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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광장 : 콤플렉스(complex)와 수도

콤플렉스(complex)와 수도
 
 
연구원 김의성
 
 
 
  개인이나 사회에서 나타나는 심리적 병리 상태에 대해 우리는 콤플렉스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한다. ‘신데렐라 콤플렉스’나 ‘못난이 콤플렉스’, ‘슈퍼맨 콤플렉스’ 등과 같은 말들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다양하게 나타나는 기대심리나 소극적인 마음의 상태 등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순간적인 감정들이다. 하지만 그것이 하나의 심리상태로 굳어지면 콤플렉스가 되어 자신을 가둬버리게 된다. 더욱이 수도라는 특수한 상황에서는 작은 심리의 문제가 큰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타인을 부러워하거나 자신에 대한 소극적 마음이 수도에 해태한 마음으로 이어지면 오히려 신명의 음호도 옮겨갈 정도로 좋지 않은 결과를 만들게 되기 때문이다.01 결과적으로 수도의 목적을 이루는데도 커다란 장애가 된다. 이러한 점에서 콤플렉스의 심리상태를 수도의 관점으로 이해하고 긍정적인 해소 방안을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콤플렉스라는 용어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편적인 의미와는 다르게 본래는 심리학적 배경 속에서 나타나게 된 더 포괄적이며 심도 있는 개념이다. 콤플렉스는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가 제시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통해서 인간의 무의식적 본질을 설명하려는 시도로 처음 사용되었다.02
  이후 프로이트의 비판적 계승자인 칼 융(Carl Gustav Jung, 1875~1961)에 의해서 콤플렉스의 개념은 체계화되어 드러나게 된다. 융이 말한 콤플렉스는 성적인 갈등에 국한해서 보았던 프로이트와는 달리 인간의 감정, 지각, 소망 등의 원형으로서 심리적 작용의 본질을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폭넓은 개념이다. 그는 콤플렉스를 ‘감정적으로 강조된 심리적 내용’으로 정의하며 무의식적인 근본 요소에서부터 형성되어 다른 요소들이 단계적으로 연관되어 드러나게 되는 구조를 지닌 것으로 설명한다.03 쉽게 말하면 콤플렉스는 감정이 건드려지는 다양한 심리적 내용이라는 것이며, 다양한 원인에 의한 감정의 촉발은 무의식적인 것으로부터 환경에 이르기까지 단단한 연결고리로서 작용한다는 것이다.
  콤플렉스를 발생시키는 근본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심리학에서 다양하게 다루고 있지만, 부정적인 것이기보다는 우리에게 주어진 본질적인 숙제로서 그것에 대한 인식과 극복을 중요하게 보려는 경향은 공통적이다. 인식과 극복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열등감에 대한 콤플렉스이다. 비슷한 시기에 또 다른 심리학자 아들러(Alfred Adler, 1870~1937)는 열등감과 우월감에 대한 콤플렉스에 집중하면서 그 해소 방안을 제시하려고 노력했다. 콤플렉스라고 할 때 가장 쉽게 떠올리게 되는 이 열등감 콤플렉스는 가장 일상적으로 접하게 되는 것으로 수도인들에게도 크게 작용하는 감정의 다발이다.
  우리는 수도하며 여러 상황에서 열등감 콤플렉스를 겪게 된다. 열등감이란 흔히들 알고 있는 것처럼 남과 비교해서 스스로가 뒤떨어지며 무가치하다고 느끼는 감정으로 요약될 수 있다. 수도하는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돈과 명성을 많이 얻은 친구들의 모습에 때론 열등감을 느낄 수도 있고, 함께 수도하는 선·후각과 도우들 사이에서 자신의 부족한 마음이나 능력 등을 비관하며 열등감의 감정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열등감은 상대적으로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수치를 담보하지는 못한다. 일반인들보다 외모가 뛰어난 모델들이 모델들 사이에서 외모에 대한 열등감을 겪고 이를 비관하거나, 일류대학교의 학생들이 학업과 진로에 대한 열등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스스로 생명을 포기하는 일들은 열등감의 상대성을 보여주고 있다.04
  이러한 열등감 콤플렉스는 일반적으로 자책과 자기비하의 형태로 드러나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후회의 감정은 열등감 콤플렉스의 단서를 제공하는 가장 대표적인 정서이다. 후회의 감정이 습관적으로 이어지거나 그것이 더욱 증폭되어 자책과 자기비하로 이어지면 결국 자기 학대의 결과를 초래해서 스스로를 포기하게 한다.
  이와는 다르게 열등감 콤플렉스가 때론 공격적이고 비판적인 성향으로 표현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열등감 콤플렉스가 우월감 콤플렉스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05 우월감의 감정 자체는 누구나 일상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감정으로 성취감과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이것이 콤플렉스로 나타나게 되면 우월감의 정서는 자만으로 이어지며 타인을 무시하는 공격적인 성향으로 표출된다. 타인에 대한 공격성은 열등감을 부정하려는 방어기제로서 자신만의 세계에서 우월감을 드러내려는 작용이다.06
  그렇다면 열등감 콤플렉스를 긍정적으로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콤플렉스의 감정에 함몰되어 자신을 고립시키지 않고, 인간관계가 다양하게 이루어지는 사회적 세계로 나가서 콤플렉스의 감정을 정상적인 노력과 발전을 위한 자극제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여기에는 자기 학대의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나 고립된 우월감의 공격적 분출이 끼어들지 못한다. 다만 노력과 발전을 위한 자극제의 역할만이 남게 된다. 우리는 흔히 자신의 약점을 곧 강점으로 만들어온 위대한 예술가, 운동선수, 기업인들을 볼 수 있다. 나라를 잃은 감정을 문학으로 승화시킨 시인, 평발이라는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훌륭한 축구선수가 된 운동선수, 학벌의 편견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기업인이 된 경우는 모두 열등감이 노력과 발전으로 이어진 경우이다. 이러한 내용은 수도인들이 취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심리학적 기제들을 제공해 준다. 그러나 그것을 수도의 관점에서 어떻게 긍정적으로 발현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는 상제님의 말씀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열등감의 콤플렉스는 원과 한으로 드러나는 응어리진 감정의 다양한 원인이나 동기로서 이해될 수 있다. 원과 한은 그것이 바람직하게 해소되지 못하고 부정적으로 나아가면 자신을 망치고 또한 타인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한다. 『전경』에는 열등감으로부터 시작된 원과 한이 부정적으로 나아간 경우들이 나타난다. 자신의 얼굴이 못생김을 평생의 한으로 품었던 병자가 사경을 헤맬 때 그 영혼이 자신에게 다시 돌아오려 하지 않았다는 일화는 외모에 대한 열등감이 원한이 되어 자신을 학대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07 그뿐만 아니라 진묵(震默)을 시기한 김봉곡(金鳳谷)의 일화는 진묵에 대한 열등감이 시기심이 되어 원을 만든 경우이다. 봉곡은 자신의 열등감을 상대를 공격하는 방향으로 드러내며 진묵에게 해를 입히게 된다.08 이것은 모두 열등감 콤플렉스의 잘못된 발화이며 부정적인 해소로서 상제님께서 원하시는 방향은 아니다. 『전경』의 다음 구절에는 열등감 콤플렉스의 바람직한 해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이 나타난다.
 
종도 두 사람이 상제 앞에서 사담하기를 “남기(南基)는 일본말을 배우지 못함을 후회하고 영서(永西)는 배우가 되지 못함을 후회하니라.” 이때 갑자기 남기는 유창하게 일본말을 하고 영서는 상복을 입은 채 상건을 흔들며 일어나서 노래하고 춤추고 상복 소매로 북치는 시늉을 해보이며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지라. 상제께서 이를 보시고 웃으며 가라사대 “남기의 말은 일본사람과 틀림없고 영서의 재주는 배우 중에서도 뛰어나니라” 하시니 두 사람이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 부끄러워하느니라. 그제야 상제께서 타이르시기를 “대인을 배우는 자는 헛된 일을 하지 않느니라” 하셨도다.09
 
  우리가 느끼게 되는 열등감 콤플렉스라는 감정의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그 에너지를 자신의 발전과 고귀한 가치를 이루기 위한 동기로 삼는 것이다. 위 일화에서 나오는 남기와 영서는 각각 자신이 하지 못했던 일들을 후회하고 있다. 이것은 소망과 인정에 대한 바람일 수 있지만, 후회의 감정이 자신을 괴롭히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렇게 되지 못한 자신에 대한 자책과 열등감의 정서로 이해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상제님께서는 그들에게 잠깐 기운을 붙여 주어 지금 느끼고 있는 열등감의 괴로움을 풀어 주셨다. 그리고 단순히 괴로움을 달래주신 것만이 아니라 결국 ‘대인(大人)’을 배우는 일로서 그 열등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타이르신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대인’을 배우는 일은 상제님의 일을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10
  상제님께서는 가난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쓴다고 하셨고, 빈궁한 사람이 내 사람이라고 하시면서 그 이유에 대해서 그들이야말로 상제님을 생각하며 도성(道成) 덕립(德立)을 간절하게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다.11 가난하고 어리석은 사람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에 놓인 사람들이다. 여기에는 열등감이라는 자연스러운 감정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들이 열등감에 사로잡혀서 과거를 후회하며 자신을 학대하거나,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서 우월감의 콤플렉스를 드러내며 공격적이고 비판적으로 나아간다면 도성 덕립을 기다리며 상제님을 생각할 수 없다. 상제님께서는 수도인들이 열등감의 콤플렉스를 도성 덕립의 후천 세계를 지향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삼아서 그것을 위해 노력하도록 말씀하신 것이다.
  수도의 과정에는 많은 마음의 장애가 따른다. 다양한 마음의 장애 중에 열등감이라는 감정은 수도인들에게 우월감의 공격적 성향보다는 자기를 비관하는 소극적인 측면에서 더 많이 드러날 수 있다. 공격적 성향은 쉽게 문제가 파악될 수 있지만 자기를 비관하고 학대하는 일은 상대적으로 보이지 않게 문제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상제님께서는 타인을 해하는 것만큼이나 자신을 비관하는 것이 안 좋은 일이라는 것을 말씀하셨다. 자신의 허물 또한 반성하고 나서는 다시 생각하지 않도록 당부하셨으니 말이다.12
  자기 학대나 우월감의 공격적인 성향으로 나타나는 열등감 콤플렉스는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수도의 장애이다. 아니 극복한다기보다는 수도의 목표를 이루는 데 필요한 동기이며 자극제인 것이다. 우리는 열등감 자체를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수도는 콤플렉스를 담고 있다. 콤플렉스는 나를 수도하게 한다. 콤플렉스는 우리 수도의 자극제일 뿐이다!
 
 
 
 

01 교법 2장 17절, “사람마다 그 닦은 바와 기국에 따라 그 사람의 임무를 감당할 신명의 호위를 받느니라. 남의 자격과 공부만 추앙하고 부러워하고 자기 일에 해태한 마음을 품으면 나의 신명이 그에게 옮겨 가느니라.”
02 오이디푸스의 그리스 신화를 빗대어 유아기의 무의식이 아버지와 경쟁하고 어머니를 사랑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는 프로이트의 가설이다. 그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대변되는 유아기의 무의식적 소망이 현재 우리 의식과 욕망을 규정하고 있다고 보았다. 김석, 『프로이트&라캉, 무의식의 초대』 (파주: 김영사, 2016), pp.62~63 참고.
03 이부영, 『분석심리학, C.G. 융의 인간심성론』 (서울: 일조각, 2016), p.66 참고.
04 노도현, 「6년간 11명 자살… 카이스트에 무슨 일이」, 《경향신문》 2016. 7. 24. 참고.
05 알프레드 아들러, 『열등감,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철 편역 (서울: 소울메이트, 2015), 참고.
06 호전적이며 공격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아이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오히려 자신의 열등감을 극복하려는 욕구를 통해서 자존심이나 우월성을 얻으려 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은 이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같은 책 p.81, 참고.
07 권지 1장 10절, “최 운익(崔雲益)의 아들이 병으로 인해 사경을 헤매므로 운익이 상제께 달려와서 배알하고 살려주시기를 애걸하니라. 상제 가라사대 ‘그 병자가 얼굴이 못생김을 일생의 한으로 품었기에 그 영혼이 지금 청국 반양(淸國潘陽)에 가서 돌아오지 않으려고 하니 어찌하리오.’ 운익이 상제께서 병자를 보신 듯이 말씀하시므로 더욱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굳이 약을 주시기를 애원하니라. 상제께서 마지못해 사물탕(四物湯) 한 첩을 지어 九月飮(구월음)이라 써 주시니라. 운익이 약을 가지고 집에 돌아가니 아들은 벌써 숨을 거뒀도다. 운익이 돌아간 후에 종도들이 구월음의 뜻을 여쭈었더니 가라사대 ‘구월 장시황어 여산하(九月葬始皇於驪山下)라 하니 이것은 살지 못할 것을 표시함이로다. 그 아들이 죽을 사람이지만 만일 약을 굳이 원하다가 얻지 못하고 돌아가면 원한을 품을 것이므로 다만 그 마음을 위로하기 위하여 약을 주었노라’ 하셨도다.”
08 공사 3장 14절 참고.
09 교법 2장 29절.
10 교법 2장 41절 참고.
11 교법 2장 8절; 3장 1절 참고.
12 교법 1장 37절; 2장 16절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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