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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9년(2019)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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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광장 : 인성과 실력

인성과 실력
 
 
연구원 조광희
 
  “실력은 없는데, 인성은 좋아”, “실력은 좋은데, 인성이 별로야” 등 우리들의 대화 속에는 은연중에, 실력과 인성을 별도로 판단한다. 실력이란 ‘실제로 갖추고 있는 힘이나 능력’을 뜻하는 말이다. 오늘날 실력을 객관화된 지표로써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은 무엇일까? 바로 ‘스펙(Specification)’이라는 용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스펙이란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학력·학점·언어능력 및 각종 자격증·수상경력 등을 종합한 것으로 서류상의 기록 중 업적에 해당하는 것을 통칭한다. 구직자들 간의 비교우위를 증명하는 데 용이한 요소로서 대부분 기업은 이를 바탕으로 입사지원자를 평가해 왔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초등학생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 기류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스펙 경쟁의 부작용에 따른 비판적 인식이 확산함에 따라 인성의 중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인성이란 단순히 사람의 성품 혹은 성격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윤리성을 말한다. 스펙이 개인적 능력을 수치화하고 지표로 나타낸 것이라면 윤리는 내면의 도덕성을 바탕으로 타인과의 관계 혹은 공동체 속에서 행하는 바른 도리를 말한다. 따라서 인성은 개인의 실력을 나타내는 스펙과 달리 관계 지향적 측면이 강하다. 타인과의 관계 형성을 잘하는 능력이 인성의 핵심 가치로 주목받는 이유는 현대 과학 문명의 발전에 따른 인간 소외와 개인주의의 만연으로 사회적 부작용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의 영향으로 기업에서 인성을 중요시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그 예로 정부가 스펙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블라인드 채용을 장려하고 기업에서는 자원봉사활동의 여부를 살펴보고 자체 인성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물론 인성을 표준화하여 점수로 평가하는 방법은 그 사람의 인성을 아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점은 우리 사회가 기존의 스펙 못지않게 인성도 실력의 한 부분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교육 분야에서 그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데, 2015년 1월 20일 제정된 ‘인성교육진흥법’이 대표적이다. 법률 제정의 이유를 살펴보면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오늘날 고도의 과학기술 및 정보화시대에 강조되는 정보기술의 발전과 활용의 원천은 인간에게 있고, 인간의 건전하고 올바른 인성 여하에 따라 그 의미와 가치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장기적이고 진정한 경쟁력은 인성에 달려있다.01
 
  이 내용은 고도의 과학 및 정보기술이 발전하더라도 그 활용의 원천이 인간의 인성에 있으므로 진정한 경쟁력은 인성에 달려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인성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또 다른 요인은 시대적 추이의 변화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함에 따라 기업도 변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기계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의 고유영역인 ‘인성, 감성’을 갖춘 인재를 찾고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사람과 사물, 현실과 가상,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융합과 공존이 핵심 역량이다. 이러한 융합과 공존은 먼저 ‘나’를 잘 인식하고 ‘타인’과의 관계를 잘 형성하며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잘 수행할 때 가능하다.02 
  이와 관련하여 인공지능 기술 개발의 선도주자 중의 한 명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 경영자 사티아 나델라는 “인공지능이 보급된 사회에서 가장 희소성을 갖는 것은 타인과 공감하는 힘을 가진 인간”03이라고 말했다. 향후 펼쳐질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전문분야의 지식과 창의성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타인과 관계를 잘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이 핵심 역량임을 언급하고 있다. 개인의 경쟁력 강화와 자질 향상에 인성이 하나의 중요한 가치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인륜도덕이 점차 퇴색되어 가는 이 사회에 인성처럼 윤리 도덕적인 가치가 주목받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인성의 가치가 개인의 실력을 측정하는 하나의 요소로만 인식된다면 ‘스펙’이 가지고 있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게 된다. 개인의 스펙에서 ‘인맥 관리’ 능력이 추가될 뿐이다. 오늘날 교육계와 취업 현장에서 그리고 최고 경영자들이 인성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는 이유는 ‘스펙’이라는 개인적 한계를 뛰어넘어 이 사회가 지금보다는 도덕적이고 타인과 더불어 잘사는 곳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소망 때문이다.
  인성을 무시한 실력이 남을 이기기 위한 경쟁으로만 치닫는다면 치열하게 살아남는 ‘생존’ 자체가 목적이 되는 불행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생존이 당면과제가 되는 사회에서 인성함양은 한낱 구호이자 사람들에게서 외면될 가능성이 크다. 사람의 온기가 사라진 냉혹한 사회에서는 개인의 행복은 고사하고 존립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 이러한 세태에 도전님께서는 일찍이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인간 윤리의 황폐는 현대 인류사회의 풍토를 날로 삭막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윤리관이 폐허가 되어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진리를 탐구하는 우리 도인들이 방관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윤리 실천을 주도하는 자세는 종교인 소망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특히 타락하는 윤리관을 바르게 정립하는 데 있어 도인들의 사명이 막중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방황과 고통으로 번민하는 인류의 의식을 구제하여야 하는 지상 명령이 도인들에게는 주어져 있음을 명심해야 될 것이다. … 인간구제의 대명제를 놓고 볼 때 그 주관을 이루는 진리가 해원상생과 보은상생의 윤리 실천이다.04
  
  대순진리회 수도인에게 윤리의 실천은 단순히 개인적 수양의 차원을 넘어선 인간구제의 전 인류적 차원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인간구제의 대명제가 상생 윤리의 실천에 있다는 말씀에서 인간 사회의 근본적 변화 또한 윤리에 달려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윤리적 실천을 통한 인성함양은 수도인에게 핵심역량이 된다. 도덕성이 수도인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실력인 것이다. 도전님께서도 “실력 있는 도인이란 상극에 빠진 이 세상을 구하시기 위하여 상제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펴놓으신 해원상생(解冤相生)과 보은상생(報恩相生)의 진리, 즉 상제님께서 대순하신 진리를 완전히 파악하여 성(誠)·경(敬)·신(信)으로 실천 수도하는 도인”05이라고 말씀하셨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지극히 개인적인 부와 명예만을 쟁취하는 것을 진짜 실력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오늘날 실력으로 대변되는 ‘스펙’의 그림자는 아닌지 생각해 볼 문제다. 진정한 실력이란 나 자신뿐만 아니라 이웃도 행복할 수 있는 상생의 세상으로 나아가는 데 이바지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상생의 진리를 실천하고자 애쓰는 대순진리회 수도인 모두가 최고의 스펙을 가진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참고문헌
《대순회보》
김정민, 홍아정, 「델파이 기법을 활용한 직업인성역량에 관한 연구」, 『교육문화연구』 23, 2017.
양선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인성 - 상상력과 공감에 기반 한 감수성」, 『동서철학연구』 86, 2017.
 
 
 

01 법률 제13004호인 「인성교육진흥법」의 제정이유 및 주요 내용 참고.
02 김정민, 홍아정, 「델파이 기법을 활용한 직업인성역량에 관한 연구」, 『인하교육연구』 23 (2017), p.87 참고.
03 양선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인성 - 상상력과 공감에 기반 한 감수성」, 『동서철학연구』 86 (2017), p.497 참고.
04 《대순회보》 3호, 「도전님 훈시」
05 《대순회보》 4호, 「도전님 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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