 가진 능력에 대한 상상을 마음껏 펼쳐 보였다. 총격신과 자동차 역주행신 등의 강렬한 액션과 근대부터 선사시대, 공룡시대, 광활한 우주까지 폭넓은 배경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 컴퓨터 그래픽은 이 영화의 백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뤽 베송 감독이 루시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인간의 존재 이유’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데 있을지도 모른다. 루시가 자신이 얻은 엄청난 지식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건 박사에게 물었을 때 그는 “생명의 유일한 목표는 자신이 배운 걸 전하는 거였소”라고 답한다. 이에 루시는 자신을 희생하며 그 모든 지식을 인류의 번영과 발전을 위해 전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뇌과학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치밀한 연출로 훌륭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루시의 주인공인 스칼렛 요한슨(루시 역)의 멋진 액션과 섬세한 감정 표현도 매우 훌륭했고 모건 프리먼(노먼 박사 역)과 최민식(미스터 장 역)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루시의 뇌 사용량이 100%에 도달할 때 연출된 장면이다.
  루시를 보면서 ‘활연관통하는 순간 도인들도 이와 유사한 일들을 겪으며 천지(天地)와 하나가 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영화가 더욱 흥미로웠다. 물론 인간의 평균 뇌 사용량이 10%에 불과하다는 것은 하나의 가설일 뿐이며, 영화처럼 뇌 사용량이 100%에 도달하더라도 이것과 도통은 그 차원을 달리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01  임신 6주차 이상의 여성에게서 발생하는 물질을 차용하여 극중에서 붙인 이름이다. 실제로 존재하는 이 천연 물질은 마치 원자 폭발과 같은 힘으로 생명을 탄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임신 6주차 아기에게는 생명의 핵심이 되는 장기들이 생성되는데, 그중에서도 뇌와 척수의 신경세포 80%가 이 시기에 만들어진다. 송현지, 「Science & Culture - 영화 ‘루시’ 속 과학」 (YTN사이언스), 2014.09.06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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