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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149년(2019)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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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포커스 : 토성 산불, 진화의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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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성 산불, 진화의 현장에서
 
 

연구원 이호열

 
▲ 2019년 4월 5일 오후 3시경 촬영
 
 
  지난 4월 4일 강원도 고성, 속초, 인제 등에서 발생한 산불은 여의도 2배에 이르는 면적에 번지며 임야 530ha, 주택 510채, 공공시설 148곳, 축사 71동 등 많은 주택 및 시설물을 태웠다.01 다행히 인명피해는 크지 않았지만 천여 명이 넘는 이재민을 발생시키며 역대급 피해로 기록됐다. 정부는 신속한 복구를 위해 화재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당시 토성수련도장에서 불과 6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토성면 원암리의 주유소 맞은편 전신주의 개폐기에서 발생해 강한 바람을 타고 도장 종의원(식당) 건물 뒤 담장에까지 이르렀다. 한때 도장으로 불길이 번질 위기 상황이 닥치기도 했지만, 하늘이 도우신 것처럼 갑자기 바람 방향이 바뀐데다가 도인들의 빠른 초기 대응과 단합된 행동으로 산불 규모에 비해 작은 피해만 남긴 채 상황이 마무리됐다. 토성수련도장 인근 농장 부지의 창고와 축사가 소실되어 약 5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으며 인명피해는 없다고 전했다.
  그날의 화재피해를 우리는 어떻게 최소화할 수 있었을까? 여주본부도장 소방지원팀으로 화재 진화작업에 참여한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긴박했던 당시의 산불 대응상황을 돌이켜보고자 한다.
 
 
  20시 20분 여러 대의 휴대전화에서 벨 소리가 산발적으로 울렸다. 느닷없이 울리는 벨 소리에서 불안함을 느낀 건 함께 업무를 마친 다른 종사원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종사원 긴급소집, 고성군 산불 발생”

  우리는 긴급공지를 확인하고 옷차림을 살필 새도 없이 서둘러 모였다. 여주본부도장 일각문 아래 주차장에는 대순버스 한 대가 출발하고 있었고, 다른 한 대는 이미 드리워진 어둠 속에서 비상 깜빡이를 깜박거리며 사람들을 태우고 있었다. 양복에 구두를 신은 모습, 작업복 또는 운동복 차림 등 가지각색의 옷차림은 상황이 얼마나 긴급한지를 보여줬다. 소방지원팀은 종사원, 현장 작업자 등 약 100여 명의 인원과 대형 소방차 2대를 이끌고 토성으로 출발했다.
  미시령을 경유하는 도로는 이미 통제되고 있었다. 소방차 2대는 통제를 통과하여 토성수련도장으로 향했으나 일행을 태운 버스는 진부령 쪽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고성 인근에 이르자 초속 20~30미터의 태풍과 같은 강한 바람이 불었다. 45명을 꽉 채운 버스가 흔들림을 느낄 정도였다. 이런 강풍 탓에 불길은 더욱 빠르게 번졌고 도로변의 민가가 여기저기 불길에 휩싸여 타고 있는 모습은 마치 전쟁터의 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진압이 어려운 산불이 발생했으니 신속히 대피하라’라는 긴급재난 문자가 버스에 탄 사람들의 휴대전화에도 연신 울리며 긴장감을 더했다.
 
▲ 도장 인근 진화 작업 중
 

  소방차가 먼저 토성수련도장에 도착했다. 당시 상황을 들어보니 여주본부도장에서 지원한 소방차가 도착하기 30분 전부터 강풍이 불어와 불길이 종의원 건물 쪽으로 향했고 도인들은 불을 막기 위해 양동이로 담벼락에 물을 뿌리고 있었다고 한다. 도착 당시 토성수련도장에 있던 도인들은 종의원 건물 담벼락 가까이에서 양동이를 들고 정신없이 물을 나르고 있었다. 강풍을 타고 담장 바깥쪽에서 불어온 불길은 물러날 생각도 없이 도장 쪽으로 계속 손을 뻗치고 있었다. 여주에서 도착한 소방차는 종의원으로 불이 넘어오지 못하도록 소방호스로 물을 쏘기 시작했고, 정신없이 물 뿌리기를 30여 분, 갑자기 바람 방향이 바뀌면서 불길이 물러났다고 했다.
  강풍에 실려 온 큰 불길을 작은 양동이 물로 막고 있었다는 것도 신기했지만, 그보다 더 놀라웠던 것은 그 강풍 속에서도 영대와 내정 방향으로는 불씨조차 날아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도전님 재세 시 형성된 토성수련도장 부지는 큰 불길 속에서도 전혀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불길은 종의원 담장과 휴양소를 넘지 못한 채 운동장 쪽 창고와 축사만 태우고 지나갔다.
  자정이 다 된 시간에 도장으로 향했던 불길이 바람의 방향이 변하자 빠르게 사그라들었다. 여주본부도장 소방지원팀은 조를 편성하여 불길이 휩쓸고 지나간 현장과 아직 불길이 남아 있는 도장 인근 민가에 지원을 갔다.
  필자는 도전님 묘소 아래에 있는 수로를 따라 잔불 진화작업에 나섰다. 수로에서 비탈을 타고 올라가며 어둠 속에 숨어있던 잔불을 긁어내고 흙으로 덮어 다시 불길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주변에서 불길이 다시 일어나면 도장으로 번져 올 수 있기에 확실하게 불씨를 없애야 했다. 도장 주변의 잔불은 여러 조가 교대로 투입되면서 진화를 완료했다. 이후 축사로 가서 화재 진화를 도우라는 지시를 받았다. 현장에 가보니 그곳은 아직 불길이 거세게 살아 있어 접근조차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소방차가 출동해 화재를 진압했다. 
  시간은 어느새 새벽 3시를 넘기고 있었다. 기운이 소진되며 많이 지쳤으나 긴장을 늦출 수는 없었다. 그때까지도 도장을 벗어난 인근의 일부 야산에서는 여전히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고, 그곳 또한 다시 불길이 살아나 번진다면 도장에까지 미칠 수 있는 지역이라 소방지원팀은 수조에 물을 싣고 출동했다. 마치 군사 작전 수행하듯이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길도 없는 경사진 비탈을 헤쳐 올라갔다. 잡목들이 우거진 산 중턱에 불이 번져 맹렬하게 타고 있었다. 15리터 물통을 등에 짊어지고 분무기로 물을 뿌리며 신속하게 소화에 나섰으나 그것도 잠시, 잠잠하던 불길은 강한 바람이 불 때마다 다시 기세를 일으켰다. 재차 물을 뿌려 잔불을 제압했으며, 이어 흙으로 꼼꼼히 덮어 뒷불이 일어나지 못하게 막았다.
  불길을 잡아가던 중 어느새 동이 트기 시작했다. 소방지원팀이 맡은 구역의 불길은 모두 진화했지만 숨어있는 잔불이 있을지 몰라서 도로변에 대기하며 휴식을 취했다. 뒷불까지 점검한 뒤 도장에 도착하니 시계는 오전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잠시 휴식을 취한 소방지원팀은 도장 인근에 위협이 사라진 것을 확인한 후, 오전 10시가 넘어 여주본부도장으로 출발했다.
  이번 강원도에서 발생한 산불의 규모에 비해 토성수련도장이 입은 피해는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 당시 산불 진화의 현장에서 도장의 대응조치와 도인들의 마음가짐과 행동을 볼 때, 도장에 화재가 범치 못했던 이유를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산불을 몰고 온 바람의 방향이 신명의 보호가 있었던 것처럼 갑자기 바뀌었고 종사원, 연수반, 수호자 그리고 현장 작업자들의 도장을 지켜내겠다는 일심과 수호의 정신이 빛났던 점이다. 강풍에 실려 종의원 담장을 넘나드는 거센 불길을 양동이에 받아 나른 물로 막아내고, 흙먼지와 재 그리고 매운 연기 속에서도 숨은 불씨가 더는 타오르지 못하게 잔불을 제거하는 데 몸을 사리지 않는 망기신의 정성이 발휘되었다.
  그리고 2005년 양양에서 발생한 산불로 천년 고찰이 소실된 것을 거울 삼아 토성수련도장에서는 산불에 대비해 소화전을 설치하고 한 달에 한번씩, 예고 없이 소방훈련을 시행해 온 것이다. 특히 도장 주변에 설치한 16개의 옥외소화전에 담당 인원을 배치해 산불 발생 시 맡은 위치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훈련해 왔다. 한 종사원은 “대피하라는 긴급 재난문자를 받자마자 평소 훈련했던 것과 같이 종무소로 전체 집결한 후, 각자 맡은 위치에서 산불이 올라오기 전부터 미리 소화수를 뿌려 방화선을 구축한 것이 유효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여주본부도장에서 소방차와 소방지원팀의 신속한 출동이 이루어졌던 점이다. 토성수련도장 사무실에서 사태를 정확하게 판단하여 신속하게 지원 요청을 했고, 여주본부도장에서 소방차와 소방지원팀이 지체 없이 출동하였다. 여주본부도장에서 보유하고 있던 대형 소방차 두 대가 도착하여 큰 역할을 했고, 100여 명의 소방지원팀이 도장 주변과 인근 지역의 잔불 진화를 신속하게 완료해 재발화의 위험을 없애는 데 성공했다.
  우리가 평소에 도장을 수호하는 것은 위기상황을 전제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일은 모두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산불이라는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를 지혜롭고 신속하게 대처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또한, 도에 대한 일심과 수호에 있어 유비무환의 정신, 그리고 화합단결의 마음을 다시금 가다듬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언제라도 이번처럼 큰 재난이 닥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미리 준비한다면, 우리는 양위상제님과 도전님의 덕화 안에서 어떤 고난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아울러 이번 화재로 피해를 본 주민들이 생활의 터전을 회복하고 아픈 마음이 치유되어 하루빨리 일어설 수 있기를 바란다.
 
 
 
 

01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발표자료 (2019년 4월 8일)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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