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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8년(2018)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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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싶은 이야기 : 필리핀 어학연수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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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어학연수를 다녀와서
 
 

대순종학과 2학년 고민정

 
 
 
  저는 입도해서 수도 생활을 하다가 보통 대학생보다는 늦은 나이에 대진대학교 대순종학과에 입학했습니다. 20년 만에 대학 생활을 다시 하다 보니 학교가 제공하는 여러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대진대학교에서는 산학능력개발원 주최 ‘대진비전 2020+’ 학생 역량 강화 프로그램 중 하나로 재학생들의 외국어와 취업 역량 강화를 위하여 2017~2018 동계 방학 해외 어학연수를 진행했습니다. 저는 1년간 글로벌 프론티어라는 토익 프로그램 과정을 거친 후 평가와 면접을 통해 선발되어 당당히 필리핀 어학연수 기회를 얻었습니다.
  외국으로 처음 나가는 거라 기대 반 걱정 반의 짧은 준비 기간에 부랴부랴 필리핀으로 떠났습니다. 다행히 혼자가 아니라 대진대 다른 과 학생들과 함께 가니 위로가 되었습니다.
  필리핀 공항에 내려 도시의 혼잡함을 지나자 창밖으로 점점 허름하고 볼품없는 풍경이 보였습니다. 첫 외국 여행의 기대감은 온데간데없고 오랜 시간 이동의 피곤과 함께 실망이 가득 밀려 왔습니다. 도착한 어학원의 하얀 겉모습은 마치 병원 같았고 주변에 집들 몇 채뿐, 게다가 기숙사는 너무 오래되어 잘 지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습니다. 화려한 도시의 모습을 상상한 것은 아니었지만, ‘내가 이런 곳까지 와서 영어를 배워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환경은 열악해 보였습니다.
  이런 환경과 달리 제가 간 곳은 바기오(Baguio) 지역의 대표적인 어학원 ‘파인스 인터내셔널 아카데미’로 레벨 테스트를 거쳐 고급반 학생들이 수업하는 곳이었습니다. 운 좋게도 저랑 같이 온 8주 수업 학생들은 영어 실력에 상관없이 모두 이곳에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오직 영어만 사용해야 하며, 하루 10시간 이상 강도 높은 수업을 하고, 그룹 수업과 1:1 수업을 통해 말하기 능력을 향상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한 주가 지나고 또 한 주가 지나갈수록 저도 어느새 적응해 가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뭐 2달 기간에 영어 실력이 늘면 얼마나 늘까?’ 생각했습니다. 물론 초기에는 불쑥불쑥 한국말이 튀어나오고, 영어로 말하려면 두렵고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답답함도 느꼈으나 점점 나아지더니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한국인이 많아도 종일 영어만 쓰고, 외국 친구들과 대화할 때도, 선생님에게 질문할 때도, 식사 때도, 세탁물을 맡길 때도 영어만 사용하다 보니 점점 영어를 쓰는 제가 자연스러워지고 있었습니다. 저의 필리핀 생활은 영어 공부만 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가 머물렀던 바기오 지역을 소개하자면 필리핀의 수도인 마닐라에서 250km 떨어진 북단에 위치한 곳으로 필리핀 내에서도 가장 안전하며 면학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날씨도 다른 지역과 달리 우리나라 초가을 정도이며 평균 기온이 15~25도 내외로 시원합니다. 바기오 지역은 유흥이나 공부에 방해 요소들이 없기 때문에 영어 공부에만 집중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외국 친구와의 교류와 양국의 발전을 위하여 ‘버디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대학생 단체가 오면 필리핀 대학생과 짝을 지어 주고 주제를 선택해 리포트를 작성하게 합니다. 그러면서 영어 실력과 양국 간의 친밀도를 높이고 친구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물론 필리핀은 한국처럼 IT 강국이 아니라서 서로 연락하기가 몹시 어려워 난항을 겪기가 일쑤였습니다. 그럴 때 한국이 좀 그리웠습니다.
  필리핀에 오기 전에 듣기로 범죄자들이 몸을 숨기러 오는 나라 1순위가 필리핀이라 굉장히 위험한 나라라고 해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바기오는 선생님뿐 아니라 주민들도 순수하고 친절하여 바가지요금도 없고 관광으로 추억을 만들기에 좋았습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스파르타식 스케줄에 따라 한 단계가 끝날 때마다 선생님이 바뀌니 여러 스타일의 강의자를 만나는 다양성 덕분에 공부 효과는 배가 되었습니다.
  필리핀의 가장 대표적인 교통수단은 지프니(Jeepney)입니다. 가격이 제일 저렴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이용합니다. 대략 10페소(한국 돈 200원 정도) 안팎으로 정말로 저렴합니다. 저는 처음 지프니를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정류장이 따로 없고 그냥 아무 곳에서나 사람들이 타고 내립니다. 달리는 도중만 아니라면 심지어 도로 한 가운데서도 승하차합니다.
  지프니를 타보지 않으면 필리핀을 와봤다고 하지 말라는 말에 자극을 받아 저도 과감히 시도를 해보았는데,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문이 따로 없고 뒷부분이 그냥 뚫려 있습니다. 지프니는 외형이 정말 화려합니다. 모든 지프니들이 화려하게 채색을 하고, 번쩍번쩍 빛나는 스티커를 여기저기 붙이고 다닙니다. 지프니는 배기구를 통해 매연을 많이 뿜어내는 편입니다. 지프니 뒤쪽으로 지나가려면 매연 때문에 숨을 쉴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조만간 필리핀 정부는 지프니 운행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기사 옆에는 보통 가족이나 친구를 태우고 다닙니다. 요금통은 따로 없고 일단 차에 탄 후에 운전사에게 직접 현금으로 냅니다.
  그리고 바기오는 꽃 축제가 아주 유명합니다. 2월부터 장이 서는 것으로 시작해 2월 마지막 토요일에 퍼레이드를 비롯한 본격적인 축제가 펼쳐져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사람들이 몰리니 소지품 관리를 정말 잘 해야 합니다. 우리는 아쉽게도 출국일이 겹쳐서 본격적인 꽃 축제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영어 공부뿐 아니라 주말에는 필리핀 문화를 탐방할 기회도 있고 필리핀인을 대상으로 영어도 실전에서 활용하고 일석이조의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저의 경험을 소개하는 것은 많은 수도인과 대학생들에게 어학연수처럼 주어진 혜택을 찾고 그 기회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 보라고 권유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 개인적으로는 대순진리회에서 수도하면서 달라져 가는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제가 어떻게 달라질지 기대가 되기도 해서입니다.
  혹시 지금 자신의 부족한 모습에 실망하고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에 좌절하고 있다면 조금이나마 이 글이 희망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 역시 입도 후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수도 생활에 답답하고 힘들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대순종학과에 입학해서 공부도 다시 하고, 예전의 저라면 꿈도 못 꿀 어학연수도 다녀오는 등 새로운 길이 열렸습니다. 이렇게 끊임없이 자기 자리에서 갈고 닦으면 심우도의 동자가 소를 만나듯 반드시 상제님의 덕화를 입고 진정한 진리대로 자기가 바뀌어 감을 느낄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다음에 또 언제 어떤 문이 열릴지 무척 기대되고 하루하루가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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