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별 보기
   daesoon.org  
대순149년(2019) 5월

이전호 다음호

 

도전님 훈시 종단소식 전경 성구 돋보기 대순문예 공모전 대순포커스 나누고 싶은 이야기 대원종 포토 에세이 전경 속 역사인물 대순문예 대순광장 정각원 행복한 상생 영화 속으로 퀴즈 및 퀴즈 정답 알립니다

나누고 싶은 이야기 : 호한 신천 유불사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호한 신천 유불사
 
 

백암3 방면 교정 박성필

 
▲ 토성수련도장의 호한바위(좌)와 신천바위(우)
 
상제께서 형렬에게 교훈하시기를 “다른 사람이 잘 되는 것을 부러워 말라. 아직도 남아 있는 복이 많으니 남은 복을 구하는 데에 힘쓸지어다. 호한 신천 유불사(呼寒信天猶不死)이니라.” (교법 3장 9절)
 
  호한과 신천은 입도하면 누구나 듣게 되는 새 이름입니다. 호한은 추운 지방에 사는 새인데 깃털이 없어 밤새 추위에 떨며 지냅니다. 아침이 오면 언 몸을 양지쪽 햇살에 녹이고 허기를 채워 배가 부르면 밤새 못 이룬 잠을 자다가 추위를 피할 집을 짓지 못하여 또 밤부터 새벽까지 다시 추위에 떨며 지냅니다. 다음날에도 집을 지어야 하지만 배를 채우고 따뜻한 햇볕 아래 낮잠을 자다 집을 짓지 못하고 그날 밤도 추위에 떨며 밤을 새운다고 합니다.
  신천은 눈 위에 부리가 달려있어 먹이를 보고 부리로 쪼아먹지 못해 물가나 나무 밑에서 먹이가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부리만 벌리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새라고 합니다. 물고기가 물에서 튀어 올라 우연히 입에 들어오거나 먹이를 물고 날아가던 새가 실수로 떨어뜨리는 먹이를 먹고 산다는 겁니다. 그러한 어려운 여건으로 살아가는 호한과 신천도 굶어 죽거나 얼어 죽지 않고 살아가니 현재 잘되고 있는 사람을 부러워 말고 남은 복이 많으니 남을 복을 구하는 데에 힘쓰라는 상제님의 말씀을 믿고 수도하라는 뜻이라 생각합니다.
  현실에서 저와 아내는 서로를 호한, 신천으로 부릅니다. 아내는 조금 전의 일도 잘 잊어버려서 호한이라 부르고, 저는 배고픈 걸 잘 못 참고 먹는 걸 우선시해서 신천이라 부릅니다.
  호한 신천 유불사라는 구절이 와 닿는 데 몇 년이 걸렸습니다. 전적으로 포덕과 수도만 하다가 여러 가지 개인적인 상황 때문에 직업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십 대 초반부터 십여 년을 방면에서 일꾼으로 생활하다 삼십 대 중반이 되어 사회 일을 하니 정말 아는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별로 없었습니다. 체력도 약해 건설업 일도 오래 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일을 하더라도 마음속에서는 수도를 온전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부족함에 어떻게 해야 좋을지 갈등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아내가 현실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수도인의 자세라는 조언을 해주어서 어떤 상황이라도 즐겁게 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을 하더라도 이것만은 꼭 지키겠다는 일을 나름대로 정했습니다. 직장이든 아르바이트든 일을 하더라도 하루에 한 번은 기도를 모시고, 도장에서 하는 치성은 꼭 참석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의 뜻을 정하고 5년 이상을 실천해 오고 있습니다. 솔직히 하루에 기도 한 번 모시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닌데도 그 한 번을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한 달에 한 번 정도인 도장 치성을 빠진다는 것은 스스로 용납이 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밤새 치성을 모시고 다음 날 일을 하는 게 많이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밤새 치성 모시고 오면 차에서 잠시 자더라도 종일 일하는 과정에서 반 정도는 졸고 있는 상태나 다름이 없어 많이 힘들었습니다. 한번은 하지 치성 때 낮에 땀을 많이 흘렸고 좋지 않은 체력에 몸이 버티질 못해 며칠 일을 못 하고 쉬는 바람에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저는 스스로 정한 ‘도장 치성을 꼭 참석한다’라는 뜻, 그 뜻을 실천하는 게 이렇게 어려운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호한 신천 유불사’란 구절을 되새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조선과 같이 신명을 잘 대접하는 곳이 이 세상에 없도다. 신명들이 그 은혜를 갚고자 제각기 소원에 따라 부족함이 없이 받들어 줄 것이므로 도인들은 천하사에만 아무 거리낌 없이 종사하게 되리라.”(교법 3장 22절)라는 구절을 믿는다면 내가 설사 좋은 직장에 다니지 않고 변변한 소득이 없더라도 열심히 수도한다면 먹고 사는 데는 문제가 없을 거란 믿음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그런 식으로 5, 6년 동안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직장을 다니면서 한두 번 외에는 치성을 다 참석했습니다. 직접 참석하기도 하고 수호자가 치성을 참석할 수 있도록 교대해주고 치성 시간에 수호를 서면서 마음으로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정성이란 늘 끊임이 없이 조밀하고 틈과 쉼이 없어야 한다’라는 요람 내용처럼 매일 기도를 모시려고 노력했고 대부분의 치성을 먹고 사는 현실에 매이지 않고 참석을 하다 보니 도에 대한 영리가 트이는 부분도 느꼈고, 호한과 신천이 오히려 죽지 않는다고 하신 말씀에 대해 더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제 경우는 아내가 수도인이라 금전적인 부분의 잔소리를 하지 않았고, 아이가 없어 일을 자주 옮겨도 되는 상황이긴 했습니다. 그러나 좋은 직업을 가졌더라도 그 직업으로 인해, 또는 남들만큼 누리고 먹고 살기 위해 수도의 실천을 뒷전으로 했다면 제대로 된 덕화를 입을 수 있었을지는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너무나 부족하지만 제 경험상 수도를 우선했을 때 진정 상제님 덕화를 올바르게 모실 수 있고 먹고 사는 문제도 무위이화로 해결되는 것을 점점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1년 전 도장 근처로 이사 왔습니다. 이사 오기 전에도 고민이 많았습니다. 서울에 살 때는 직장을 그만두더라도 새로운 일을 구하기 쉬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주로 오면 일자리가 별로 없고 체력적으로 부족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도장 가까이 온다면 먹고 사는 문제는 당연히 해결될 것이라는 확실한 믿음이 있었기에 직장도 없이 이사 올 수 있었습니다. 아직 경제적인 안정이 이루어진 건 아니지만, 도장을 매일 다녀오고 하면서 도에 전념한다면 현실적인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는 믿음이 커졌고 점점 그것이 현실화되어 경제적인 부분도 좋아지고 있습니다.
  여주도장 근처로 이사 오기 전 아내가 미래의 꿈을 그림으로 몇 장 그렸습니다. 우리 부부 둘 다 현재는 몸이 좀 약한데 몸이 건강해지는 모습을,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이 다 함께 모여 즐겁게 사는 모습을, 도장 근처의 조용한 집에서 텃밭을 가꾸며 사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신기한 건 둘 다 조금씩 건강해지는 걸 느끼며, 집을 사진 못했지만 나름 괜찮은 집을 도장 근처에 구했다는 겁니다. 집주인이 태양광, 지하수 등을 다 설치해 놓아서 수도 요금, 전기 요금 등이 거의 들지 않는 집에 살고 있어 심각하게 무더운 여름날에도 전기 요금 걱정 없이 시원하게 에어컨 틀고 지냈습니다.
  저희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 얘기 들어보면 에어컨을 아끼며 돌렸다고 합니다. 위에서는 ‘복을 주고 싶어도 받으려고 하는 사람이 부족하다’고 하셨다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사연을 쓴 것은 제가 수도를 잘해서가 아닙니다. 저처럼 제대로 하는 것이 없는 도인도 치성 하나만 꾸준히 참석했더니 오히려 도에 더 가까워지고 걱정이 없어지고 있으니 이 글을 읽는 인연이 있는 수도인들 중에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도장도 못 가는 분은 치성 참석을 게을리하지 말고 믿고 정성을 들여보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입니다. 정성을 들이면 상제님 말씀처럼 오히려 죽지 않고 잘 될 것입니다. 저도 뜻을 정하고 실천했듯이 다 함께 수도에 뜻을 정하고 그 뜻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 보면 좋겠습니다.
 
 
 
 

관련글 더보기 인쇄 이전페이지

Copyright (C) 2009 DAESOONJINRIHOE All Rights Reserved.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강천로 882 대순진리회 교무부 tel : 031-887-9301 mail : gyomubu@daesoon.org